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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60년 만에 온다는 청마(靑馬)의 한해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여수현천승마장에서 차완민(우)씨와 김대원(좌)씨가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갑오년 60년 만에 온다는 청마(靑馬)의 한해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여수현천승마장에서 차완민(우)씨와 김대원(좌)씨가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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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말의 해다. 60년 만에 온다는 청마(靑馬)가 한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요즘 SNS에서는 말(馬)에 대한 얘기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리더십이 있는 말---카리스馬
조폭두목이 타는 말---까불지馬
특히 일본에서 인기 있는 말---욘사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말---오바馬
왜적을 물리치는데 일조를 한 말---행주치馬

"청마가 진짜 있어요?"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신화적 의미에서 나온 말을 청마라고 합니다."

청말에 대해 묻자 말 전문가 오기봉(49)씨가 답했다. 그는 "현실에서 청마는 없다, 흰색바탕에 회색 점박이 말을 청회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2014년 청마의 해..."백마탄 왕자님을 만나려거든"

왜 청마일까? 청마는 '행운'을 상징한다. 동양사상의 근간은 음양오행설이다. 계사년에 이어 올해는 갑오년이다. 이는 십간과 십이지로 육십갑자에서 나온 말이다. 그 해의 색깔은 십간에 의해 결정된다. 즉 십간의 색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백색은 경신, 흑색은 임계다. 작년 계사년은 흑뱀이 되고 갑오는 청마의 해, 기해는 황금돼지, 경오년은 백마의 해가 되는 원리다.

청마는 신화 속에 나오는 말이다. 동화에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듯 말은 백마가 으뜸이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명마를 청마라 불렀다. 말 전문가들은 "청마란 따로 있다기보다 처음엔 청마(靑馬)가 청회마(靑灰馬)로 털 색깔이 변했다가 2~3년 후에는 완전한 백마(白馬)가 된다"고 한다. 현실에서 청마란 장차 백마가 될 가능성을 가진 말을 뜻하기도 하는 말(馬)이라는 것.

말의 해를 맞아 2일 승마장을 찾았다. 여수에는 승마장이 2곳있다. 마상승마장과 현천승마장이다. 기자가 찾은 곳은 후자다. 소라면 서부로 280-51에 위치한 현천 승마장은 4500평 규모다. 생긴 지 1년 됐지만 벌써 정회원만 100여명이다. 이곳엔 말 20필이 있다. 이중 자마(회원 말)가 7필이고 그 외는 승마장 말이다. 서서히 알려져 방과 후 체험학습으로 아이들이 찾고 있다.

말을 세우려면 재갈에 연결된 고삐로 세운다. 쇠로된 부분이 말이 입으로 무는 재갈이다. 그래서 재갈을 무는 곳은 이빨이 없다. 말이 재갈을 얼마나 세게 악물고 달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말을 세우려면 재갈에 연결된 고삐로 세운다. 쇠로된 부분이 말이 입으로 무는 재갈이다. 그래서 재갈을 무는 곳은 이빨이 없다. 말이 재갈을 얼마나 세게 악물고 달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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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는 도로를 다녀도 교통법 저촉을 안 받는다. 우마가 도로를 활주해도 교통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은 인간이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동물이다. 말이 큰 덩치에 사람에게 순응한다는 것은 참 대단하다. 하지만 말은 겁이 많다. 순간적으로 놀랄 때 말은 돌발행동을 한다. 경쟁의식도 아주 높다. 그래서 앞말이 뛰면 뒷말도 따라서 뛰는 습성이 있다. 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때 말을 세우려면 재갈에 연결된 고삐로 말을 세운다. 재갈을 무는 곳은 이빨이 없다. 말이 재갈을 얼마나 세게 악물고 달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말은 위협을 느끼면 뒷발질을 하기 때문에 말을 타고 달릴 때는 다른 말과의 거리를 앞뒤로 4m씩 간격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

말의 평균수명은 20년이다. 말 역시 족보가 중요하다. 족보에는 말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병력, 나이, 이름, 태어난 국가 등 모든 것이 기록된다.

좋은 말의 조건은 첫째가 말의 생김새 즉 디자인이다. 둘째 말의 기능이다. 세 번째가 말의 타고난 성격을 친다. 그래서 채찍(박차)을 끼고 탄 말은 좋은 말이 아니다. 주인이 달리고 싶어도 안 가니까 채찍을 가해 말에게 제재를 가한다. 결국 기승자가 발꿈치로 명령을 내리면 얼마나 빨리 순응하느냐가 기능이 뛰어난 말을 가르는 기준이다. 주로 경주마에서 퇴마된 말은 승마장으로 팔려간다. 퇴마된 경주마는 승마장에서 고가로 거래된다는 사실.

5년 전 승마와 인연을 맺은 주인장 오씨는 "건설계업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승마를 접하게 되었다"며 "스트레스 해소와 운동에 승마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승마는 복부비만은 물론 허리가 유연해지고 하체근육이 탄탄해진다, 관략근 운동에는 최고"라며 "비만이 없어지고 수명연장에 좋은 최고의 장수운동이 승마"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호연지기, 어른에게 장수의 상징

여수현천승마장에서 외승을 다녀온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강일(가운데)씨와 차완민(좌)씨 그리고 김대원(우)씨가 말을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수현천승마장에서 외승을 다녀온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강일(가운데)씨와 차완민(좌)씨 그리고 김대원(우)씨가 말을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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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를 하는 최강섭(46)씨는 "관광레저를 활성화하기 위해 골프를 비롯해 요트 등 해양레저가 풍부한 여수에 승마장을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시에서 웅천 장도를 공원화 시키려고 하는데 승마공원을 만들어 외부인들에게 주변 골프장과 승마, 요트 등 해양레저와 연계해서 활성화 시키면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승마장을 만드는데 땅만 확보되면 승마협회에서 지원정책이 있다"라고 조언했다.

차완민(34)씨는 "말을 탄 지 8개월 되었는데 살이 20kg이 빠졌다"며 "여러 운동을 해봤는데 말은 배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없다, 제대로 교육을 받고 타면 생각보다 안전하다"고 승마를 예찬했다.

말은 어른들에게 장수를 가져다 주고 아이들에게는 호연지기를 키운다. 그래서 옛날 대관집 아이들은 꼭 말을 타게 했다.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기에 이만한 좋은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빠진 요즘 아이들에게 승마를 시키는 것도 좋겠다. 말을 타면 큰 공룡을 타기는 격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승마는 말과 함께하는 스포츠다. 말을 자기 몸처럼 아끼며 위로해 줘야 한다. 특히 말이 잘 따랐을 때에는 충분히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승마 전, 후에는 말을 깨끗하게 손질하고 뼈와 근육을 보호하기 위해 붕대를 단단히 감겨준다. 그리고 말발굽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지, 말의 몸 안장과 복대, 그리고 굴레 등에 이상이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

승마타는 자세는 경석보, 자석보, 구보라는 3가지가 있다. 경석보는 말 안장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좌석보는 엉덩이를 안장에서 떼지 않고 붙어서 타는 자세다. 구보는 말이 두발로 뛰는 자세로 말을 타고 달릴 때를 생각하면 된다.

말 전문가 오기봉(49세)씨가 승마후 말에게 당근을 주고 있다.
 말 전문가 오기봉(49세)씨가 승마후 말에게 당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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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채찍'은 말에서 유래된 말이다. 말은 당근을 좋아한다. 말에게 당근은 초콜릿과 같은 과자 격이다. 그래서 외승(말을 타고 밖에서 질주하는 것)을 다녀온 기승자는 꼭 말에게 당근을 줘서 말을 위로한다. 하지만 말이 명령을 듣지 않으면 채찍을 가하기도 한다. 질주본능을 느끼고 복종했을 때 말을 탄 주인은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

승마의 매력..."자기말 있으면 하루라도 안보면 잠이 안 온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말의 성격은 어떤가?
"말은 저마다 성질이 틀리다. 온순한가 하면 까불고 난폭한 말도 있다. 초보자는 온순한 말을 타야 하지만 최상급자는 난폭한 말이 제격이다."

- 이순신 장군도 낙마해 다리가 부러진 일화가 있다, 승마는 위험하지 않나?
"위험하지 않다. 요즘 이곳엔 방과 후 체험학습으로 말을 타러 온다. 낙마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 떨어지는 것도 기술이다. 승마를 하려면 먼저 말의 컨디션 파악이 중요하다. 내가 열 받았을 때 타면 절대 안 된다. 화풀이를 말에게 하기 때문에 반드시 낙마 가능성이 높다."

- 승마를 하면 무엇이 좋은가?
"승마는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없애주고, 유연성을 길러준다. 온몸을 순환시켜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 준다. 또한 허리근육을 강화시켜 디스크를 예방한다. 자세를 교정하고 폐활량을 늘려줘 지구력과 체력을 향상시키고 담력을 키워준다. 마지막으로 승마를 하면 건강 및 체력 향상 등 스트레스 해소로 인해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

- 말에게 옷을 입히는 이유가 있나?
"말에게 옷을 입히는 이유는 털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옷을 입히면 털이 안 자란다. 하지만 말이 추우면 자기몸을 보호하기 위해 털이 길게 자란다. 말은 4~5월에 털갈이를 한다."

여수현천승마장 오기봉(49세)는 "말을 대할 때 자식과 같은 맘이 든다. 말이 아프면 내가 울고, 건강하면 내가 웃고 잘못할 때 반드시 나루란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수현천승마장 오기봉(49세)는 "말을 대할 때 자식과 같은 맘이 든다. 말이 아프면 내가 울고, 건강하면 내가 웃고 잘못할 때 반드시 나루란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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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얼마나 타야 잘 탈 수 있나.
"일반인들이 타려면 자유권으로 30회 레슨을 받아야 한다. 2달 타면 기본은 탄다. 승마는 배워도 끝이 없다."

- 승마는 비싸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골프 다음에 승마다. 유럽에서 자녀가 말을 탈 나이가 되면 생일선물로 말을 사준다. 승마는 회원제로 한 달 내내 50만 원쯤 소요된다. 1주일 중 하루는 쉰다. 골프는 4명이 한조가 되어 치는데 하루가 걸린다. 한 달에 4번만 가도 100여만 원이 든다. 하지만 승마는 1시간만 타면 많은 운동이 된다. 자마를 사면 여기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관리해주는데 한 달에 70만원의 관리비가 드는데 가족 모두 탈 수 있다."

- 자마를 준비하려면...
"차는 시간이 지나면 시세가 떨어지는데 말은 시간이 갈수록 사랑스러워 애정이 더 든다. 말도 안전하고 성향이 좋아야 한다. 자마는 수입 말이 6000만 원쯤이다. 국산 말은 1000~2000만 원이면 세트로 준비할 수 있다."

- 말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말을 대할 때 자식과 같은 맘이 든다. 말이 아프면 내가 울고 건강하면 내가 웃고, 잘못할 때 반드시 나무란다. 말을 안 지 5년째다. 처음엔 순천으로 말을 타러 다녔다. 자마를 사놓고 타러 다녔다. 자기 말이 있으면 강아지보다 더 애틋하다. 하루라도 안보면 잠이 안 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청마, #갑오년, #승마, #여수현천승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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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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