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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5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관련, "윤여준이라는 분이 좋은 사람은 맞지만 정치 역정을 보면 도대체 정체성이 뭐냐"면서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정치적 바람을 세게 피웠다"고 말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5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관련, "윤여준이라는 분이 좋은 사람은 맞지만 정치 역정을 보면 도대체 정체성이 뭐냐"면서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정치적 바람을 세게 피웠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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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5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에 합류한 것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식 반응은 이렇다. 다만, '경쟁자'인 안 의원이 잃었던 '정치적 멘토'와 다시 만나게 된 것에 대한 경계심은 고스란히 읽혔다. 특히, 새누리당은 '정치적 몸값'을 언급하며 윤 전 장관을 '철새정치인'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장관이 가진 장점이라면 '보수를 너무 잘 아는 입장에서 진보를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보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보수를 잘 공략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는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그러나 그는 곧장 이어, "(윤 전 장관이) 과연 지금 안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에 부합하는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들고 많은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윤 전 장관의 새정추 합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후 열린 오찬간담회에서는 보다 더 '세게' 윤 전 장관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출신인 윤 전 장관이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까지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활동하다가 지난 대선에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점을 꼬집으며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한 것이다.

홍 사무총장은 "윤여준이라는 분이 좋은 사람은 맞지만 정치 역정을 보면 도대체 정체성이 뭐냐"면서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정치적 바람을 세게 피웠다"고 말했다. 또 "윤 전 장관은 '밀당'을 아주 잘했다"면서 "정치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주목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데 지금으로선 안 의원이 자기 몸값을 가장 쳐주니깐 (새정추로) 간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준: 이회창,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다시 안철수로, 특히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지지 TV 연설 이미지 아직 강렬히 남아 있는데"라며 "돈을 받고 일하는 선거기획사라면 차라리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윤 선생님, 이건 아닙니다"라고 글을 남긴 바 있다. 

"새 정치 무엇인지 보여주지 않고 빨강·파랑 싸잡아 비판해서야"

민주당은 "국민이 평가할 일"이라면서도 불편한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철수 의원과 윤여준 (새정추) 위원장의 만남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런 흐름을 알고 있었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안 의원과 윤 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에 대해서는 정치세력들이 아닌 국민들이 알아서 평가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본론은 그 다음부터였다. 박 대변인은 "다만, (윤 전 장관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지적 달게 받겠다"면서 "내용과 실천을 통해 새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 돼야 하지 평론과 비판에 머무르면 기존 정치의 답습이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빨강, 파랑, 노랑의 단순한 색깔신호만으로도 복잡한 교통흐름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우리 국민들이 '안철수의 새정치'는 무슨 내용인지 몰라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며 "'안철수의 새정치'가 최장집이었던 것인지 윤여준이라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고 비판했다. 또 "(새정치를)분명히 보여주지 않은 채 '빨강(새누리당)'과 '파랑(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갸우뚱해 하고 있는 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으로 영입됐던 '진보성향'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불과 3개월 만에 떠나고 '보수진영의 책사'인 윤 전 장관이 재결합한 것을 꼬집으며 안 의원이 표방하는 '새 정치'의 모호성을 질타한 셈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치는) 비전과 구체적 방안 없이 정치 혐오와 실망에 기댄 '반사효과'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고, 다가서면 사라지고 마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중심제의 부작용 '치유'를 위한 개헌특위 구성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지만, 같은 시간 새정추의 윤 전 장관 영입 발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그 '숨겨진 의도'가 읽혔다. 

실제로 전 원내대표는 "근본적으로 우리 정치의 대치와 대결, 갈등이 어디로부터 나오는지, 그것은 무한경쟁을 유발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과거 권력구조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지 않으면 근본적인 치유될 수 없다"며 "안철수 신당 추진세력도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당시 함께 했던 윤 전 장관을 다시 안철수 의원 측에 보내게 된 '자성론'도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대선 후) 당에서 누구도 (윤 전 장관을) 자문도 활용도 않았다"며 "인재를 모시면 꾸준히 관리하던 김대중 당이 아니다, 윤 전 장관이 삼고초려한 새정추로 다시 가셨다, 우리의 잘못이 무엇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태그:#윤여준, #홍문종, #박지원, #안철수,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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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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