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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의사가 다 된다는 말이 있다. 오늘 우리가 만날 남자는 다름 아닌 허약한 아내를 위해 '반 의사'가 된 사람이다. 안성 인지동에서 쌈밥 식당을 하고 있는 김홍철(55세)씨를 지난 24일, 그의 식당 2층 거실에서 만났다.

 

6년 전, 아내가 유방암에 걸렸다

 

6년 전, 아내 서해숙씨가 유방암에 걸렸다. 중간에 수술도 했다. 하지만 암이라는 게 수술 한 번 한다고 낫는, 그리 만만하게 볼 병이 아니다. 수술 후에도 항암치료를 해야 했다. 항암치료? 그건 더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치료인가.

 

더 고통스럽게 하는 건, 그 치료를 한다고 해도 완치의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것과 항암치료의 부작용이다. 항암치료란 암세포를 죽이기도 하지만, 멀쩡한 다른 세포도 죽인다.

 

김홍철 서해숙 부부 6년전 유방암에 허덕이던 아내를, 6년이 지난 지금 건강하게, 외모도 유지하고, 이렇게 살아 있는 건 순전히 남편 덕분이라고 했다. 그들의 식당집 2층 거실에서 사진을 찍었다.
김홍철 서해숙 부부6년전 유방암에 허덕이던 아내를, 6년이 지난 지금 건강하게, 외모도 유지하고, 이렇게 살아 있는 건 순전히 남편 덕분이라고 했다. 그들의 식당집 2층 거실에서 사진을 찍었다. ⓒ 송상호


더군다나 그의 아내는 타고난 허약 체질이다. 그 독한 항암제를 견뎌내기가 힘들다고 했다. 가뜩이나 허약한 몸(허약하다는 건 몸 내에 항체가 약하다는 것)이 그 센 항암제를 감당해내기가 힘든 게다. 다행히 이겨낸다 해도 아내의 몸이 다 망가질 거라는 위기의식이 그에게 있었다. 독한 항암치료와 암 덕분에 아내의 외모도 망가지기 시작했다.

 

홍철씨는 결심했다. "내 아내는 내가 지킨다"라고. 항암치료를 무작정 병원에만 맡길 수는 없다고. 아내의 건강을 현대의학 시스템에만 맡길 수 없다고. 아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아내를 지킬 방법을 연구하고,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원래 한 곳에 꽂히면 집요한 데가 있는 그가 이번엔 아내를 살리는 데 꽂혔다. 한약서적을 뒤지고, 각종 의학사이트와 책을 뒤졌다. 별의별 방법을 연구했다. 어떻게 보면 그로서는 모험이었다. 현대 의학 시스템이 제시한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찾는 거였다.

 

아내의 암 극복을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한방치료를 했다. 그의 정성에 하늘이 감읍했을까. 6년이 지난 지금 아내는 잘 살고 있다. 물론 건강한 채로. 그의 정성이 기적을 일구어냈다.

 

그렇게 된 데는 아내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친이 여러 가지 성인병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자신도 건강이 좋지 않아 건강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든 자신이 파헤치고 노력해서 이해하고 납득한 수준이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오지랖, 이웃의 건강까지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약자를 보면 도와주고 싶고, 좋은 게 있으면 나누고 싶은 그의 오지랖이 발동했다. 200만 원이나 되는 '자가 건강진단기'를 구입했다. 병원에서 건강 검진할 때 사용하는 소형기계다. 그 기계의 손잡이를 몇 분간 잡고만 있으면, 케이블로 연결된 노트북에서 그 사람의 모든 건강상태, 영양상태, 신체상태를 진단해주는 기계다. 인터뷰를 간 나도 얼떨결에 검진을 받는 호사를 누렸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오면 그저 보내는 법이 없다. 건강체크도 해주고, 자신의 의학 지식도 나눠준다. 필요하다면, 뜸도 떠주고, 침도 놓는다. 물론 이 모든 행위는 무료로 진행된다. 주변 이웃들은 홍철씨의 손길을 받아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홍철씨가 공유한 의학상식, 한방상식 등을 잘 사용한다고 했다.

 

홍철씨는 요즘 기분이 들뜬다고 했다. 그가 연구한 것들이 '대체 의학'이란 이름으로 대중에게 통용되고 있는 걸 목격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대체 식품'이란 이름으로 그것을 사람들이 애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홍철씨가 들뜨는 이유? 그건 바로 오랫동안 홍철씨가 해왔던 방법들이 이미 다른 전문가들에 의해서 증명되고 있어서라고 했다.

 

그가 현재의 쌈밥집을 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현재 이 집이 취급하고 있는 식사 재료들은 건강에 좋은 음식들이다. 돈도 벌고, 자신의 철학, 즉 몸에 좋은 대체식품을 먹어야한다는 것도 실현하게 된 것이다. 물론 좋은 것을 나누고자 하는 그의 오지랖도 들어가 있다.

 

"자신의 건강을 이 세상 의학시스템에 무조건 내맡기거나 맹신하지 마세요.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킨다는 주체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현재 의학시스템도 좋은 면이 있지만, 대체의학에도 좋은 면이 많습니다. 어쨌든 자신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렇듯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자신의 건강을 현대시스템에만 맡기지 말란 이야기다. 돈을 주면 바로 즉시 해결 되는 손쉬운 방법에만 기대지 말란 이야기다. 요즘처럼 인터넷을 뒤지면 수많은 건강정보를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좀 더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으라고 그는 충고 하고 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저는 단지 남들보다 아팠던 부친과 아내가 있었고, 그들의 아픔을 제 나름대로 낫게 하려는 열정이 강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더 많이 경험했고, 연구했고, 실천하다보니 노하우가 좀 더 생긴 거죠."

 

이밖에도 그는 내게 몇 가지의 해박한 건강정보를 들려줬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웬만한 의사보다 낫겠다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아무쪼록 그의 '아내사랑'이 동기가 되어 이젠 '아름다운 오지랖'으로 번진 그의 길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암 투병#김홍철#아내 사랑#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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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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