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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발생한 캄보디아 정부의 유혈진압 사태 당시 체포됐던 수감자 23명이 오는 11일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CC3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미성년자 1인은 캄퐁창 교도소 소년원으로 이감). 11일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23인과 관련한 경과를 살펴보자.

[캄보디아 사태 추이] 1월 2일

지난 1월 2일 아침, 캄보디아 특수 부대 911사단은 프놈펜의 약진통상 앞에서 노동자 시위대를 진압할 목적으로 동원된다. 파업 중인 시위대는 노조 지도부에 의해 조직됐으며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봉제공장 노동자 임금 인상을 평화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조직됐다.

무장한 군대는 진압봉·쇠파이프·새총 등을 사용해 집회 중인 노동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다. 이날 캄보디아 군대는 시위에 참여한 10명을 체포·감금한다. 이 과정에서 비공식부문노동자협의회(IDEA·Independent Democracy of Informal Economy Association) 대표인 폰 파우(Vorn Pao)를 비롯해 캄보디아 농민조합연합의 간사, 탱 사버운(Theng Savoenun), 찬 푸티삭(Chan Puthisak), 용삼안(Yong Sam An), 소쿤 삼바뜨 피세뜨(Sokun Sambath Piseth), 크힘 터운(Chhim Thoeun), 레뜨 로아타(Reth Roatha), 나크리 반다(Nakry Vanda), 롬 산(Lom San), 탱 찬티(Teng Chanthy)는 특파된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어떠한 응급처치도 받지 못하고 이튿날 프놈펜 지방법원에 서게 된다.

법정에서 부상에 따른 의료조치를 받게 되지만, 법원은 집회 현장에서 고의적으로 폭력을 유발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애초에 이들 10명을 프놈펜 인근의 CC1 교도소로 이감시킨다고 했지만,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지 5일이 지나서야 프놈펜에서 많이 떨어진 캄퐁참 지방의 CC3 교도소로 이송됐다. 이 기간 동안 정부 당국자는 수감된 10명의 신변에 대해 함구한 채 가족과 변호사에게 거취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1월 2일 오후 4시, 병력의 유혈 진압에 대한 공장 노동자들의 분노가 확산되는 양상으로 치달았다. 프놈펜 내에 캐내디안 인더스트리얼 공원(Canadian Industrial park)에 갑자기 닥친 헌병대와 경찰대는 확성기 앞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집회 중인 사람들을 진압했다. 공권력은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는 집회자들을 뱅 스랭 도로(Veng Sreng Road)로 강제로 끌어냈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시위참여자들은 도로를 막고 타이어를 태우는 등 강경하게 맞섰다. 3일 오전 3시 무렵, 무장한 군부대가 또다시 기습적으로 뱅 스랭 도로로 진입,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탄과 탄약이 든 소총을 발포한다.

[캄보디아 사태 추이] 1월 3일

1월 3일, 헌병대와 경찰대의 유혈 진압과 발포로 4명이 사망한다. 사망자는 모두 의류방직공장의 노동자로 팽 코살(Pheng Kosal, 22), 연 리띠(Yean Rithy, 25), 킴 팔립(Kim Phaleap, 25), 삼 라비(Sam Ravy, 25)다.

캄보디아 인권단체인 LICADHO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군부대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38명이 병원에 실려갔고 그중 25명은 현장에서 총상을 입었다. 보안경비대대는 유혈진압 후 현장에서 13명을 더 잡아갔다. 17세인 욘 치아(Yon Chea), 18세인 리 시눈 (Ry Sinoun)을 포함해 보 사리뜨(Bou Sarith), 치아 사라뜨(Chea Sarath), 멈 피세뜨(Mam Piseth), 넴 소쿤(Nem Sokhoun), 팡 트렌(Phang Tren), 행 로아타(Heng Roatha), 팡 바니(Pang Vanny), 허운 다(Hoeun Da), 처운 용(Choeun Yong), 로스 소펀(Ros Sophoan), 포르 사라뜨(Por Sarath)는 체포된 뒤 의료치료와 변호인 면담 등을 받지 못한 채 다음날 법정으로 보내졌다.

[캄보디아 사태 추이] 1월 4일

1월 4일, 체포된 13명은 미필적 고의(intentional violence, intentional damage), 즉 고의적으로 소요사태를 야기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중 욘 치아(Yon Chea), 보 사리뜨(Bou Sarith), 치아 사라뜨(Chea Sarath)는 불법적 도로 점거 등의 추가 이유를 들어 공공질서를 해했다는 죄목이 추가됐다. 이로써 1월 2일 체포돼 변호사나 의료진은 물론 가족 면회조차 금지된 채 1월 8일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던 10명의 수감자에 새로 13명이 더해진 총 23명이 모두 CC3교도소로 보내졌다(수감자 현황은 아래 전문보기 참고).

실종자 '켐 사파뜨'
실종자 '켐 사파뜨'
 실종자 '켐 사파뜨'
ⓒ LICAD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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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 사파뜨(Khem Saphath)는 16세의 봉제공장 노동자다. 1월 3일 캄보디아 사태 현장인 뱅 스렝 도로(Veng Sreng Road)에 켐 사파뜨도 있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 켐은 빨간 티셔츠에 청바지와 검은 자켓을 입고 있었고 보안경비대대가 켐을 트럭에 태워갔다고 한다.
CC3교도소는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떨어진 곳에 있다. 이들이 잡혀간 곳에서 멀리 떨어져 가족들의 접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혹독하기로 알려진 곳이다. 23명의 수감자는 각기 다른 색의 수의를 입고 100명 이상의 재소자가 있는 감방으로 보내졌다. 그중 17세인 욘 치아(Yon Chea)는 미성년자임에도 성인 남성과 같이 CC3교도소에 2주간 수감됐다가 1월 17일 캄퐁참 교도소의 소년원으로 이감됐다.

이들 23인은 보석으로 석방되는 것을 거부하고 현재 수감 중이며, 11일에 있을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다.

무차별적인 공권력이 캄보디아 현 총리 훈센의 지휘 아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캄보디아 정부는 폭력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무고한 시민들이 총상을 입는 상황에 대해서 군권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포함된 수감자들은 프놈펜에서 멀리 떨어진 캄퐁참 지역 교도소에서 11일 상고심에서는 법의 잣대가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진리의 빛으로 역할하길 고대하고 있다.


태그:#캄보디아 사태 , #유혈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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