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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는 제주도 하면 올레길에 제일 매력을 느낀다. 작년 겨울에 7번코스 올레길을 걸으며 느꼈던 황홀함 때문일 것이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그 황홀함을 느끼러 올레길을 간다. 푸른 녹색의 잡초들이 보인다. 야자수와 이름모를 야생화도 보이고 어제까지 느꼈던 아니 좀 전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서 느꼈던  한겨울의 감각이 갑자기 봄기운 같이 따뜻함으로 가득 찬다.

올레길에 본 겨울바다
▲ 제주의 해변 올레길에 본 겨울바다
ⓒ 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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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걸으니 육상선수들인지 코치들의 지도하에 학생들이 뜀박질이다. 육지에서 온 전지훈련 팀인지. 그 중에 키 큰 여자 운동선수가 눈에 띄는 구나. 배구선수 김연경처럼 예쁘고 키가 한 190cm은 되겠다. 마라톤선수인가. 육상선수들인가. 모르겠다.

서귀포 시내에 접어들어 유토피아 로드가 나온다. 유토피아라. 천국을 말하겠지. 천국이 있다면 이런 자연환경을 말하리라. 세금으로 온화한 기후 그리고 천하절경에 인공미를 적용시켜 광활한 정원을 만들어 놓다니, 제주도 사람들은 참 좋겠다. 여기 와서 살고 싶다. 늙어서 이곳에 올까.

해변 절벽 아래에 내려가 보니 무료 천연목욕탕도 만들어 놓았군. 남탕 여탕 분리해 놓았다. 겨울에도 여기서 목욕을 하겠군. 맑고 깨끗한 지하 용출수를 이용하고 아이템은 선녀와 나뭇군 느낌이다. 절벽 속의 아늑함에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할 수 있다.

정방폭포에 접어드니 진시황 이야기가 나온다. 진시황의 불노초를 찾기 위해 중국 진나라 서복이라는 사람이 제주도 이곳에 도착하여 한라산에서 불노초를 캐 가져 갔다고 한다. 옆에 서복전시관도 있고 정방폭포 입구의 문이 중국풍으로 이색적이다.

중국에 있어야 할 문이 우리나라에서 버티고 있구나. 요즘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중국인들 참 좋아하겠다. 자신의 나라 사람을 기념하고 박물관도 만들어 놓았으니. 이게 기록의 힘이다.

중국의 역사서에 이런 내용이 있어 후세에는 이런 기념공원이 자기 나라 땅이 아닌 이국에도 기념관을 만들도록 했으니. 이때에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살고 있었는지 없었는지. 우리나라 역사서는 고려시대 삼국사기가 최초이니 기록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 쯤이니.

강이는 택시를 타고 다시 렌트카를 주차해 놓은 외돌개 쪽으로 간다.

"기사님. 이근처에 서귀포 올레재래시장 있지요."
"예 있어요. 뭐 사실려고요."
"회 좀 사먹을까 합니다."
"아. 좋지요. 요즘 횟집에 가면 두세 명이 회 시켜 먹는데 십만 원 넘게 들어요. 그런데 시장에서는 3만 원 정도면 두세 명이 회 먹는데 충분합니다.  방어 한 마리 사고 거기에 소주 한두 병 사가지고 콘도나 여관에서 먹으면 더 실속있고 좋지요."
"거기 주차장도 있나요."
"예. 있지요. 서귀포 올레재래시장 주차장이라고 1시간 정도 공짭니다. 외돌개 주차장 다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잔돈은 가지세요."

강이는  저녁에 콘도에서 방어회와 막걸리로 한 잔 한다. 빈 속에 막걸리 한 잔하니 취하네. 술취한 야릇함을 느끼는데는 이렇게 빈 속에 먹어야 취한 기분이 오래 지속되고 술 깰때 머리도 안 아프다. 기분 좋아.

환태평양 지대에는 화산이 만든 화산섬이 많이 있다. 제주도도 그 화산섬 중의 하나다. 이 화산섬이 만들어낸 기이한 풍경이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 중에 하나가 곶자왈이다. 제주도의 동부·서부·북부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지하수 함량이 풍부하고 보온·보습 효과가 뛰어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제주 원시림이다.

콘도 관광안내팀에게 곶자왈을 제대로 볼 수있는 곳을 알려 달라하니 에코랜드를 알려준다. 자신도 에코랜드에 가보니 정말 멋있었다며. 강이도 에코랜드에 간다. 곶자왈(숲+자갈) 보러.

에코랜드는 제주도에 네 군데 정도 있는 곶자왈 지구 중 하나를 관광지로 만들어 이윤을 획득하는 회사다. 호수와 숲을 기차를 타고 내리며 관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중에 곶자왈은 1시간 정도의 산책코스로 되어 있다. 곶자왈 산책코스 걸으니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환상의 숲,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신비의 숲이 현실화된 느낌이다.

걸으며 나오는 주의표시 중에 '뱀 출몰 역'이란 말이 많이 등장한다. 이것은 이곳이 생태계가 잘 보존되는 지역이란 의미리라. 뱀이 살기 좋은 곳은 먹이사슬이 잘 유지된다는 뜻이겠지. 여름에는 오지 말아야 겠다. 뱀 무서워. 그래서 강이는 겨울여행을 좋아한다.

걸으면서 보이는 양쪽 숲엔 흙은 거의 안 이고 돌숲에 고사리 등의 양치류 식물의 푸르름과 나무 뿌리의 절묘한 조화가 만들어내는 신비함이 느껴진다. 이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강이도 제주관광을 알아보다가 곶자왈이 제주의 원시림이란 말에 뿅 가 꼭 가보고 싶지 않았던가.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 개발하고 돈벌기 위해 자연의 일부를 훼손하기도 한다. 그 덕에 이렇게 편하고 쉽게 화산재인 화산송이를 밟으며 감상할 수 있어 좋지만 이것이 적정함을 넘어서 환경파괴에 까지 이르러선 안 되겠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제주의 올레길을 걷다.



태그:#올레길, #서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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