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부성고등학교는 부산 남구 문현동에 위치해있다. 이 학교는 1970년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한얼재건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이후 잦은 교명 변경을 거쳐 세화여자실업학교, 문현여상, 부성정보고 등으로 이름을 바꾸다 2008년 부성고로 교명을 변경했다.
부성고로 이름을 바꾸면서는 실업계교에서 종합형고(일반·특성화 복합)로 탈바꿈했고 올해는 일반고로 전환을 마쳤다. 현재 24개 학급 (일반반 9개)에 585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는 모두 50여 명이다. 종합형고 전환 이후부터 부성고의 행보는 교육청 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부성고는 임혜경 부산교육감이 종합형고에 대한 예산 지원금을 무상급식비에 사용했다며 교육감과 장학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부성고는 이 예산을 자신의 학교를 비롯한 종합형고의 학교시설 개선 등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때문에 부성고는 일선 학교로는 드물게 재선에 도전하는 임 교육감에 대한 낙선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수 성향의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임 교육감에 대한 낙선 운동을 벌였지만 이번 교과서 채택에서 보듯 부성고의 행보는 보수적이면서 돌출적이다. 지난해 입학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를 초대했다. 이 학교의 15대 교장을 지낸 최부야 부산시교육의원은 현재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고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부성고의 돌발적인 교학서 교과서 채택 역시 보수 성향의 움직임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성고 측은 언론에 "교학사 교과서가 대한민국 체제와 정통성 유지, 산업화의 공과를 균형있게 다룬 점, 민주주의 발전사, 북한의 인권문제·군사도발·핵개발 문제를 고루 다룬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부성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이 학교 홈페이지에 교과서 채택을 환영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나뉘어 글을 게시하고 있고, 각종 포털 사이트에도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하지만 부성고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과서 채택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만약 부성고의 단독 교과서 채택이 확정된다면 올해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국 1794개 고교 중 처음이 된다. 기존에는 서울디지텍고가 교학사 교과서를 복수채택한 것이 유일했다. 다른 학교들은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와 역사 왜곡 등의 논란이 일면서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