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 받은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권은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대해 "전혀 예상 못한 충격적인 결과였다"며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다.
▲ 충격적인 결과에 말문을 잇지 못한 권은희 과장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 받은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권은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대해 "전혀 예상 못한 충격적인 결과였다"며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담담한 표정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송파경찰서 회의실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섰다. 예정된 7일 오전 11시에서 살짝 넘은 시각이었다. 그 시각, 권 과장의 기자회견 생중계를 했던 채널은 MBN이 유일했다. 뉴스 앵커의 멘트와 함께 권 과장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그러나 권 과장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했다"이라며 본격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려던 찰라, MBN은 정규 편성을 이유로 급하게 광고 화면을 내보냈다.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던 <뉴스공감> 후속 정규방송은 예능프로그램인 <고수의 비법-황금알> 재방송이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보도채널을 통틀어 유일하게 권 과장의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던 MBN의 급작스런 방송 중단에 TV를 통해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SNS 사용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가 대표적이다.  

"권은희 수사과장의 기자회견 보고 있는데 갑자기 광고로 넘어가네요. MBN 왜 이러죠? 다른 종편, 보도채널은 아예 중계도 않고, 이럴 거면 왜 보도채널 허가받았는지… 팩트TV 보라는 얘기네요. 뉴스타파가 빨리 커야겠다는 생각!"

생중계 생략한 종편과 보도채널... "이럴거면 왜 허가 받았나" 

작년 12월 경찰의 철도노조 경향신문사 강제진압 당시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생중계를 하는 열의를 보였던 <TV조선>은 잠시 기자회견장 화면만 비춘 뒤 정규방송을 이어나갔다. <TV조선>의 앵커는 "향후 기자 리포트를 전해주겠다"고만 짧게 전했다. 이후 <TV조선>은 그 시각 <지방선거 D-117> 특집 방송을 이어가며 김황식, 정몽준 등 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행보를 조명했다. 

여타 보도채널과 종편들은 마찬가지였다. <YTN>은 소치 동계올림픽 특집을 편성, "김연아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으로 스튜디오 토론을 내보냈다. <뉴스Y> 역시 동계올림픽 특집을 편성, "동계올림픽, 테러 위협 있나?"와 같은 스포츠 뉴스를 내보냈다. <채널A>는 <시시비비> 방송에서 신율 명지대 교수와 정치토론 중이었고, <JTBC>는 예능프로그램 <닥터의 승부>를 방영했다.

이후 <JTBC><TV조선><채널A>는 낮 12시 정규 뉴스나 뉴스특보 형식을 통해  "김용판 무죄 판결 충격적…항소하겠다"라는 제목의 기자 리포트를 내보냈다.

이렇게 정국의 주요한 향방을 좌지우지할 '김용판 판결'에 반박하는 권은희 과장의 기자회견을 무시하거나 건너뛴 것은 종합채널과 보도채널의 직무를 유기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더욱이 <TV조선>이나 <채널A>가 생중계를 남발하며 그간 선정적인 사건이나 이념편향적인 보도에 주력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의도적인 무시라 할 만하다.

이에 대해 발빠른 누리꾼들은 다음 아고라에 '권은희 기자회견 방송하던 MBN 갑자기 방송중단'이란 글을 올리며 '방송사에 대한 외압'을 제기하기도 했다. MBN을 비롯한 종편과 보도채널에 대한 성토가 SNS에 이어지는 가운데  한 사용자(@wjXXXXXXX)는 아래와 같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권은희 수사과장이 이번 김용판 무죄판결을 보고 조금 전 기자회견을 했다. MBN과 조선TV에서 생중계를 했었는데 시작한 지 3분도 채 안 된 거 같은데 잘라 버리고 다른 방송을 내보낸다. 지금 어느 방송사도 생중계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 권 과장 괜찮은 걸까?"

한편, 입장 표명에 나선 권은희 과장은 "전혀 예상 못한 충격적인 결과였다"며 "상급법원에서 명확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태그:#권은희, #MBN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