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뉴욕 맥도날드 매장과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한인 노인의 갈등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미국 뉴욕 맥도날드 매장과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한인 노인의 갈등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관련사진보기


한인 노년층 손님을 쫓아낸 뉴욕 맥도날드 논란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최근 뉴욕 플러싱의 맥도날드 체인이 한인 노인 고객들이 오래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해 내쫓은 사건은 명백한 인종차별이자 노인차별"이라며 "2월 한 달간 맥도날드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장에 조금 오래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신고를 받고 4차례나 출동한 것도 인력·행정력의 낭비이며, 뉴욕시민의 세금을 허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날 뉴욕의 한인 밀집 지역 퀸즈 플러싱의 맥도날드 매장이 저렴한 음식을 시켜놓고 장시간 머무르는 한인 노인 고객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CBS, NBC 등 주요 방송사 보도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0분 안에 다 먹어라'... 맥도날드에서 무슨 일이?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플러싱의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한인 노인들이 단체로 찾아와 1달러 안팎의 커피나 감자튀김을 주문하고 장시간 담소를 나누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선 채로 음식을 먹거나, 주문을 포기하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잦아지자 매장 측은 '주문한 음식을 20분 내로 먹어달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그래도 한인 노인 고객이 떠나지 않자 급기야 맥도날드 매장은 지난 2일 너무 오래 앉아있다는 이유로 한인 노인 6명을 경찰에 신고해 내쫓는 등 최근 두 달간 4차례나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 플러싱에는 한인 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커피도 맥도날드보다 훨씬 저렴한 25센트에 마실 수 있는 노인 센터가 있지만 맥도날드로 가는 노인들의 발길을 잡기에 역부족이다.

맥도날드를 자주 찾는 한인 노인 임아무개(62)씨는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문을 열고 따뜻해서 담소를 나누기에 더 좋다"며 이들이 노인 센터보다 맥도날드 매장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다른 한인 노인 최아무개(77)씨는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당신은 20분 이내에 그 많은 커피를 다 마실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맥도날드 매장의 '20분 제한'을 꼬집었다.

한인 단체는 "노인들이 소란을 피운 것도 아니고 담소를 나누는 것뿐"이라며 "젊은 사람들도 노트북을 켜고 3~4시간이나 앉아있는데 한인 노인을 내쫓기 위해 경찰 신고까지 가는 것은 횡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매장의 관리인 마르타 앤더슨은 "자리를 너무 오래 차지하는 바람에 다른 손님들이 앉지 못하고 환불까지 요구하는 등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며 "맥도날드는 경로당(senior center)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태그:#맥도날드, #한인 사회, #뉴욕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