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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니츠카야 선수와 인터뷰를 시도한 MBC <뉴스데스크>
 리프니츠카야 선수와 인터뷰를 시도한 MBC <뉴스데스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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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함과 신경질을 유발하는 자는 누구인가.

MBC <뉴스데스크>가 김연아의 라이벌인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대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를 단독 인터뷰한 영상이 SNS와 인터넷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뉴스데스크>는 18일 '단독'을 내걸고 <'러' 리프니츠카야의 당돌함.. "김연아에게 안부 전해줘요">란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취재 기자가 개인 훈련을 마치고 소치로 다시 입국한 리프니츠카야를 공항에서 따라잡은 것이다.

<뉴스데스크>는 자막을 통해, 방송 카메라를 들이대며 집요하게 따라 붙는 MBC 취재진의 질문에 리프니츠카야가 "훈련은 완벽하게 잘 마쳤는데요. 솔직히 취재진들이 너무 방해를 많이 해서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취재기자는 경기를 앞두고 긴장된 탓인지 "인터뷰는 안 한다"고 거절한 리프니츠카야 선수와 코치의 뒤를 따라잡았다. 이어 김연아 선수에 대해 물었고, 리프니츠카야는 "(김연아 선수에게) 안부 전해 달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정도의 짧은 대답을 한 채 공항을 떠났다. 취재기자는 이를 두고 "김연아와의 경쟁에 대해 묻자 당돌하면서도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해석했다.

리프니츠카야 선수 인터뷰를 시도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리프니츠카야 선수 인터뷰를 시도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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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는 "인터뷰는 경기 후 따로 기자회견에서 하겠다"며 카메라를 피하는 리프니츠카야의 꽁무니를 뒤쫓았다. 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짧은 몇 마디를 이리저리 편집하는 솜씨를 선보였다.

느닷없는 미셸 콴의 등장도 연장선상이다.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한 미셸 콴이 리프니츠카야가 소치 경기장에서 훈련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같이 연기하게 되면 사람들이 김연아와 비교해 하게 되니 우세한 김연아를 피한 것"이라 해석한 화면을 삽입한 것이다. 

이어 이 취재기자는 비장한 목소리로 "러시아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홈 이점을 업고 있어 아사다 마오보다 더 강력한 김연아의 적수가 될 것"이라고 짚어주기도 했다.

리프니츠카야 선수 인터뷰 자막에 '해석'을 가미한 MBC <뉴스데스크>.
 리프니츠카야 선수 인터뷰 자막에 '해석'을 가미한 MBC <뉴스데스크>.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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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니츠카야 선수에게 '당돌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MBC의 이러한 '무리수'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일 <"솔직히 김연아는 공백이".. 리프니츠카야의 당돌함>이란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에서는 자막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뉴스데스크>는 "러시아의 피겨 신동 리프니츠카야.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등에 업고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습니다"라는 리포트와 함께 리프니츠카야의 인터뷰 영상을 삽입했다.

"솔직히 김연아 선수는 공백이 길었잖아요. 제가 대회에 나가면서 김연아 선수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없어서요."

<뉴스데스크>가 내보낸 자막을 두고,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은 뉘앙스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나온 리프니츠카야의 러시아어 발언은 "나는 그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직접 본 적이 없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방송에 나오지 않은 인터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방송에 나온 발언만 놓고 보면 MBC가 과도한 해석을 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MBC의 친절한 번역(?)에 일부 누리꾼들과 SNS 사용자들은 "앞으로 그 어떤 외국어 인터뷰 자막도 믿지 못할 듯"이란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20일 자정(한국시각) 열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전 세계 언론과 피겨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나 <뉴욕 타임스> <NBC> 등 미국 언론들도 "김연아 적수는 오직 리프니츠카야" 등의 헤드라인을 통해 두 선수의 경쟁구도를 부각시키는 중이다.

김연아와의 경쟁구도를 넘어 상대 선수의 이미지 왜곡까지 일삼는 <뉴스데스크>의 이 충정(?)은 상업주의일까 애국주의일까.


태그:#김연아, #리프니츠카야,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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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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