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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이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14년 6․4 경남지사 선거에 나설 예정인 출마예상자들이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홍준표 지사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여부는 내년 경남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공약으로 내걸기로 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안상수 전 대표와 박완수 창원시장이 홍준표 지사와 다른 견해를 계속 쏟아내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19일로 100일째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며 노숙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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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홍 지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에 관해 내가 '을'이었지만 지금부터는 '갑'이다. 재개원 여부 결정권은 내가 갖고 있다. 재개원은 없다"며 "법적으로 마무리됐고 정치적으로는 폐업 후 전국적으로 지방의료원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다. 공공의료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안상수 전 대표 "재개원하라는 국회 결의 존중하겠다"

경남지사 출마를 위해 민생투어를 하고 있는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무게를 두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6일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사가 되면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라는 국회의 결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지난 9월 30일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공의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국가사무가 아니라 지방사무'라며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해놓았고, 이에 홍 지사는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홍 지사가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안상수 전 대표는 "국회의 결의는 국민의 소리이므로 국회 결의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해, 진주의료원 재개원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진주의료원 폐업과정에서 설득과 소통이라는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고, 특히 당과 정부와의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지사가 되면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라는 국회의 결의를 존중하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해 홍 지사와 계속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지난 11월 26일 "절차와 의견수렴 모두 미흡한 부분이 많다. 공공의료정책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뒤인 지난 12월 11일 안 전 대표는 "진주의료원은 여러 가지 여론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는데, 여론수렴이 부족했다"며 "(새누리당) 중앙당에서 그렇게 주문하고, 진영 장관(전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내려와서 신중할 것을 당부했는데 너무 무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또 그는 "공공의료는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며 "공공의 목적을 살리면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번 진주의료원 사태는 현 홍준표 지사가 성급히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박완수 창원시장 "보건소 적자 난다고 다 문을 닫을 수 없다"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완수 창원시장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홍준표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경남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행정은 시민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하는 공익적인 목표가 우선이고, 수지 문제는 그 과정의 문제다"며 "진주의료원 운영이나 경영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을 개선하는 노력이 우선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월간 <피플파워>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주의료원의 운영상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일차 과제인데 폐쇄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행정은 공익이 우선이므로 항상 흑자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 없다. 공익이 비용보다 크다면 적자도 감수해야 한다. 보건소가 적자 난다고 다 문을 닫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해야" ... "재개원 투쟁 계속"

경남도는 7월 23일과 24일에 걸쳐 진주의료원 건물에 붙어 있던 대형 간판을 모두 철거했다.
 경남도는 7월 23일과 24일에 걸쳐 진주의료원 건물에 붙어 있던 대형 간판을 모두 철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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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는 지난 19일 취임 1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주의료원 매각 대신에 '경남도청 서부청사(출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진주문화원 등 서부경남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서부경남발전협의회'는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조기 개청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서부경남발전협의회는 지난 27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이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지금은 텅 빈 상태"라며 "빈 건물로 유지할 게 아니라 서부 경남 주민이 간절히 바라는 경남도 서부청사를 조기 개청할 수 있도록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폐업된 진주의료원을 일부에서는 재개원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많은 시민의 뜻과는 다르다"며 "왜곡된 목소리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폐업 의료원을 서부청사로 조기 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진주에 있던 경남도청을 강제로 부산으로 옮긴 이후부터 낙후를 면하지 못했던 서부경남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도청 제2청사(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위해 지역 주민 모두가 노력해야 된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는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을 새해에도 계속 벌이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을 300일 넘게 해오고 있으며, 박석용 지부장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100일 넘게 '노숙농성'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준표 지사가 끝까지 재개원을 거부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며 "새로운 투쟁의 시작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지사가 다시 경남지사에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고,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약속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진주의료원, #홍준표, #안상수, #박완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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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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