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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이 '안녕 대자보'를 붙였지만 학교측에서 철거(훼손)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속에, 교육청이 대자보 훼손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는 진주고, 진주여고, 김해 분성여고, 산청 간디고교, 마산 태봉고 등에서 학생들이 '안녕 대자보'를 붙였다. 이 가운데 일부 학교는 학교 관계자가 대자보를 철거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 '안녕 대자보'와 관련한 공문을 내려보내지는 않았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자보와 관련해 학생 징계는 없다"면서 "그러나 경위 파악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학생들의 대자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주문은 하지 않았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전북도교육청의 경우 대자보를 강제 철거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공문을 일선학교에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도 관심을 끈다.

경남 김해 분성여자고등학교에 17일 붙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로,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이 써서 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학교측은 바로 떼어내 지금은 없는 상태다.
 경남 김해 분성여자고등학교에 17일 붙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로,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이 써서 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학교측은 바로 떼어내 지금은 없는 상태다.
ⓒ 오마이뉴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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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헌법과 학생인권조례에 의거하여 의사 표현을 이유로 학생을 징계하는 등 불이익을 가하거나 학생의 의사표현물을 강제적으로 철거하는 등의 행위를 가해서는 안된다는 법리적 해석을 내놓으며, 각급학교의 장에게 학생의 의사 표현의 자유가 위법하게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밝혔다.

26일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상임대표 진선식)는 관련 논평을 통해 "전북교육청의 학생 의사표현의 자유 관련 알림 공문을 환영하며 경남교육청이 학생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 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우리 지역에도 고등학교 학생들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통해 대학등록금부터 민영화, 밀양 송전탑, 교학사 역사교과서,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학교 측에서 이를 일방적으로 철거해 버려 논란이 되고 있는 터라 이 공문이 더욱 주목이 되며 반갑게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권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엇에도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학교가 인권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함은 누구나 아는 사실임에도 '학교는 인권의 사각지대', '학생들의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입시 경쟁 위주의 교육 현실에서 학생 인권은 뒷전으로 밀려 있는 것이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교육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학교 현장을 지도하는 도교육청의 구시대적 인권 의식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학교가 진정한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대자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과 "나아가 우리 경남도 학생인권조례가 하루 빨리 실시될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박시동 사무처장은 "경남도교육청은 대자보와 관련해 징계를 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학생들의 의사표현이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는 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사 표현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안녕 대자보,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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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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