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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이번 겨울에는 예년보다 많은 눈이 내리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동해안과 경상남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려 엿새 동안 1m가량의 눈이 쌓였다.

설상가상으로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 강릉과 동해를 중심으로 20cm 이상의 눈이 더 내렸다. 주말인 15~16일에는 강원동해안지방은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주 초반인 17일(화)에 강원영동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과 전라도 제주도 등에 눈이 올 것으로 예보돼 있어 추가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 산간지방에 눈이 내리고 있다
강원도 산간지방에 눈이 내리고 있다 ⓒ 온케이웨더 DB

영동지방의 눈은 폭설로 내릴 때가 많다. 특히 이 지역은 북동풍이 불 때 많은 눈이 내린다. 건국대 기후연구소 이승호 소장은 "영동지방에 눈이 내리는 시기는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며 "다른 지역은 거의 눈이 그치고 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영동지방에서 눈 소식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동해안과 울릉도 지방은 동해 해상으로부터 수분이 많은 찬 공기가 불어와 태백산맥에 부딪혀 구름이 발달하고 눈이 많이 내리게 된다"며 "이때 몇 개의 마을이 고립되거나 도로가 마비 됐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대부분 눈의 양이 많다"고 덧붙였다.

눈이 어느 정도 내리면 아름답지만 너무 많은 양이 내린다면 설해(雪害·눈으로 인해 일어나는 재해)가 일어난다. 눈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는 눈의 무게에 의해 가옥 등의 지붕이 붕괴되고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며 나무 가지가 휘거나 부러지는 것이다.

보통 적설량이 30㎝에 이르면 도로교통은 마비상태가 된다. 눈사태에 의한 피해나 강설 피해를 막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대설주의보를 발표해 재해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 겨울철 너무 많은 눈이 내리면 여러 가지 피해를 남기지만 적당한 눈과 비는 봄철 가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하얀 눈(雪)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현상들이 숨겨져 있다.

눈,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강원도 강릉시에 지난 10일 아침 눈이 내려 쌓인 모습
강원도 강릉시에 지난 10일 아침 눈이 내려 쌓인 모습 ⓒ 온케이웨더㈜

밤 사이 눈이 내려 아침이 되면 어느새 소복이 쌓여 온 세상이 하얗다. 그땐 왠지 주변이 고요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실제 눈은 세상을 조용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눈이 올 때 눈송이(결정)에 물이나 수증기 입자들이 붙어 내리면 음파로 움직이는 소리가 임의의 방향으로 운동하다 부딪히거나 흡수되면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리는 진동을 통해 전달된다.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퍼져 나가듯이 소리 역시 물결처럼 퍼져 나간다. 그래서 소리를 '음파'라고도 한다.

음파는 물체의 진동이 균일하던 매질(공기)에 부분적으로 압력 변화를 일으켜서 종파의 형태로 고막을 진동시킨다. 압력 차에 의해 공기 입자들이 압력이 높은 곳에서 압력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음파도 퍼져 나가게 된다.

눈은 육방형의 결정이 모여 여러 가지 크기의 입자가 된다. 그 입자가 모여 고체의 눈이 된다. 입자와 입자 사이에는 많은 틈이 생기고 이것이 흡음판의 구멍과 같은 작용을 한다. 눈이 흡음재가 돼 주변이 조용해지는 것이다.

흡음(吸音)은 물체 등이 소리(음파)를 흡수해 소리 에너지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흡음재에는 스폰지나 계란판 등이 있다.

인제대 환경정보공학과 박종길 교수는 "눈이 내리는 날은 저기압 상태가 되기 때문에 맑은 날보다 소리가 멀리 퍼지지 않는 것도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소리가 전달될 때 눈이나 비와 같은 장애물을 만나게 되면 굴절되지만 그 양이 크지는 않다"며 "눈이 내릴 때 대기 중의 기온과 기압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기 중에서 소리의 속도는 온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온도가 낮아지면서 소리의 속도는 느려지는 것이다.

같은 공기라 하더라도 온도에 따라 음파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보통 기온이 15°C 정도의 건조한 대기에서의 음파의 속도는 초당 340m 정도다.  0℃ 공기 중에서 음파의 속도는 초당 331m로 조금 느려진다. 그러나 온도가 상승하면 공기는 더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커져 소리가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는 의미도 된다. 즉 온도가 높을수록 매질은 진동하기 쉬워지고 음파는 빨라지는 것이다.

눈의 생성 과정

구름 알갱이의 크기는 약 0.02㎜이고 빗방울은 보통 2㎜ 정도라 구름 알갱이 백만개가 응결핵주변에 달라붙어야 하나의 빗방울이 만들어진다. 응결핵이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할 때 중심이 되는 작은 고체·액체의 입자다. 염분·토양 등의 미세 입자들로 돼 있다.

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비처럼 구름 알갱이가 모여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비와는 다르다. 눈은 냉장고 벽이나 겨울 아침에 밖에 세워 놓은 차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성에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진다.

눈이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아주 작은 핵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을 이뤄 지상에 떨어져 내리는 것을 말한다. 구름에서 내리는 얼음 결정은 여러 형태를 띠며 보통 2㎜ 정도다. 눈 결정은 내릴 때 서로 엉겨 붙어 눈송이를 이룬다.

흔히 포근한 날씨일 때는 살짝 녹은 눈송이가 잘 뭉쳐서 탐스러운 함박눈으로 내린다. 눈송이가 커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다. 매우 한랭한 날에는 큰 눈송이로 성장하지 못한 가루눈이 내린다. 하나하나의 눈 결정이 엉겨 붙지 않고 내리는 것이 관측되기도 한다.

높은 곳에서 만들어진 눈은 날씨가 추우면 그대로 눈으로 내리지만 날씨가 덜 추우면 내려오는 도중에 녹아서 진눈깨비로 변하거나 모두 녹아 비로 내리기도 한다.

눈 결정과 그 연구

눈의 결정은 판 모양·별 모양·각기둥 모양·바늘 모양 등 여러 가지를 나타내는데 대체로 육각형을 이룬 것이 많다. 눈의 결정이 다양한 것은 생성 당시의 수증기압과 기온이 다르기 때문이다.

눈의 결정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은 유럽의 A.마그누스다. 그는 1260년경 눈이 '별 모양'을 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1555년 스웨덴의 O.마그누스는 저서에서 눈 결정의 목판화를 게재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설화도(雪畵圖)다. 그 후 17세기 전반까지 많은 학자들이 눈 결정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했고 17세기 후반 현미경이 발명됨에 따라 눈 결정 연구에 많은 진전을 보였다.

19세기 말부터 현미경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고 눈 결정 연구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의 W.A.벤틀리는 눈의 결정사진을 찍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한다. 벤틀리는 1907년까지 1300종, 1923년까지 약 4000종, 그의 만년까지는 총 6000종의 눈 결정 사진을 찍었을 정도다. 1931년에는 3000여 종의 눈 결정 사진이 담긴 사진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벤틀리의 눈 결정사진에 감명을 받아 일본의 나카타니는 눈을 조직적으로 연구하게 됐고 1936년 처음으로 인공적으로 눈 결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

 눈이 내려 쌓인 모습
눈이 내려 쌓인 모습 ⓒ 박선주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은 동해 해상에 위치한 '울릉도'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눈이 많이 오기로 손꼽히는 대설지역이다. 울릉도에 때로는 밤 사이 100㎝ 이상의 눈이 내려 교통이 두절되고 눈사태가 나 집이 무너지거나 눈에 파묻히는 경우도 있다.

겨울철 대륙으로부터 차가운 북서계절풍이 불면 찬공기는 따뜻한 동해 해상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바다로부터 수증기와 열을 공급받아 구름이 발생한다.

이 구름이 태백산맥에 부딪혀 상승기류가 생기면 (구름이)두꺼워져 더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이다. 여기에 대륙으로부터 계절풍을 타고 유입되는 기단의 기온이 현저히 낮으면 대설이 된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는 공기와 해수 온도차가 커지고 이에 비례해 수증기나 열이 기단에 보급돼 구름이 두터워지면서 대설이 온다. 이 찬 기단이 상공에서는 저기압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 현상을 '한냉와(寒冷渦·cold vortex)'라고 하는데 이를 추적하면 대설 예보가 가능해 진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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