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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상산고 과학관 앞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학생 대자보가 다시 등장했다.
6일 상산고 과학관 앞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학생 대자보가 다시 등장했다. ⓒ 문주현

[기사 수정 : 6일 오후 11시 50분]

역사왜곡과 오류 등으로 비판받고 있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해 논란이 되고 있는 전주 상산고의 학생회가 학생들 대상으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에 대한 찬·반조사를 벌인 결과 90% 이상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6일에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학생 대자보가 상산고 교내에 재등장했다.

상산고 학생회 찬·반 조사 "90% 이상 채택 반대"

상산고 학생회는 5일 오후 10시경, 기숙사생들을 대상으로 총 6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상산고 학생회는 구체적인 문항과 자세한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299명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반대의 뜻을 밝혔다는 사실만 확인해 줬다.

학생회 관계자는 "극소수만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 입장을 보였다"면서 "6일 오전 있었던 교장과의 간담회에서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산고는 이날 오전 10시 약 80여 명의 학생들과 간담회를 2시간 가까이 진행했고,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회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이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었으면 하는 학생들의 뜻이 잘 전달됐다"고 말했다. 상산고는 7일 오전 11시,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교과서 채택 관련 최종 결정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상산고 과학관 앞에 게시된 대자보를 유심히 보고 있다.
학생들이 상산고 과학관 앞에 게시된 대자보를 유심히 보고 있다. ⓒ 문주현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토론회 분위기에 대해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다양한 입장들을 교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도 "5일 있었던 일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소통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6일 간담회는 달랐다"면서 "확실한 답을 정하지 않았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간담회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일부 언론들의 선정적인 보도와 왜곡이 구성원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며 일부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생회 관계자도 "상산고가 일제식 교복을 입고 다녔다는 보도를 보고 답답함을 느꼈다"면서 "선정적인 보도는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6일 다시 등장한 학생 대자보

한편 상산고 학생 14명은 6일 오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상산고 과학관 앞에 붙였다. 상산고는 4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학생 대자보를 철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상산고는 이번 대자보들은 "철거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학교를 찾은 이날 오후 1시께에는 많은 학생들이 대자보들을 읽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많은 재학생들이 지나며 대자보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재학생들이 지나며 대자보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 문주현

지난 4일 본관 입구에 대자보를 게시했다 철거당한 경험이 있는 이호진(가명, 2학년)씨는 이번에도 대자보를 게시했다. 호진씨는 "이번에는 편지글로 쓰지 않겠다. 편지글로 쓴다면 또 고이 떼어서 선생님께 가져다줄지 모르기 때문이다"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교과서 채택에 대한 토론을 할 때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이 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 회의록을 공개해주시기 바란다"고 학교측에 요구했다. 이어 "우리 학교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끝까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게시한 이호진(가명)씨의 대자보가 6일 다시 게시됐다.
지난 4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게시한 이호진(가명)씨의 대자보가 6일 다시 게시됐다. ⓒ 문주현

또 다른 학생은 "그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학생들이 모교를 비판하면서까지 자신의 뜻을 보여주고 있는 이 행동들을 어린 학생들의 경솔함으로 치부하지 말라"면서 "우리 학교가 더 이상 부끄러운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재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대자보를 게시한 한 학생은 "5일 밤 14명의 학생이 모여서 대자보를 직접 쓴 것"이라면서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고 대자보 내용을 어떤 주제로 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작성했다. 즐거운 기억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학생은 "이번에는 솔직히 전북교육청의 입장 발표도 있어서 학교에서 함부로 철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6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교체한 학교들에 대한 외압 등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 특별조사를 벌였다. 상산고에도 2명의 감사관이 오전에 방문해 학교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번 조사에서 상산고 대자보 철거, 홈페이지 게시판 학부모 글 대량 삭제 등의 인권 사항 조사 여부에 대해 묻자 이현준 감사총괄담당관은 "이번 조사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면서 "현장 감사관이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상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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