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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중기중앙회에서는 업종별 도매업 단체장 및 단체 실무진이 참가한 가운데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를 전격적으로 구성하고, 향후 대책을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28일 중기중앙회에서는 업종별 도매업 단체장 및 단체 실무진이 참가한 가운데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를 전격적으로 구성하고, 향후 대책을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가기로 합의했다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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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계란, 산업용재, 베어링, 문구 등을 포함한 일부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한국계란유통협회, 한국산업용재협회, 한국베어링판매협회, 한국산업용재협회,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등 7개 단체 실무진들은 지난 2월 28일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인태연 유통상인연합회장과 유재근 산업용재협회장을 공동대표로 하는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를 구성하는 데에도 합의했으며, 간사는 중기중앙회가 맡기로 했다.

이와 관련, 중기중앙회 이운형 소상공인지원단장은 "앞으로 협의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동반성장위원회와의 협상에 적극 임하는 등 간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중앙회는 또 이번 주 내로 '협의회 구성과 향후 계획'을 알리는 성명서를 관계기관에 배포하는 한편, 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협상 실무진을 꾸려 동반위를 직접 방문하는 등 그동안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동반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6개 단체 관계자들도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중앙회의 이번 결정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앞으로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 움직임이 좀 더 앞당겨질 수 있도록 협의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협의회 향후 대책을 위한 2차 모임은 오늘 3월 5일 중앙회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위 테스크포스 그동안 뭐했나?

지금까지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해 개별적으로 움직여 왔던 6개 단체로선 이번 협의회 구성이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도매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들은 생계형 소매업 적합업종 지정이 지난해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차례는 도매업이 될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였고, 또 거기에 맞춰 동반위와의 관계를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반위는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확실한 답변도 주지 않은 채 시간만 끌어왔기 왔다는 것이 이들 업계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관련 단체들의 원성이 커지자 동반위는 지난해 9월 계란협회, 산업용재협회, 베어링협회 등을 중심으로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었지만, 형식적인 모임에 그쳤을 뿐 실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 당시, 동반위의 한 관계자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테스트포스팀이 본격 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에 올 연말(2013년 말)까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는 "동반위가 도매업 단체, 학계 등 관계 단체를 중심으로 한 테스크포스를 구성했지만, 도매업을 적합업종 지정 범주에 넣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서 만든 것은 아니다"며  "다만,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이 꼭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입장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기도 했다.

"도매업 적합업종 반드시 만들어야"

도매업 동반위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도매업계에서는 동반위 내부적으로도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지 않겠느냐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연일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계란유통협회 측은 "물류센터와 대리점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 중심의 유통시스템이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라는 동반위의 입장에 대해, "계란을 포함한 대다수 중도매업자들은 대기업 중심의 유통망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더 많이 초래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대기업의 MRO(소모성 자재구매대행) 진출 저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싸워왔던 산업용재협회나 베어링판매협회 측도 "지난 2011년 6월, 대기업의 MRO 진출에 대해 사업조정 권고가 내려졌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느끼지 못한 채 계속된 어려움 속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대기업 MRO로 인해 기존 거래처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일이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현 시점에서 대기업의 MRO 진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길은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밖에 없다"며 "이제 동반위도 생계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지 말고, 이번 협의회 구성을 계기로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통상인연합회 이동주 실장도 "상품공급점 출현 이후 기존 동네슈퍼와 식당에 공산품과 식자재를 납품하는 지역 중도매인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CJ, 풀무원, 오뚜기, 대상 등의 식자재 대기업의 도매업 진출을 포함해 상품공급점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회·협의회, 적합업종 추진 주체 돼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반위가 아닌 중앙회와 협의회를 중심으로 도매업 적합업종 길을 모색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계란유통협회 하도봉 국장은 다음날 가진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론 최종 결정은 동반위가 하는 것이지만, 그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동반위를 지속적으로 압박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동반위가 최근 도매업 실태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외부에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는 6월말 이전이라도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국장은 또 "연구용역을 토대로 한 동반위의 내부 결정에 대해 현 시점에서 예단할 순 없지만, 한 번 난 결정은 번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연구용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중앙회나 협의회 차원에서 적극 강구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석자도 도매업 적합업종 관련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대기업 진출로 인한 도매업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가 성사되기까지 중기중앙회 앞에서 농성을 하는 등 그 어느 단체보다 많은 활동을 해온 유통상인연합회 인천시지부 박병규 사무국장은 "그동안의 노력들이 협의회 구성이라는 큰 결실을 만들어낸 것 같아 기쁘다"며 "비록 임의단체로 활동해왔지만, 다른 단체들과 힘을 모아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이라는 보다 큰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팩트 tv '인태연의 을짱시대' 22회 방송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는 인태연 회장과 정의당 김제남 의원(왼쪽)
 팩트 tv '인태연의 을짱시대' 22회 방송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는 인태연 회장과 정의당 김제남 의원(왼쪽)
ⓒ 전국유통상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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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장 인터뷰
"연합회 목소리 결코 식지 않을 겁니다"

-지난 2월 20일부터 도매업 적합업종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에 들어간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이마트의 이트레이더스, 롯데 빅마켓 등 창고형 할인매장에다, 최근엔 상품공급점까지 우후죽순 들어선 탓에, 식자재 도매업자들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식자재 도매업의 현실이 벼랑 끝 위기나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포함한 관련 부처들은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힘없는 우리라도 거리투쟁에 나서야죠."

- 대기업의 도매업 진출이 현장의 식자재 도매업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는지.
지금 당장이라도 폐업 위기에 처한 도매업자들이 전국에 걸쳐 산재해 있다면, 이해가 쉽게 되나요. 일부 도매업자들은 생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슈퍼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식자재의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 그런데 왜 동반위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농성을 하는지.
도매업 적합업종 지정을 포함해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동반위 앞에서 농성도 하고 기자회견도 해보았지만, 귀와 눈을 닫고 있는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동안 소상공인 대변 단체로 자임해온 중소기업중앙회를 간접적으로 압박을 하면, 좀 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중기중앙회 앞에서 철야농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 농성의 결과가 있었나요.
농성 다음 날인 21일에는 동반위 사무처장이 직접 농성현장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식자재를 포함한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겠으니, 농성을 그만 풀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후 중앙회에서도 도매업의 적합업종 지정에 대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난 2월 28일 중앙회에서 6개 업종별 단체들이 참가하는 긴급 간담회가 열렸고, 또 그 자리에서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까지 구성되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공동대표로서 협의회가 소기의 목적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소상공인 업계의 여야를 떠나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끝으로 유통상인연합회의 향후 계획에 대해.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지역의 소상공인 업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쓴 소리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 연합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청의 눈에 거슬려서 그런지 알 순 없지만, 사단법인 인가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 임의단체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자재 도매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우리 회원들은 그 어느 단체와 비교해도 단결력과 친화력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거기엔 바로 지금까지 연합회를 믿고 따라준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소상공인들이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유통상인연합회의 목소리는 결코 식지 않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소상공인신문 42호에 게재될 기사입니다.



태그:#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 #동반성장위, #중소기업중앙회, #도매업적합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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