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좋은 정치, 따뜻한 행정으로 강한 경기도 만들겠다"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새누리당 내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맞붙게 될 원유철 의원은 "경기도지사는 떠밀려 나온 후보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남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수원시 팔달구의 지동시장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따뜻한 행정을 펴는 따뜻한 도지사, 좋은 경기도를 만드는 좋은 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먼저 남 의원은 "최근 생활고로 삶을 포기한 가족들의 뉴스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한 분도 놓치지 않는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어 생활고를 이유로 삶을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만으로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면서 "따뜻한 마을공동체를 복원해 여기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청소년을 가르치도록 하겠다, 일하며 봉사하는 사회적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구체적인 공약으로는 ▲ 교통확충 ▲ 공공임대주택 확대 ▲ 방과후교실 확대 등을 내놨다.
남 의원은 또 "경기도의 상대는 중국의 상해·북경, 일본의 동경 경제권 같은 거대 도시들"이라며 경기도의 지역별 특화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남부지역은 첨단산업 클러스터, 동부지역은 전통과 자연이 살이 숨 쉬는 관광지역, 서부지역은 항만과 배후시설을 확충해 대중국 전진기지로, 북부지역은 통일경제특구로 만들어 많은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통일 대박'의 혜택이 경기도로 오도록 하는, 통일 대박을 준비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당내 신경전 치열... 원유철 "거품은 꺼지기 마련"남 의원은 당초 원내대표 도전에 뜻을 두고 있다가 당의 지방선거 중진 차출 전략에 따라 경기도지사 출마로 돌아섰다. 이후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 비중을 확대하는 경선 룰 변경을 검토하면서, 차출된 중진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남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은 원유철·정병국 의원, 김영선 전 의원 등 네 명으로 좁혀졌다. 당내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남 의원에 앞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은 9일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을 통해 남 의원을 겨냥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번 경기도지사 경선은 지원병 대 징집병, 준비해서 나온 사람 대 얼떨결에 나온 사람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 "경기도지사 경선은 아이돌 가수의 인기투표가 아니다"라며 "차분하게 인물검증·정책검증을 해야지 여론몰이로 얼렁뚱땅 선거를 치르면 결국 국민이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람은 빠지게 마련이고,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경선 룰에 대해서도 원 의원은 여론조사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행 '2:3:3:2'(대의원:당원:국민선거인단:여론조사)의 당헌·당규 규정은 당심과 민심이 적절히 반영된 황금비율"이라며 현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