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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지난 2013년 11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꿈보따리 정책연구원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와 진로'를 주제로 기조발제하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지난 2013년 11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꿈보따리 정책연구원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와 진로'를 주제로 기조발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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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잃었던 '책사'를 되찾았다.

'보수진영의 책사'로 꼽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5일 안 의원 측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에 합류했다. 안 의원은 그를 "제가 여기 이 자리에 있도록 하신 분들 중 한 분"이라며 그를 소개했고, 윤 전 장관은 "안철수라는 인물의 등장은 역사적인 필연"이라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지난달 8일 임명됐던 김효석·이계안·박호군·윤장현 공동위원장과 함께 다섯번째 공동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는 '안철수 현상'의 단초가 됐던 <청춘콘서트>를 함께 했던 안 의원의 오랜 '정치적 멘토'였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그의 곁을 떠났고,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과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 캠프에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근 3년 만의 재결합인 셈이다.

안 의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초부터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정치에 대해서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때, '좋은 정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윤 전 장관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 "지금 저희에게는 경륜과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윤 전 장관은 한국 정치 현장을 두루 경험하고 우리나라에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계시다"면서 "우리 사회에 이런 어른이 계시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3년 전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했던 것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새정치'는 역사적 소명, '안철수 현상'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윤 전 장관은 "국민적 열망인 새 정치를 구현하는데 동참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새 정치는 아시다시피, 여기 모인 우리 모두의 소망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열망이다, 시대의 요청이고 거부할 수 없는 역사의 소명이다"며 "이는 지난 2년 간 '안철수 현상'으로 충분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안철수 현상'은 개인 이름 석자에 '현상'이라는 말이 붙은 것인데 한국 정치 사상 이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이 얼마나 기성 정치에 절망하고 새 정치와 변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컸으면 개인 이름 밑에 현상이라는 말이 붙겠느냐"고 강조했다. 즉 '안철수 현상'에서 입증됐듯 '새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새정추 공동위원장직을 수락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한국정치는 1948년 건국 이후 25년간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지배한 1세대 정치가 있었고, 뒤를 이어 민주화 시기 2세대 정치가 등장하는데 민중주의적 요소를 가진 거리의 정치였다"며 안 의원을 '3세대 정치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새누리당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1세대 정치를 답습하고 있고 민주당은 2세대 정치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1세대 정치와 2세대 정치가 끝없이 충돌하면서 민생은 뒤로 밀리고 이념이 앞세워져 국가를 둘로 나누는 분열의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현 정국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1세대·2세대 정치는 끝났다, 안철수 현상 자체가 그를 증명한다"며 "안철수란 인물의 등장은 역사적 필연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름대로 한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안 의원의 정치활동을 보며 '저렇게 하면 안될텐데' 등의 걱정을 했다"면서 "(몇 번의 거절에도 계속된 안 의원의 요청에) 새 정치라는 한국 정치 변화가 저의 오랜 소망이었고 '안철수 현상'이 역사적 요청이라면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미력이나마 보태는 게 도리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3년 전 연약했던 안철수, 굉장히 집요하고 강인해졌다"

자신이 안 의원과 다시 함께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안 의원의 '집요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 초 만난 후 5개월 사이에 8번 정도 (안 의원을) 만났다고 기억된다, 그 과정에서 (안 의원이) 굉장히 집요해졌다(고 생각했다)"며 "3년 전 <청춘콘서트> 진행 후 활동 과정에서 '두 번은 몰라도 세 번은 같은 부탁을 안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양반(안 의원)이 굉장히 변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굉장히 강인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3년 전 <청춘콘서트> 때는 잘못하면 깨질 것 같은 연약함이랄까, 순수하다고 느꼈는데 한국정치가 사람을 쉽게 '오염'시켜선지 몰라도 굉장히 강해지셨다"며 "현실정치를 보는 수준도 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의원은 웃으며 "윤 전 장관이 잘 모르셔서 그런 것이다, 저 원래 집요한 사람 맞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한 차례 '결별'했던 것에 대해서는 "저는 결별이라고 생각 않는다,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셨다가 안 하시니깐 그 일을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찬조연설까지 했던 문재인 의원 대신 안 의원을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당시 문 의원은 '당선된다면 어떻게 국가를 운영해야 할지 도와달라'고 했다, 선거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캠프 합류) 수락 조건이었다"면서 자신의 변화된 선택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윤 전 장관은 "정리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자리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제 개인의 생각이기 때문"이라며 "다음 기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전 창당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창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지방선거와 같은 전국단위 선거에 참여하는데 창당 후 후보를 등록하고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고 밝혔다. 다만,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지역기반과 오랜 정치경험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치경험이 짧은 안 의원이 당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물리적으로 당을 만들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안 의원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참배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후보의 사과 이후) 끝내 참배를 안 했다, 제가 문제제기를 했더니 당내 이견 때문에 고충이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식·박선숙 등 추가 영입 가능성 높아... 8일 대구에서 '신당 설명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지난 2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펼쳐라! 새정치, 응답하라! 국민추진위' 거리 설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새정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거리에서 '새정치' 홍보에 나선 안철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지난 2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펼쳐라! 새정치, 응답하라! 국민추진위' 거리 설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새정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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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전 장관을 영입한 새정추는 오는 8일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신당 설명회를 여는 등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윤 전 장관 외 다른 추가 인선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함께 했던 김성식·박선숙 전 의원에 대한 추가 영입설과 관련, "여러 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입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1, 2월을 거치면서 적절한 시기에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을 포함한 '5인 공동위원장 체제'가 마련되면서 구체적인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정례적으로 공동위원장단 회의가 있는데 바로 내일이다"면서 "(윤 전 장관의 역할 등과 관련) 다 같이 뜻을 모아서, 역할 분담을 해서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윤여준, #안철수, #새정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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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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