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이 아프거나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는 대부분 '예고 신호'가 있다. 그것을 무시하거나 못 느껴서 큰 병에 걸리거나 큰 고장이 난다. 3일 전 가게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OO아파트 106동 801호인데요. 번호키 교체와 문 수리 좀 해주세요."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한두 번 받는 전화다.

"문이 왜 이렇게 망가졌어요?"
"어제 새벽에 아파트가 시끄러웠습니다."

새벽에 119 대원 출동, 그 이유가...

얘기인 즉 이렇다. 새벽 2시. 남편이 모임에서 과음을 해 대리운전으로 집에 온다는 전화를 받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 도착하지 않았다. 가끔 차 안에서 잠자는 습관이 있는 남편이어서 지하주차장에 가 보려고 아파트 출입문을 여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119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문제는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남편이 집에 와서 문을 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고장 난 문이 열릴 리가 있겠는가.

그때부터 술에 취한 남편의 소란이 시작됐다. 늦은 귀가 때문에 아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으로 오해해 초인종을 수십 번 누르고 문을 발로 차며 아파트 주민들 잠을 깨웠다. 아마도 술이 그렇게 했을 게다.

문이 고장났다고 몇 번을 말해도 믿지 않던 남편은 119 구조대가 도착해서야 소란을 멈췄다. 하지만, 대원들도 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문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릴 상황이었다. 게다가 구조대가 문 여는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40여 분 넘게 시간이 걸렸다. 결국 문틈 사이를 벌려 문을 겨우 열었다고 한다. 내가 현장에 갔을 때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갑자기 문이 열리지 않았어요?"
"아니요. 며칠 전부터 번호키가 잠길 때 무슨 소리가 났어요."

그렇다. 이번 사례도 갑자기 발생한 일이 아니다. 무슨 소리가 날 때 조처를 취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게다. 이정도여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에 화재가 났다면 어땠을까.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얼마든지 그런 일은 상상할 수 있다. 지난해엔 화장실에 5일 동안 갇힌 여성이 아사 직전에야 경찰에 의해 구조된 일도 있었다. 문이 열리지 않은 원인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문 손잡이 쪽 고장이 아닐까 싶다.

번호키에 손잡이가 있는 일체형과 분리형
▲ 사진1 번호키에 손잡이가 있는 일체형과 분리형
ⓒ 이경모

관련사진보기


열쇠를 분실해서 문을 열 수 없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그때 수리하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열쇠로 인한 낭패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파트 출입문 열쇠 고장은 두 가지만 체크해도 된다.

번호키(번호키에 손잡이가 달린 일체형도 포함, 위 사진)가 설치된 경우, 건전지 교체시기를 정해 놓고 1년에 한 번 교체 하는 게 좋다. 교체 시기를 알리는 알람이 있지만 매년 1월 1일에 건전지를 바꾼다고 생각하고 건전지를 바꾸는 것이다. 건전지 수명이 다해 문이 열리지 않으면 9V 사각 건전지로 충전해서 열 수도 있지만, 건전지도 없는데 늦은 시간에 상황이 발생하면 의미가 없다.

새 건전지로 바꿨지만 작동이 느리거나, 번호키에서 소리가 나며 번호키 몸체가 문에 잘 고정되지 않고 흔들릴 때는 전문가에게 문의해 조처를 해야 한다. 번호키 설치 때 비상열쇠가 있는 번호키를 설치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문 안쪽에서 손잡이를 풀어 풀린 나사를 조이고 문과 문틀 사이에 고정나사가 풀리거나 풀려서 나사가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나사를 구입해 조여주어야 한다.
▲ 사진2 문 안쪽에서 손잡이를 풀어 풀린 나사를 조이고 문과 문틀 사이에 고정나사가 풀리거나 풀려서 나사가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나사를 구입해 조여주어야 한다.
ⓒ 이경모

관련사진보기


번호키와 손잡이가 분리형인 경우, 손잡이 고장(위 사진)은 손잡이 안에 나사가 풀린 사례가 많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은 손잡이 흔들거림이다. 안쪽에서 손잡이를 풀고 나사 두 개를 조여주면 된다.

그리고 문과 문틀 사이에 고정나사가 풀리거나, 풀려 나사가 없으면 반드시 나사를 조이거나 가까운 열쇠가게에서 나사를 구해 고정 시켜야 한다. 문 틈 사이에 있는 부품이 엉키면 손잡이 열쇠를 부수어야 하고, 전문가도 문을 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비용이 많이 든다.

갑자기 사고 겪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하자

손잡이를 안쪽에서 풀 때 손잡이 안쪽 작은 구멍에 있는 핀을 못으로 누르면서 손잡이의 동그란 부분을 잡아 당기면 분리가 된다.
▲ 사진3 손잡이를 안쪽에서 풀 때 손잡이 안쪽 작은 구멍에 있는 핀을 못으로 누르면서 손잡이의 동그란 부분을 잡아 당기면 분리가 된다.
ⓒ 이경모

관련사진보기


방문과 화장실 문 고장(위 사진)은 거의 대부분 손잡이가 풀린 경우다. 손잡이가 문에 잘 부착돼 있으면 안전하다. 하지만 손잡이가 흔들리면, 문 안쪽에서 손잡이를 풀고 출입문 손잡이와 똑같이 두 개의 나사를 조여 손잡이를 원상복구하면 된다.

집에 혼자 있을 땐 화장실 문을 조금 열어 놓고 볼일을 보는 것도 작은 지혜다. 특히 가스레인지에 음식물을 올려놓고 불을 켠 채 화장실을 이용할 땐 더욱 그렇다. 여름철에는 바람이 문을 세차게 닫아 문이 고장 나는 사례가 많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월간 첨단정보라인 2월호에 게재합니다.



태그:#이경모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는 광주 첨단지구에서 첨단정보라인을 발행하는 발행인입니다. 첨단정보라인은 월간지(광주 라88)로 정보화 시대에 신속하고 알찬 보도논평, 여론 및 정보 등 주민생활의 편익을 제공하며 첨단지역 상가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만큼 생생한 소식을 전할 수는 없지만 이 지역의 관심 현안을 취재하고 대안을 제시해 주민들과 늘 함께 하려고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