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7개 시·도 지자체가 지난 24일부터 전국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는 문화누리카드에 관심과 함께 발급 방식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문화누리카드'란 경제적, 사회적, 지리적 어려움으로 문화예술 생활을 누리기 힘든 분들에게 공연, 전시, 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의 관람 및 음반, 도서, 구입 지원과 더불어 국내 여행과 스포츠 경기 관람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만 발급이 가능하다. 지원내용을 보면 세대주는 연간 10만 원이며, 청소년개인카드 발급(연간 5만 원)은 세대당 최대 5매까지 가능하다. 또한 사회복지시설거주자에게도 개인카드(연간 5만 원)를 발급해준다.
그런데 올해부터 카드 신청이 선착순으로 변경되면서 신청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접속이 폭주해 인터넷이 마비돼 할 수 없이 전남 여수시 문수동 사무소에 들른 한 50대 아주머니가 불만을 털어 놓았다.
"선착순이란 게 말이 안 돼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면 좋은데 접속이 불가능하죠. 컴퓨터를 할 줄 모르는 노인들이나 공인인증서가 없는 사람은 어떡하라구요?"70대로 보이는 노인이 "작년까지는 편하게 신청했는데 이렇게 복잡해 가지고서야 원!"하고 불만을 터뜨리자 곁에 있는 노인도 역정을 낸다.
"내가 40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사람이요. 서민들 위한다고 하면서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 사람을 힘들게 해요!"카드 발급 담당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예전 같으면 문화예술/여행/스포츠 관람 카드가 별도로 발급됐지만 올해는 통합됐어요. 예산이 한정되고 신청자는 많기 때문에 선착순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노인들을 위해 동사무소에서는 직접 받아줍니다. 예년에 발급받았던 노인들이 신분을 숨기고 남한테 빌려주는 경우도 있어 규정을 강화한 면도 있습니다."얼굴을 붉히며 항의하는 민원인들에게 담당자가 보여준 유의사항이다.
▲ 문화누리카드 2014년 2월 24일부터 전국 주민센터에서 선착순 발급 ▲ 시군구의 예산 소진 시 발급 불가이같은 상황은 여수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비슷하다.
여수시 문수동 거주자로 카드발급대상자에 해당하는 인원은 1350세대이며 개인별로는 1900명이다. 또한 여수 관내에 사는 발급대상자는 17000세대에 개인별로는 2만4000명에 달한다. 여수시가 확보한 예산이 4억 원이니 한 집에 5만 원만 지원해도 8000세대면 예산이 소진된다.
그러나 카드발급 대상자가 한 집에 한명 뿐인가? 어떤 세대는 5명의 아이들과 세대주까지 포함해 35만 원을 수령하는데 아예 수령이 불가능한 세대의 불만은 쌓일 수밖에 없다. 운영의 묘를 고려해 보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