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하루에도 백여 개 이상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영화보다 고가의 지출을 동반하는 만큼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은 훨씬 까다로울 터, 직접 관람한 공연을 대상으로 별점(5점 만점)을 매겨 관객들의 수고를 덜고자한다. 아래 별점은 뮤지컬 <웨딩싱어>의 강동호-방진의-배기성-최우리 캐스트 관람을 토대로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음악과 무대 ★★★☆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웨딩싱어>의 음악은 일단 흥겹다. 극의 전반에 배치된 디스코 리듬의 음악은 대놓고 즐기라는 듯 신나다보니 가볍게는 고개나 발끝 정도를 까딱이며 박자를 맞추지만, 향수에 젖어 그만 리듬을 심히 타버린 몇몇 관객들은 무대 쪽으로 몸이 쏠리는 현상은 물론 엉덩이를 들썩이며 안절부절 하는 난감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뮤지컬 <웨딩싱어>의 음악은 대놓고 즐기라는 듯 신난다.
 뮤지컬 <웨딩싱어>의 음악은 대놓고 즐기라는 듯 신난다.
ⓒ 뮤지컬해븐

관련사진보기


아기자기한 세트의 무대도 음악과 조화를 이뤄낸다. 글렌의 가방만한 크기의 휴대전화와 옆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로지 할머니가 로비의 결혼선물로 준비한 왕 리본 침대, 아담해도 너무 아담한(?) 사이즈의 모형 비행기는 관객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물한다.

캐릭터★★★☆

순정파 웨딩 싱어 로비는 정작 자신의 결혼식에서 파혼을 당한 충격으로 정신줄을 놓기 직전 상태에 이르고,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웨이트리스 줄리아는 글렌과의 오랜 연애 끝에 결혼식 준비를 시작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을 느낀다.

로비 역의 강동호는 훤칠한 키와 훈남 스타일의 비주얼로 여심을 흔들고 해맑은 미소로 확실히 못을 박는다.
 로비 역의 강동호는 훤칠한 키와 훈남 스타일의 비주얼로 여심을 흔들고 해맑은 미소로 확실히 못을 박는다.
ⓒ 뮤지컬해븐

관련사진보기


극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혼과 꿈 등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만큼은 지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로비와 줄리아의 엇갈리는 타이밍은 여느 남녀들이 사랑을 시작하기 전 겪는 통과의례와도 닮아있어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한결 쉽다.

배우 ★★★★

뮤지컬 <웨딩싱어>의 최고 장점을 꼽으라면 멋진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주조연의 열연을 들 수 있다. 로비 역의 강동호는 훤칠한 키와 훈남 스타일의 비주얼로 여심을 흔들고 해맑은 미소로 확실히 못을 박는다.

올 핑크 정장으로 의상부터 큰 웃음을 준 글렌 역의 배기성은 적절한 순간마다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시원스러운 가창력의 노래로 감초연기를 보여준다.
 올 핑크 정장으로 의상부터 큰 웃음을 준 글렌 역의 배기성은 적절한 순간마다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시원스러운 가창력의 노래로 감초연기를 보여준다.
ⓒ 뮤지컬해븐

관련사진보기


올 핑크 정장으로 의상부터 큰 웃음을 준 글렌 역의 배기성은 적절한 순간마다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시원스러운 가창력의 노래로 감초연기를 보여준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제대로 끌어내는 일등공신은 단연 홀리 역의 최우리다. 그녀는 어깨의 뽕이 들어간 청색 재킷과 풍성한 프릴을 과시하는 초미니스커트 등 자칫 촌스럽게 보일 수 있는 화려한 의상을 굴욕 없이 소화한다. 현란한 군무와 물세례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총평 ★★★☆

기본적으로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 신나는 음악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만나 상큼한 매력을 더한다. 뮤지컬 <웨딩싱어>는 꿀꿀한 기분을 단방에 날려버리는 '츄파춥스' 같은 작품이다. 누구라도 핑크빛으로 물드는 무대를 보고 있으면 아무리 찡그리려 애를 써도 입가 사이로 새어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으리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공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지선의 공연樂서, #문화공감, #뮤지컬 웨딩싱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