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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부인 김영명씨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부인 김영명씨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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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일 오후 4시 10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6·4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2일 서울 남산공원 백범 김구 동상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천만 서울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이 힘차게 고동치도록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주어진 임기를 지키면서 서울시민과 기쁨, 어려움을 함께 하겠다"라며 2017년 대선 출마를 위한 중도 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선언에 대해서는 "야당이 선거에 불리함을 느끼고 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나눠가지자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장은 민주당, 경기지사는 새정치연합이 차지하려는 것이다"라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하겠다고 했지만 핑계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자니 어렵고, 안 내자니 힘든 안철수 의원 측의 고육지책"이라며 "새정치가 무너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환멸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민 이용하는 정치인 있다... 듣기만 하는 경청 안 된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가족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가족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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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대한민국을 머뭇거리게 하는 갈등과 상처, 비능률과 무능이 수도 서울에 선명하게 드리워져 있다"며 "서울의 경제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하기보다는 오히려 잠식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단한 삶으로부터 시민을 감싸 안는 것은 복지이다, 복지의 절대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복지 시스템의 혁신도 필요하다"며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서울시는 일자리를 만들어낼 커다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은 정부와 협력하면 바로 현실이 된다", "대한민국의 발전은 중앙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밝혔듯이 3만 불을 넘어 4만 불 시대로 나아가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가야 한다" 등 여당 서울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각'도 세웠다. 그는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정치인이 있다"며 "그저 탈만 없으면 되는 무사 제일주의는 안 된다, 듣기만 하는 경청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 서울은 실천이 따르는 소통이 절실하다, 중앙정부와 허심탄회하게 서울시의 주요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정치력도 필요하다"며 자신을 차기 서울시장으로 부각시켰다.

아울러 "7선 의원인 저 정몽준이 이 일을 감당하고자 한다"며 "큰 그림을 가지고 단계별로 실천하겠다, 3시간 비행 거리에 살고 있는 15억 명이 찾아오고 싶은 서울, 장사가 잘 되는 서울,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집안 특별하지 않다"... '서민 vs. 귀족' 구도 경계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과정에서 보다 분명해졌다. 그는 '현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서울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인구도 줄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박 시장 측은) 그런 문제는 없다는 식의 강변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께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는데 (철학자가 아닌) 시장으로선 오해를 받을 발언"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들을 줄줄이 중단시킨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업이 보류된)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그 입지가 오페라하우스가 아니더라도 서울시민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좋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라며 "후임시장이 전임시장의 사업을 변경할 수는 있겠지만 그 사업계획이 (오페라하우스 대신) '텃밭'이라고 한다면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서울시 구상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그는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도심형 요양원을 확대하겠다"며 "학생이 줄어들어 빈 교실이 늘어난 초·중등학교의 보육시설을 늘리는 것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과의 대결에서 '서민 vs. 귀족' 구도가 굳혀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가족들이 피난해서 찍었던 가족단체사진을 '가보 1호'라며 공개했다. 현대그룹 일가 역시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가족이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 의원은 "아버지(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가 사업에 성공하셔서 저희 집안을 특별하게 보는데 성장환경이 이랬다"며 "누구든지 한 사람의 일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어린 시절이라 생각한다,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현대중공업 보유 지분을 백지신탁하는 문제나 2017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백지신탄은) 법에 있는대로 할 생각이다", "대선은 2017년에 있는데 저는 서울시장 임기를 마칠 생각"이라고 다시 밝혔다.

"친이·친박 갈라져 있다면 국민 실망할 것... 민심과 유리된 당심 없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 출마 공식 선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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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유력한 경쟁자로 평가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좋은 분이라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미국 출국 중인 김 전 총리는 3월 중순경 귀국,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처음으로 선출직에 도전하시는데 준비를 잘 하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김 전 총리가 준비한 좋은 정책을 잘 읽어보고 반영하겠다"라고 경선 승리를 다짐했다.

친박 주류의 '김황식 지원설'에 대해서는 "민심과 유리된 당심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경선룰에 대해) 저도 왜 의견이 없겠나, 당이 규칙을 정했으니 그 취지가 잘 반영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아직 친이-친박으로 갈라져 있다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언론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 공정한 경선이 되고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는 경선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봐서 경쟁력이 없는 후보가 내일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이날 정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에는 김용태·안효대·조해진·신의진 의원, 정양석 전 의원 등 소수의 의원들만 참석했다. 그 대신 태극기를 든 당원 및 지지자 100여 명이 찾아와 정 의원을 열렬히 응원했다.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도 동행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부러 출마기자회견이라 (당내에)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태그:#정몽준, #서울시장,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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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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