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겨울밤 어쩐지 속이 허전해 냉장고 문을 열어 보게 되네요. 이른 저녁에 밥을 먹고 티비를 보거나 조금 앉아 놀다가 보면 출출한데요. 뭐 특별한 간식거리를 찾다가 발견한 도토리묵 한 토막으로 묵은지랑 상추채를 썰어 넣고 묵무침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선 2년 된 묵은 배추김치를 꺼내 놓습니다. 요건 2년 전에 산야초 효소랑 담은 건데요. 아직도 아삭거리는 질감이 살아있어요. 요즘 묵은지를 활용한 겨울 음식에 입맛은 여전히 살아있네요.
도토리는 숙취 및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고 특히 묵가루에 함유된 아콘산은 우리 몸속의 유해물질과 중금속을 제거한다고 합니다.
텃밭에 자라던 상추를 몇 포기 뽑아서 화분에 심어 현관에 들여다 놓았더니. 아, 글쎄 이것 또한 겨울 동안에 신선한 비타민 섭취에 효자 노릇을 하네요. 마른김도 조금 채를 썰어 놓습니다.
간단하게 채 썬 묵은 김치와 상추, 김, 묵 그리고 양념장이 마련되었어요. 양념장에는 간장, 깨소금,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입니다. 준비한 재료에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어 입맛에 맞춰 썩어드시면 됩니다.
잠깐! 백세건강을 위해 잠깐 생각하고 넘어갈 건강 상식이 있어요. 일일 나트륨섭취량을 알고 계신가요? 가뜩이나 운동부족증에 걸리기 쉬운 겨울에 과다한 나트륨섭취는 고혈압 심장병은 물론 골다공증 등 각종 성인병을 불러옵니다. 더군다나 반찬 가지 숫자가 많은 밥상에는 조금씩 들어간 소금량이 나트륨 과다 섭취를 불러온답니다.
싱겁지 않을 정도로 심심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백세건강을 지키는 일입니다. 성인 일일 나트륨섭취 권장량은 2000mg라고 하는데요. 한국인의 소금섭취량 3000mg 이하로만 줄여도 연간 의료비의 3조 원을 절감한다네요. 가족의 건강은 음식을 만드는 주부의 손에 달린 만큼 짜지 않게 음식을 만드는 것도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제 여식도 학교 기숙사에서 음식을 먹게 된 이후로는 엄마가 만드는 음식이 짜다고 종종 말합니다. 특히 국은 음식이 뜨거울 때 간을 보는 것보다 식었을 때 봐야 정확히 간을 하면 좋습니다.
돼지 등뼈를 사다가 물이 잠기도록 삶아서 웃물은 따라 버린 다음에 묵은김치랑 푹 삶으면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묵은지 돼지등뼈 조림이 됩니다. 별다른 간을 하지 않아도 묵은지 맛이 배서 밥 한 그릇이 그냥 비워집니다. 특히 돼지 뼈다귀는 시골집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로 줍니다.
겨울양념 마늘, 파 보관법 알려 드릴게요. 시골집에서는 채소는 거의 유기농 채소로 자급자족하기 때문에 늦가을까지는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해 먹습니다. 서리가 오기 전에 대파를 뽑아서 화분에 심어놓거나 깨끗이 다듬은 다음에 칼로 썰어서 비닐 팩에 담아서 냉동시켜놓았다가 겨울 양념으로 사용합니다.
여름장마전에 수확한 마늘은 한 접씩 끈으로 엮어 매달아 놓았다가 가을이 되면 다음해 수확할 마늘을 심고 나머지는 한해가 넘어가면 이렇게 마늘 뿌리가 생기기 시작해요. 끝이 뾰족한 토종 육쪽마늘은 향이 강하고 음식 맛의 풍미를 한결 돋구기 때문에 시골집은 마늘을 해마다 재배하는데요.
처음에 귀촌해 마늘을 수확한 다음에 다음 해 봄까지 멋모르고 광에 매달아 놓았는데요. 마늘 껍질 속에서 마늘 싹이 돋아나고 일부는 썩는것도 모르고 겨울을 지낸 후에 마늘을 만졌더니 푸석거리며 속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귀촌 5년 차가 되니까 지혜가 생깁니다.
올해는 미리 마늘 껍질을 벗기고 다듬은 다음에 뿌리 끝을 잘라내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놓습니다. 일회용 비닐팩에 곱게 간 마늘을 넣어서 손으로 납작하게 누릅니다. 비닐 팩 한봉지씩 마늘을 적당히 넣어서 꼭꼭 누른 다음에 밑에 플라스틱 쟁판을 받혀서 냉동실에 넣어 얼려요.
마늘이 적당히 얼어 응고되면 다시 꺼내어 칼로 먹기 좋게 가로세로로 잘라서 냉동실에 다시 보관하면 올여름에 새마늘이 나올 때까지 마늘 양념으로 사용하기가 편리합니다. 대파도 초겨울에 땅이 꽁꽁 얼기 전에 적당히 뽑아 화분에 심어서 집안에 들여 놓거나 썰어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음식 만들때 마다 적당히 덜어 사용하면 알뜰 살림이 됩니다.
특히 대파를 곱게 썰어 간장 양념을 하거나 무침에 사용할때는 얼은대파를 쉽게 자를 수 있답니다. 농촌 살림은 씨 뿌릴때와 수확할때를 잘 알고 농산물 보관을 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