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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상주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의 강연을 준비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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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4지방선거에서 성백영(63) 상주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상주시가 당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 행사를 변경해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해 특별강연을 추진했다 논란이 되자 이를 취소했다.

상주시는 6년 전부터 시민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매달 한 차례씩 명사 초청 강연 프로그램인 '상주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13일에는 정아무개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의 '혁신과 변화를 통한 상주의 창조산업'을 주제로 한 강연을 계획하고 이미 1월에 이를 공고했다.

상주시는 그러나 최근 이를 취소하고 대신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지역 현역 국회의원인 김종태 의원이 '통일 한국과 상주 발전'을 주제로 한 특강을 한다며 일선 기관에 공문을 보내 각 부서 공무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지난 4일 상주시가 보낸 공문은 "최근 북한 체제 불안 및 도발 불확실성으로 국가 안보 및 통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2월 상주아카데미는 시민 안보 의식 제고를 위하여 '통일 한국과 상주 발전'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부서장 및 읍면동장께서는 특별 강연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소속 직원 이분의 일(1/2) 이상 반드시 참여하여 안보 의식 함양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특히 "교육참석 인증용 '카드리더기'를 사용하니 반드시 공무원증을 지참하라"며 "부서별 참석자 명단을 서식으로 6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김종태 의원은 지난달 27일 발족한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새누리당 상주시장 후보 선출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상주시에 따르면 "김종태 의원실에서 상주시민과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의정보고와 함께 상주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종태 의원측은 "상주시에 특강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논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시기 공무원 동원은 정치적 중립 훼손"

아카데미 강의가 김종태 의원의 특강으로 변경되자 상주시청 공무원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이원경 전국공무원노조 상주시지부장은 "선거를 앞둔 시기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특히 "상주시장 후보 결정을 앞두고 이런 기획을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하고 "이미 시민들에게 특강에 대한 홍보를 한 상태에서 강사와 제목을 바꾸어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치적을 홍보하려는 것은 아카데미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결국 상주시와 김의원측은 6일 특강을 취소하기로 하고 당초에 계획했던 특강을 예정대로 13일 오후 5시부터 상주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상주시청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불안한 정세가 고조되면서 안보 강연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당초의 강연 내용과 김종태 의원의 강연 내용이 비슷해 김종태 의원의 강연으로 변경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애초 아카데미는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공무원이 80%이상 참석하고 있어 참석인원을 통보하라고 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면서 "공무원증 지참은 카드리더기를 통해 참석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주시청의 한 공무원은 "지금까지 아카데미를 하면서 참석인원을 통보하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아카데미에 공무원이 80% 이상 참석한다는 담당자의 해명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들은 아카데미 주제에 따라 참석을 해 왔다는 것이다.

한편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성백영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로 이정백 전 시장과 송용배 전 김천시부시장, 황해섭 경북대 IT대학 전자공학부 겸임교수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이 외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1~2명도 새누리당 공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