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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성모여고 앞 버스정류장에 나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제보사진)
대전성모여고 앞 버스정류장에 나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제보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공감이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대전 성모여고에도 고교생이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19일 현재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대전성모여자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 유리에는 '성모여고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두 장짜리 대자보가 나붙어 있다.

이 대자보에는 작성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성모여고 학생들을 '학우'라 부르고 있고, '몇 개월 전과는 다른 이유로 펜을 들었다'는 표현을 볼 때, 이 학교 고3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대자보는 학교 게시판 등에 부착하였다가 학교 관계자에 의해 철거된 다른 학교들의 사례를 감안해, 학생들이 대부분 볼 수 있지만 학교 내 건물이 아닌 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의도적으로 부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자보 작성자는 "성모여고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말로 대자보를 시작한 뒤 "저는 그동안 너무나 안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 사건과 쌍용자동차 부당해고 사건, 밀양 송전탑 사태, 삼성서비스 기사 자살 사건,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통과 사건, 코레일 파업 노동자 직위해제 사건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나는 안녕했지만, 그들은 안녕하지 못했고, 그들이 안녕하지 않자, 저도 안녕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작성자는 또 "저는 안녕하지 못해서 몇 개월 전과는 다른 이유로 펜을 들었습니다"라면서 "여러분들은 지금, 안녕하십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그리고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조항을 적은 뒤 대자보를 끝마쳤다.

다음은 대전성모여고 앞 버스정류장에 게시된 '성모여고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전문이다.

성모여고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그동안 너무나 안녕했습니다.
국정원은 선거개입을 하고 트위터에 121만개의 맨션을 날렸지만 우리의 타임라인은 평화로웠기에 안녕했고,
쌍용자동차의 부당정리 해고로 24분의 노동자가 돌아가셨지만 모터쇼의 쌍용자동차를 보며 우리는 안녕했고,
밀양 할아버지는 국가와 송전탑에 평생을 살아온 땅을 빼앗겨 음독자살을 선택하셨지만, 우리 집 앞에는 송전탑이 없기에 안녕했고, 삼성서비스기사는 불합리한 임금제도로 인해 자살을 선택했지만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최고치를 경신 했다는 뉴스에 안녕했고,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군을 자발적으로 따라다녔다는 교과서가 최종승인을 받아도 안녕했고,
코레일은 민영화 반대 파업 중인 7,608명의 직원들을 '직위해제' 시켰지만, 등하교시간 지각만 면하면 안녕했습니다.
나는 안녕했지만, 그들은 안녕하지 못했고, 그들이 안녕하지 않자, 저도 안녕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안녕하지 못해서 몇 개월 전과는 다른 이유로 펜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안녕들?하십니까?#대자보#성모여고#대전성모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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