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내주는 덤만 먹어도 행복한 국밥집이 있다. 순천 웃장의 돼지국밥 골목에 있는 국밥집들이다. 이곳은 2인 이상이 찾아가면 수육 한 접시가 공짜로 나온다. 황전식당, 한우식당, 순흥식당, 제일식당 등 어느 집이건 다 마찬가지다. 음식도 맛깔나고 먹음직하다.
이중에는 방송이 극찬한 명품 맛집도 있다. 이들 업소는 국밥에 돼지 내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머리고기를 삶아 비계 층은 대부분 버리고 좋은 부위만 골라 넣는다. 콩나물도 듬뿍 넣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국밥의 국물이 맑고 개운하다.
국밥 두 그릇 주문하면 1만 원 짜리 수육 한 접시가 공짜
"둘 이상이면 수육이 공짭니다. 혼자 오면 절대 안줍니다."둘 이상이면 진짜 1만 원 남짓의 수육 한 접시가 공짜다. 돼지 머리고기와 순대가 가득하다. 데친 부추도 넉넉하게 담아냈다. 이게 세상천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순천 웃장 국밥집만의 후한 인심이다.
이곳 국밥 골목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제일식당을 찾아가봤다. 원조 격인 이집은 올해로 27년째다. 정춘심(64)씨가 며느리와 함께 가게를 운영한다. 머리고기 수육 서비스 역시 이집이 원조다.
"예전에는 냄비국밥이었어요. 14년 전부터 투가리(뚝배기)에 담아냈어요. 머리고기 서비스도 우리 집에서 최초로 시작했답니다."27년 전 1500원이었던 국밥 한 그릇... 현재는 6000원
알고 봤더니 이집이 방송에서 극찬한 머리고기 수육 서비스의 원조집이었다. 순천 웃장 국밥집 골목의 명성을 이어가는데 일조한 셈이다.
"가게 처음 시작할 때는 국밥 한 그릇에 1500원했어요. 그간 500원씩 오르기를 반복해 4년 전부터 6000원을 유지하고 있지요." 세월 따라 국밥 가격도 많이 인상되었다. 27년 전 1500원이었던 돼지국밥의 가격이 현재는 6000원이다. 요즘 순천 대부분 업소들의 국밥 가격이 7000원인데 반해 이곳은 4년째 그 가격을 고집하고 있다. 착한 가게다.
"머리고기는 기름기를 다 제거합니다. 살코기만 발라내고 이렇게나 많이 내버려요. 살만 발라갖고 하는데도 손님들은 비계 준다고 해요."머리고기 비계 층의 많은 부분을 도려내 버렸다. 어쩐지 국밥이 유난히 깔끔하다 했더니 그 비결은 좋은 식재료와 콩나물에 있었다. 그렇다면 육수는 어떻게 낼까, 그 비법에 대해 주인아주머니의 얘길 들어봤다.
"돼지머리와 한약재를 넣어 함께 푹 고와냅니다. 건져내고 고우고, 건져내고 고우고... 몇 번을 반복하지요."음식은 정성이다. 돼지국밥 끓이는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육수는 돼지 뼈와 살코기를 삶은 국물이다. 그래서 기름기가 적고 느끼함 또한 없다. 손수 담갔다는 김치와 함께 먹는 순천 웃장 제일식당의 국밥은 역시 명품다웠다. 과연 순천 지역민들이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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