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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린 공동위원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린 공동위원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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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무소속) 지지자들도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漁父之利)' 승리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3월 중 신당 창당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면서 '야권연대'에 거리를 두고 있는 안 의원 측으로서는 당혹스런 결과다. 신당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가늠할 6.4 지방선거에서 지지자들이 야권 승리를 위한 '차선', 즉 민주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상진사회연구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 2013년 3월과 2014년 1월에 시행한 전국 설문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았던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분석을 맡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무당파'들은 "결국 야권분열로 수도권 등에서 선거패배를 가져올 것이다"는 전망에 100점 만점 기준에서 54.6점의 공감을 표시했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 중 안철수 신당 지지 의사를 밝힌 이들을 포함한 답변도 45.3점에 달했다.

이는 "여러 번 거듭된 제3당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는 부정적 전망을 평균 38.7점의 공감으로 확실히 거부했던 것과 비교된다. 특히,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민주당과의 경쟁으로 민주당을 변화시킬 것이다", "새누리당 지지기반을 상당히 잠식시킬 것이다", "양당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적대적 정치를 협력의 정치로 바꿀 것이다" 등 긍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평균 60~70점의 높은 기대를 공유한 바 있다.

즉, 안철수 신당의 '성공'을 믿는 지지집단 역시 야권분열로 인한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에 대해 적지 않은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명분론 빠져 자초할 수 있는 부작용 극복할 유연한 사고 필요"

'야권분열=패배'라는 등식에 대한 불안감은 안 의원 측 내부에서도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안 의원 측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목적만으로 연대하는 것을 구(舊)정치로 본다, 새정치를 하겠다며 당을 만든 우리로서는 연대부터 하면 하루아침에 상징성이 날아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면서도 야권연대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그는 "기본입장(독자 노선)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지만 많은 국민이 (연대 필요성을) 받아주면 그 길을 가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때 가서 고민해봐야 할 일"이라고도 말했다. 즉, 여론에 따라 선거연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조사 분석을 맡은 한 교수도 "(안철수 신당은) 독자 독립노선을 견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관심과 충격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도 "선거전략에 관해서 보자면, 지지집단의 불안과 우려를 깊게 헤아리는 정치적 책임감과 지혜가 갈수록 요구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를 위해서 "안철수신당이 새정치를 독점하려는 과욕을 경계하면서 새정치의 착근(着根)과 확산을 위해 범정치권의 협력을 선도하는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에 있어서 야권연대 가능성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러나 한 교수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설문조사가 곧 야권 성향 유권자의 선거연대 요구를 의미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해석이 민감한 부분이다"면서 "제3당의 실패 여부 전망을 확실히 거부하면서도 야권분열로 인한 패배 전망은 거부하지 못한 채 그같은 불안감에 끌려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야권연합한다는 것은 '승리모델'이고 '권력모델'이다"면서 "그보다는 새정치를 확산시키고 착근시킬 수 있는 유연한 협력모델을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과도한 욕심을 내며 '명분론'에 빠지면서 자초할 수 있는 부작용을 잘 넘길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시점으로 (안철수 신당 측이) 진입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다른) '가치연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를 위해 새정치가 무엇인지부터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안철수 신당의 '슬로건'인 새정치를 분명히 하고 그를 중심으로 한 연합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지층 응집요인 형성돼... 정체성 구성할 수 있는 '새정치' 만들어야"

같은 조사에서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 등에 따른 '반사효과'뿐 아니라 안철수 지지층을 형성하는 응집 요인까지 형성되는 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안철수 지지집단이 응집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안철수 현상'의 지속가능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 교수는 "민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기능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2013년 3월에 비해 2014년 1월 상당히 하락했다, 이런 경향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 투표했던 이들의 경우에서도 뚜렷하다"면서 "진영논리 이후의 정치에 대한 안철수 신당의 분명한 청사진과 대중적 공감에 따라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에도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응집요인 중 하나로는 안철수 의원의 정계 입문 전 사회환원활동 등이 꼽혔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자산에 대한 질문(100점 만점 척도)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무상 배포(78.6점)", "주식재산의 사회환원으로 공익법인 설립 운영(73.5점)" 등은 지지 여부를 떠나 높은 공감을 얻었다.

다만,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대응', '그와 정치를 같이 해온 측근 인사들', '신당 창당을 위해 영입한 인사들' 등은 지지 여부를 떠나 평균 40점 대의 공감을 얻으면서 부정적 자산으로 지목됐다. 특히 이 항목들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사이에서도 평균 41.2점의 낮은 공감을 얻었다.

안철수 신당 지지집단들은 안 의원에 대해 일관되게 높은 호감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성공한 기업 엘리트 같다(64.5점)", "얌전하다(60.2점), "깨끗하다(59.0점)", "도전적이다(56.5점)" 등 안 의원의 비정치적 이미지들이 지지 여부를 떠나 높은 공감을 얻었다. 반면, "정치가로서 승부를 거는 모험심이 없다(56.1점)", "유유부단하다(55.0점)" 등 부정적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좋은 얘기를 모아 '새정치'라고 한다면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면서 "안철수의 정치자산과 이미지, 긍정적인 미래전망들을 결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 '안철수다운 새정치'라는 정체성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2013년 3월 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조사의 경우, 전국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p다. 2014년 1월 16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p다.


태그:#안철수, #지방선거, #야권연대, #윤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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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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