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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한전)가 공사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법원에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

26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최근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법원으로부터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 소송 관련 서류를 받았다.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주민 김아무개(66)씨가 지난 19일자로 한전으로부터 가처분소송을 당했고, 24일까지 법원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은 주민은 16명에 이른다.

한전은 주민들을 상대로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부지 출입 금지할 것, 농기구와 차량·움막 농성 등으로 공사를 방해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고, 이를 위반하면 하루 50만 원을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쪽 산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5번 철탑을 완료해 세워 놓았다.
 한국전력공사는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쪽 산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95번 철탑을 완료해 세워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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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주민을 상대로 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은 이번을 포함, 세번째다. 처음 소소은, 지난 2012년 6월로 당시 한전은 주민 8명에 대해 하루 1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가 국회 지식경제위의 권고로 취하했다.

두번째로 한전은 2013년 9월 주민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 등 25명에 대해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한전이 요구했던 '위반시 하루 각 100만원 요구'에 대해서는 기각하면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은 인용하는 결정을 했다.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을 당한 주민들은 주로 밀양 상동면에 거주하며,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도 일부 포함 돼 있다. 또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부북면 위양리와 평밭마을 주민들도 포함돼 있는데, 앞으로 이곳에서도 공사가 새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한전의 이번 소송 제기는 공사 현장이 산악지형에서 마을 주변으로 옮겨오면서, 주민들의 저항을 봉쇄하기 위한 시도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주민들의 동요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해당 주민들은 '한 두 번 당해 보는 일도 아니고, 이제 관심 없다'거나 '밀양 주민들은 이제 소송당한다고 겁내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일부 주민은 소송 서류를 받자마자 아궁이에 던져버린 뒤, 대책위 상황실로 전화해 '알아서 해 주이소' 하면서 일소에 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밀양법률지원단 구인호·박경찬 변호사가 맡아서 대응하기로 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대책위,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 제기

한편 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된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위원회,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27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밀양 송전탑 공사 관련, 산업부와 한전의 위법행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대책위는 "밀양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 무려 5개월이 지났다"며 "막대한 물량과 재정, 인원을 투입하는 압도적 공권력 앞에서,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들로 구성된 주민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벌써 109명이 병원으로 응급 후송되고, 83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거의 매일같이 헬기의 소음에 압박과 스트레스를 느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정당한 저항은 무조건 '불법'으로 치부하며 공사를 밀어붙여 온 산업부와 한전이 실은 스스로 위법적 공사를 강행해 왔다"며 "공사 면적이 두 배로 늘어나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정면으로 어기며 헬기 공사 구간을 2곳에서 30곳으로 확대하였는데, 이 중대한 위법 사항에 대해 한국전력이 받은 처분은 고작 과태료 1000만 원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한전은 공권력이 투입된 속에 지난해 10월 2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으며, 밀양 4개면(부북, 산외, 상동, 단장)에 총 52개의 철탑을 세울 예정이다. 현재 절반 정도의 공사가 진행됐다.

현재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곳곳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다 음독 자살했던 고 유한숙(당시 74살) 할아버지의 장례를 아직 치르지 못한 채, 유족과 주민들은 밀양 삼문동 강변둔치 주차장 컨테이너에서 시민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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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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