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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창원문화재단)가 운영하는 성산아트홀 내 창원시립예술단 연습실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가 붙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단원이 26일 오전 게시판에 "창원시장님도 안녕하십니까. 저희 창원시립예술단은 안녕하지 못합니다"로 시작되는 대자보가 붙었다.

창원시가 최근 시립예술단 소속 합창, 관현악단, 무용 단원에 대한 오디션(실기시험)을 하겠다고 밝혀 단원들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한 것이다.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 간부들은 이날 아침 창원시청 현관과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창원시(창원문화재단)가 운영하는 성산아트홀 내 창원시립예술단 연습실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가 붙었다.
 창원시(창원문화재단)가 운영하는 성산아트홀 내 창원시립예술단 연습실 게시판에 ‘안녕 대자보’가 붙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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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2014년 2월과 12월에 오디션을 보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조례에 보면 1년에 '상시평가'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2013년도의 상시평가는 2014년 2월에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12월에는 단원들의 재위촉과 관련한 오디션을 해야 하기에 결과적으로 한 해 두 번 실기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창원시는 "조례에 보면 '출연단원의 실기 향상도를 평정하기 위해 매년 실기평정을 실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며 "올해는 시간이 없어 내년 2월에 실기평정을 하기로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원들은 "실기평정을 보려면 올해 안에 봐야지 왜 해를 넘기느냐"는 입장이다. 다음은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전문이다.

창원시립예술단 연습실 게시판에 붙은 '안녕 대자보' 전문

창원시민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그리고 시장님도 안녕하십니까. 저희 창원시립예술단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저희 창원시립예술단은 마산,창원,진해의 통합으로 인해 2011년 11월경 예술단 역시 통합 오디션을 실시하였고, 이후 2012년 11월경 시에서 새로운 조례로 '위촉 오디션'을 해야 한다고 해서 다시 1년만에 오디션을 봤습니다.

그로 인해 2년의 제한적인 근무기간을 위촉 받았습니다. 오디션을 시행하는 중에도 모든 공연은 차질없이 소화해내야만 했고 매년 오디션을 보는 것에 대한 단원의 피로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나, 통합의 특수한 상황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그런데, 2013년이 채 한 달이 남지도 않은 날 느닷없이 시에서 올해 봐야 할 오디션을 내년 2월에 보고, 또 위촉기간 2년이 다 되어 가는 12월경에 또 보겠다는 …. 1년(2014년)에 두 번의 오디션을 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창원시립예술단은 서바이벌 오디션 단체가 아닙니다. 저희는 시민들 앞에서 멋진 모습과 하모니로 공연에 전념하는 단체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전체 연습이 가장 중요하며, 공연을 위한 개인 연습이 필수입니다.

그리하여 전국 어떤 예술단에서도 일년에 두 번씩이나 오디션을 보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개인의 솔로 연주나 개인 테크닉만을 보는 오디션을 일년에 두 번이나 치르게 한다면 공연의 질은 떨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지나치게 오디션으로 몰아붙이는 시의 일방적인 숨통 조으기에 저의 예술단 단원들은 예술 활동에 숨이 막히고 짓눌리는 마음 금치 못하겠습니다. 시장님. 저희를 공연에 전념할 수 있는 예술단으로 인정해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저희들이 안녕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세요.


태그:#안녕 대자보, #창원시립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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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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