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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 써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딸들에게'라고 시작한 이 대자보에는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나는 현우 군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스무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하는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 '안녕' 대자보 행렬에 동참한 유은혜 의원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 써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딸들에게'라고 시작한 이 대자보에는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나는 현우 군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스무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하는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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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하십니까."

한 대학생이 사회 전체를 향해 던진 물음에 국회도 '응답'하고 있다. 국회에도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답글 형식의 대자보가 붙고 있는 것. 대자보에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과 같은 현실을 만든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소회가 담겼다.

동을 뜬 건 4선의 원혜영 민주당 의원(부천시 오정구)과 초선의 유은혜 민주당 의원(고양시 일산 동구)이다.

유은혜 민주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 "'안녕들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 딸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현우군(처음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 의원은 "스무 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한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회 곳곳에서 안녕하지 못하다는 신음과 절규가 터져 나오는 걸 돌이켜 보면 우리의 책임이 크다"며 "지난 1년 우리가 좀 더 잘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지 못했을까"라고 자기 반성을 꺼내놓았다.

유 의원은 "정치는 국민의 열망을 보존하고 희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지요, 여러분의 대자보가 내가 지켜야 할 열망을 일깨워 주었다"며 "너무 멀지 않은 때, 우리 함께 '안녕하시지요?'라고 인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여러분의 용기에 나도 다시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안녕들하십니까?' 물음에 국회도 '응답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도 18일 국회 의원회관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나 역시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 원혜영 국회의원의 '안녕' 대자보 원혜영 민주당 의원도 18일 국회 의원회관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나 역시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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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원혜영 의원도 국회 의원회관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였다. 그는 "'안녕들하십니까?', 한 젊은이의 글이 우리 모두에게 나와 이웃의 관계, 나와 사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며 "나 역시 안녕하지 못함을 고백한다"고 적었다.

원 의원은 "이 시대가 만든 성공의 잣대를 따라 개인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따져보는 물음 앞에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한다"며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나 역시 다시 뛰겠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 나라의 진짜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미안합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다음은 유 의원과 원 의원의 대자보 전문이다.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 써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딸들에게'라고 시작한 이 대자보에는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나는 현우 군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스무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하는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 '안녕' 대자보 행렬에 동참한 유은혜 의원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 써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딸들에게'라고 시작한 이 대자보에는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나는 현우 군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스무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하는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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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의원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라고 묻는 아들, 딸에게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나는 현우군 또래의 딸 아이와 고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스무살 무렵 5월 광주의 진실 앞에서 세상에 눈을 뜨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안녕하냐고 묻는 우리 자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세상밖에 주지 못한 것인가 부끄럽고 미안해 가슴이 먹먹합니다.

사회 곳곳에서 안녕하지 못하다는 신음과 절규가 터져나오는 걸 돌이켜 보면 우리의 책임이 큽니다. 지난 시기 우리가 좀 더 잘해서 승자독식 무한경쟁이 아니라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로 방향을 틀었더라면 이렇게까지 역행할 수 있었을까. 지난 1년 우리가 좀 더 잘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지 못했을까...

민주주의자 김근태 2주기 추모행사 '민주주의 안녕하십니까?'를 준비하던 중에 여러분의 대자보를 보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안녕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실은 나도 안녕하지 못했으니까요.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찡~하고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으니까요. 정치는 국민의 열망을 보존하고 희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지요.

여러분의 대자보가 내가 지켜야 할 열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솔직한 목소리가 내 마음 속에 다시 촛불 하나를 켜 놓은 것만 같습니다. 너무 멀지 않은 때, 우리 함께 '안녕하시지요?'라고 인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여러분의 용기에 나도 다시 힘을 냅니다.

고맙습니다.

2013.12.17.
함께 안녕한 세상을 바라는 엄마 유은혜

<원혜영 의원의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한 젊은이의 글이 우리 모두에게 나와 이웃의 관계, 나와 사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안녕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이 시대가 만든 성공의 잣대를 따라 개인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따져보는 물음 앞에,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합니다.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물어야 합니다.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의 주변을 둘러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저 역시 다시 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나라의 진짜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미안합니다.

2013.12.17
원혜영 드림


태그:#유은혜, #원혜영,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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