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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9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9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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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북한에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제 고령의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흩어진 가족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산의 한을 풀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할 것을 북한 당국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등에서 현재까지의 단발성 이산가족 상봉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봉 정례화를 언급해왔는데, 이번에 3·1절 기념사라는 자리를 통해 공식 제안한 것이다. 지난 2월 14일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던 남북은 추후 접촉을 약속한 바 있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은 북한에도 있다, 북한도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북이 작은 약속부터 지키며 신뢰를 쌓아서 통일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통일된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평화의 심장이 될 것이며 동북아시아 국가들 역시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평화와 협력의 새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북한이 핵을 내려놓고 남북 공동발전과 평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초석을 넓히고 선진 한국을 만드는 데 있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두고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1주년인 지난 25일 대국민 담화에서 제안한 '통일준비위원회'를 재강조한 것이다. '평화통일' 발언도 눈길을 끈다. '통일 대박론'이 북한 붕괴에 기반한 흡수통일론이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진정한 용기는 역사 직시하는 것... 일본 정부, 용기있는 결단 내려야"

박 대통령은 이날 침략의 과거사와 평화헌법 및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려는 일본 아베 정부의 우경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한 나라의 역사 인식은 그 나라가 나아갈 미래를 가리키는 나침반"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지 못하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고 과오를 인정하지 못하는 지도자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용기는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라며 "양국이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새로운 번영의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올바르고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이면 한국과 일본은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게 된다"라면서 "지난 시대의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관계를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것은 평화헌법을 토대로 주변국들과 선린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등을 통해 식민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면서 미래로 나아가고자 했던 역사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정면으로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한평생을 한맺힌 억울함과 비통함 속에 살아오신, 이제 쉰다섯 분밖에 남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는 당연히 치유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역사를 부정할수록 초라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살아있는 진술과 증인들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고 정치적 이해만을 위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쌓아온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를 정치가 막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인류 보편의 양심과 전후 독일 등의 선례에 따라 협력과 평화·공영의 미래로 함께 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과거의 부정에서 벗어나 진실과 화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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