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절차를 다시 밟기로 한 박삼옥 전북 전주 상산고 교장은 "교학사 교과서 선택에 대해 여론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문제가 뭔지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다.
"여론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니..."상산고는 최근 역사 왜곡과 무더기 사실 오류로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와 함께 지학사 교과서를 함께 채택했다. 이에 대해 '사실상 1종의 검정교과서를 선택하도록 한 교육부의 교과서 선정 지침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학생들의 반대 여론에 직면한 상산고는 이날 오전 9시 <한국사> 담당 교사까지 참석한 부장회의를 연 데 이어 오전 10시부터는 학생과 교장 간담회를 열었다. 또한 오후 3시에 교과서 채택을 위한 교과협의회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 배제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는 오는 7일 오후 2시에 박 교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열린다. 다음은 박 교장과 나눈 일문일답.
- 교학사 교과서를 배제하고 논의하는 것이냐?"아니다. 이번 재검토는 교학사도 포함해서 하는 거다."
- 재검토해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이 바뀔 가능성은 있나?"그건 아직 모르겠다.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토론도 해야 되니까."
- 재검토 절차가 어떻게 되나?"오늘 10시부터 학생들과 토론한다. 교사들과도 토론할 것이고, 간부회의도 여러 번 할 것이다. 논의된 결과에 대해서도 내일 오전 11시에 학교운영위에서 자문을 받는다. 그러고 나서 제가 오후 2시에 최종결정을 하겠다."
- 교학사 건 때문에 논란이 됐던 건데, 밀고 나갈 것이라면 다시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밀고 나가든 안 나가든 간에 여론이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문제가 뭔가는 검토를 해야 한다. 검토를 충분히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 이해가 안 가는 게 역사교사들은 이미 교과서 내용을 꿰차고 있는데 왜…."그렇지 않다. 지난해 12월 18일에 책을 주고 결정하라고 했다. 기간이 촉박했다. 교사들이 검토할 시간이 2, 3일밖에 안 되었다. 왜냐하면 교사들이 검토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검토한 것을 새로 논의하고 교과협의회에서 논의하고 학교운영위에서 논의하고 교장이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모든 학교가 이렇게 촉박할 일정으로 결정했다고 본다."
- 학생이 쓴 대자보를 뗀 것과 학부모가 올린 인터넷 글을 삭제한 것은 문제 아닌가. "지금 10시에 학생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 안하겠다. 다만 대자보 뗀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저한테 얘기할 것이다."
박 교장 "교육부 지침 위반이면 한 출판사 것을 주 교재로"박 교장은 지난 3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두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택한 것이 교육부 지침에 위반된다면 한 출판사의 교과서를 주 교재로 하고 나머지 출판사 것은 부교재로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오는 6일 논의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학교 교사들은 교과서 검토 과정에서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에 똑같은 점수를 주고 공동 1등으로 채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다른 학교 역사교사들은 "두 출판사에 똑같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 것 자체가 확률로 볼 때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이는 미리 점수를 정해놓고 채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