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인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9일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는 공약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박승호 예비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도시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라면서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박 예비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5천 년 가난의 한을 푼 대통령으로 해외에서도 박정희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구미 City, Korea'보다는 '박정희 City, Korea'가 도시를 외국에 훨씬 더 잘 알릴 수 있어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의 이같은 발상은 미국의 워싱턴D.C.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을 기리는 의미에서 명명됐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구미는 도시마케팅 차원에서라도 박정희 대통령을 브랜드화 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마케팅 사례로 포항시가 실시하고 있는 '해병대 전역예정자 대상 포항투어'를 들었다.
포항투어는 해병대 1사단과 포항시가 주최하는 행사로 전역 한 달을 앞둔 해병대 장병들이 그 대상이다. 이 투어에 선발된 장병들은 포항시 도움을 받아 해병대 역사관·포스코·포항함·이명박 전 대통령 고향마을·보경사·새마을운동 발상기념관 등을 견학한다. 포항시는 2011년부터 지원조례를 통해 해병대 장병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매월 2회씩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정책대결 해야 하는데... 꼼수 망언, 기가 찰 노릇"박승호 예비후보의 '박정희시' 제안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트위터 이용자 @jh4***는 "영혼없는 인간 쓰레기가 알량한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얼마나 비열해지고 야비해지며 영혼을 파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누리꾼 @yoa****는 "구미는 박정희시, 박근혜 생가터가 있는 대구시는 그네광역시, 새마을 운동의 본산인 청도는 새마을시로 하라"고 힐난했다.
황대철 구미풀뿌리희망연대 대표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도시의 이름을 독재와 인권탄압 등 민주주의를 훼손해 논란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으로 개명한다는 것은 구미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창호 정의당 예비후보도 "경북도민의 민생을 보살피고 정책대결의 장이 돼야 할 경북도지사 선거를 박승호 예비후보가 코미디로 만들었다"면서 "그런 식이라면 포항을 이명박시로, 거제를 김영삼시로, 목포를 김대중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국에서 꼴지 수준인 복지와 민생문제에 있어서 진심어린 대안과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박정희 대통령 찬양을 통해 도지사 자리를 받아보겠다는 얄팍한 꼼수 망언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구미시민과 경북도민들을 전 국민 앞에 부끄럽게 만든 것을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