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장'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휴먼적인 구기 종목은 단연 야구다. 구기 종목 중에서 일부는 사람과 공이 함께 들어가서 점수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공이 들어가야 점수를 얻는다. 하지만 야구는 사람만 들어가야 한다. 공을 홈에서 최대한 멀리 보내버린 뒤에 냅다 뛰며 사람냄새(?)를 풀풀 풍긴다. 올해 3월 8일 기존의 무등 야구경기장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로 개명과 동시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장했다.
나인뮤지스도 나오고, 연예인 야구단의 야구경기, 레전드 야구경기와 같은 행사와 더불어 멋진 모습을 드러냈다. 옛 명성과 흔적을 살린 입구의 문이 반가웠다. 새것이 좋긴 하지만, 옛 명성을 이어나가는 모습에서 기아의 10승에 이어 올해에는 11승도 기대해본다. 2시부터 개장이라는 데, 자리가 꽉 차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관중석으로 향했다. 개장 첫날이라 자리는 맘대로 앉았다.
'시범경기에 개의치 않고 개장 첫날 찾은 시민들이 진정한 야구팬'
이왕이면 넓은 시야로 경기장을 둘러보고자 3층으로 향했다. 기아의 시범경기가 같이 열렸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개장식을 찾은 많은 시민은 진짜 광주를 사랑하는 시민들이다. 경기장이 지어졌다고 하는 데, 도대체 어떻게 지어졌는지 정말 궁금해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야구시즌이면 TV로, 인터넷으로, 때로는 경기장으로 향했던 나 또한 경기장이 궁금하긴 마찬가지.
계단을 오르던 중 꼬맹이가 안아달라고 두 팔을 벌린다. 안고서 관중석에 앉고 보니, 꼬맹이 신발에 묻어있던 하얀 가루가 내 바지에 묻어있다. 손으로 털어도 잘 지워지지 않았다. 개장 날이라 이해하지만, 야구시즌에는 이런 점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의자에 앉아보니 지그재그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 앞사람이 서 있기라도 하면 뒤에서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힘들었는데, 그런 걱정은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야구장에는 역시 먹거리가 푸짐해야'야구장에는 역시 먹거리가 푸짐해야. 배낭 가득 과자며, 음료수, 라면 등을 챙겨왔다. 단골메뉴인 통닭은 빠졌지만, 애들이 쉴 새 없이 먹으며 만족해했다. 추운 날씨라 뜨거운 물만 부어 먹는 라면에 잠시동안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정준하, 김현철 등 연예인들의 야구와 왕년의 전설적인 장채근 등 레전드야구선수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남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인뮤지스의 공연도 재밌었다. 비록 세 명이 빠졌지만.
전광판은 넓은 경기장에서 시야에 쏙 들어올 정도로 큼지막해서 맘에 쏙 들었다. 3층에서 보니 전광판 바로 뒤로 도로와 통닭집 간판까지 다 보인다. 너무 강한 장외홈런은 좀 자재해야할 듯싶다. 넓은 시야와 지그재그 좌석, 남성보다 1.7배 많다는 여성화장실 등 여성과 관중을 배려한 점에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다시 찾고 싶다. 통닭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