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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기자회견장 입장하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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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탈출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던 불통 논란 해소를 위해 첫 기자회견 카드를 꺼내 들었고 여당 내부 단속용 '식사 정치'도 재가동했다.

지난해 연말 한국갤럽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졌다.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반대로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다. 소통 부족과 대선공약 파기, 여기에 철도민영환 논란이 겹친 탓이었다.

불통 해소 카드 '신년 기자회견'... 성과 있었나?

청와대는 우선 불통 해소 카드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꺼내들었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취임 후 기자회견은 물론 국내 언론과 단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소식은 화제가 됐다. 

첫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는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불통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 평가 여론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와대에서는 일부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지난 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응답은 49.8%, '해소되지 않았다'는 38.6%로 나타났다. 

CBS가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도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이 59.7%로 '공감하지 않는다'(31.7%) 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통일담론 제기를 통해 정국 주도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그동안 진보진영이 우위를 보였던 통일담론을 활용해 정국 이슈 전환에 나선 것이다. 

보수언론들이 기획 보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고,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논란 속에 화제로 떠올랐다. 구체적인 남북관계 개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 받고 있지만 야당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수세에 몰릴 때마다 국정원과 검찰을 동원한 공안·종북 몰이로 수세 국면을 탈출해 왔던 청와대가 새해 들어서는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활용해 정책 담론을 통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외쳐왔던 야당으로서는 선수를 빼앗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식사 정치' 재개, 집안단속 나선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院外) 당협위원장 전원을 초청해 가진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院外) 당협위원장 전원을 초청해 가진 비공개 만찬 회동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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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을 위한 박 대통령의 두 번째 카드는 집안 단속이다. 박 대통령은 한동안 뜸했던 '식사 정치'를 통해 여당 내 불통 논란을 해소하고 당 장악력 높이기에 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 회동을 한데 이어 8일에는 새누리당 상임고문단과 저녁을 함께했다. 대선 1주년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에는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5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지난해 취임 초 여야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만찬 회동을 한 후 여의도와 거리를 둬왔던 박 대통령이 적극적인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밥값'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등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국 구상을 다시 설명하면서 여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고 여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외쳤다.

또 만찬 다음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비판하자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박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식사 정치'에도 소통 부족 논란은 여전하다. 취임 이후 새누리당은 12번 만났지만 민주당과의 만남은 단 두 번에 그쳤다. 또 여당 의원들이 만찬 건배사로 '서울 탈환'을 외친 것으로 알려져 야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과의 식사 자리가 여론과 쓴소리를 전달하는 쌍방향 소통의 장이 되기 보다 박 대통령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자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현재 진행 중인 박 대통령의 위기탈출 행보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인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불통 비판에 대해 공세적인 해명을 했지만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CBS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9.1%는 집권 2년차 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통 부족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2%에 불과했다. 


태그:#박근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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