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주차단속원이 지방의회에 도전한다. 2004년 1월부터 창원 시내를 누비며 주차단속해온 문옥희(46)씨가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에 비례대표 창원시의원 후보 등록했다.

지난 16일까지 등록 마감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창원시의원 후보(여성명부)는 문씨가 유일하다. 오는 6․4지방선거 때 기초지방의원 정당공천제가 유지된다면, 문씨는 후보로 뛰게 된다.

주차단속원이 진보정당에 가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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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옥희 전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창원시공무직 주차단속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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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는 민주노총 경남일반노동조합 중부경남지부 창원공무직지회 지도위원, 일반노조 시민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문씨는 2010년 1월부터 창원주차단속지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에 가입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2008년 6월 일반노조에 가입한 그는 "처음에는 그냥 공무원은 아니지만 창원시청 안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생각했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나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고, 바로 나 자신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에 '아! 바로 내가 비정규직이구나'하는 생각에 다소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 때 저는 2만3000원 일당을 받고, 남들이 '시청에 출근하는 아줌마들' 정도로 알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일당 2만3000원은 바로 최저임금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이지만 최저임금을 받아도 만족했던 때가 있었고, 주차단속하며 낯선 이에게 욕설을 들어도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던 적이 있었다. 저의 목소리를 낮추며 살아오다 정리해고 소식이 들려오면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일반노조 문을 두드렸다."

일반노조 조합원이 된 문씨는 진보정당에도 가입했다. 그는 "노조를 통해 조금씩 세상 돌아가는 것을 배우고, 협상을 통해 임금이나 복지가 조금씩 나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항상 어렵고 힘든 노동자들 뒤에는 노조와 진보정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야말로 노동자들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문옥희씨는 일반노조의 제안을 받고 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주차단속원으로 있으면서 구조조정 등 답답한 일이 생기면 시의원들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속시원하게 해결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노조로부터 출마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과 창원시청을 비롯한 경남지역 13개 시군청에는 일반노조 공무직지회가 결성되어 있다. 정화조, 환경미화, 주차단속, 도로보수 등 비정규직들은 한때 계약갱신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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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창원시의원 후보로 등록한 문옥희 민주노총(경남)일반노조 시민봉사단 단장이 18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영화 <변호인>의 부림사건처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는 조작입니다"는 내용의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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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희씨는 "경남도청까지 14개 도시군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데 일반노조와 통합진보당이 큰 힘이 되었다"며 "그들은 해고에 맞서 함께 싸워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자치단체들마다 관련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전환하고 있고 노동자들이 그로 인해 고용불안과 장시간 노동, 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방의회에 들어간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힘들게 사는 노동자, 서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씨 남편은 공무원으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출마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문씨는 "남편은 제가 출마한다고 하니까 부담스러워했고, 두 딸은 찬성했다"며 "동료 주차단속원들은 꼭 당선해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