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시작과 함께 개원 15주년을 맞는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올해 역점사업으로 여성농업인과 여성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정책연구를 벌이기로 했다.
안정선(58)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은 11일 "민선 6기 충남 여성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를 진행하겠다"며 "특히 여성농업인과 여성장애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맞춤형 정책방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충남 여성들을 대상별로 세분했다.
"충남여성 중 가장 취약한 계층에 우선해서 주요정책 방향을 연구, 제시하겠다는 겁니다. 충남여성 중 노동자와 어민, 전업농민 순으로 취약하다고 봐요. 특히 여성어민들의 경우 대부분 맨손 어업을 해서 먹고 사는 노인이에요. 반면 사회적 관심도는 낮습니다. 정확한 기초조사를 통해 이들이 성 인지적 관점에서 차별받지 않고 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그는 지역별로도 여성정책 방향을 다르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은 도농복합형 지역임에도 출산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요. 충남 서북부 지역에 기업체가 들어오면서 젊은 층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봐요. 늘어난 다문화가정도 출산율을 높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고학력 여성들이 용기를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과제죠. 다문화 여성 정책도 별도의 방향제시가 있어야 합니다."올해 개발원의 기본연구 과제를 보면 이같은 고민이 반영돼 있다.
"10가지 기본 연구 과제를 선정했어요. 여기에는 민선6기 여성· 가족· 다문화 정책 방향과 과제, 충남 여성 건강증진 지원방안, 다문화가정 중도입국자녀 생활실태 및 정책지원방안, 여성장애인 실태조사,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체형 여성일자리 확대 방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여성농민·여성장애인 위한 맞춤형 정책 마련할 것"차세대 여성리더 양성 등 여성인재 발굴사업도 주된 사업계획 중 하나다. 올해에는 여성단체, 여성농업인, 여성장애인, 이주여성 등 여성의 주도적 참여가 필요한 대상에 교육연수 과정을 집중하기로 했다. 안 원장은 언론기자들의 성 인지력을 높이기 위한 워크숍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전시 첫 여성정책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시청 출입기자들과 많은 토론을 했어요. 기자들이 성인지적 관점을 갖고 취재하니까 시청 공무원들도 변화하더라구요. 충남도청 출입기자들이 성 인지력이 향상된다면 도청 공무원은 물론 도민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겠죠"안 원장은 도 유관부서와 협의채널을 강화한 것을 지난해 주요 성과로 꼽으면서도 다른 실국과의 연계시스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을 예로 들면 도청 내 여러 부서가 연관돼 있어요. 그런데 여성정책개발원의 경우 도 여성가족정책관실 사업 외에 다른 부서 사업 자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요. 도정과 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원과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안 원장이 여성리더양성에 주력하는 데는 그 만의 경험도 한 몫했다. 그는 대전여민회 회장, 대전여성환경포럼 초대 대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장, 대전시여성정책자문관 등을 역임했다.
"여성들이 젠더 관점을 갖고 일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많이 달라요. 제가 공주대학교 학생처장직을 맡자마자 학무회의에서 학내 각 위원회에 여성할당률을 정부 권장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어요. 실제 교육과정심의위, 기획위, 인사위를 비롯 부학장, 부처장까지 여성임용률이 높아졌습니다. 대전시 여성정책 자문관 당시에는 매년 상하반기에 '실국 양성평등 보고회'를 가졌어요. 시청 공무원은 물론 시 정책이 성 인지적 관점으로 변화됐죠. 역량있는 여성의 주도적 참여가 있어야 양성평등 시대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