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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열렸다.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지난 15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열렸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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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지난 15일 오전 11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에서 개막식을 열고 오는 21일까지 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개막 첫날에는 가족 나들이객과 전기자동차 공모를 원하는 도민 등이 몰리며 참관객이 1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도의 봄 방학이 끝나는 2월 이후부터 3월 20일까지는 특별한 관광 이슈나 볼거리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전기차 엑스포의 흥행은 실로 놀라운 것이다. 특히 BMW i3, 닛산 리프, 기아 쏘울 등이 국내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돼 전기차에 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둘째 날인 16일 관람객 2만3000여 명이 몰려 엑스포 누적 관람객이 3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대박' 국제행사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식 뒤 오찬자리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15일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식 뒤 오찬자리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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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청정 관광지 제주도를 찾고 있다. 세계자유유산등재와 세계지질공원 인증, 생물권보전지역 등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한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글로벌화 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지난 15일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과 함께 'Carbon Free Isiand Jeju by 2030'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없는 섬, 제주'로 녹색 성장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제주도. 하지만 제주도가 고향인 지역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아픔이 존재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전기오토바이를 타보고 있다.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어린이들이 전기오토바이를 타보고 있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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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애가 전기차의 구조물을 보고 있다.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어린 여자애가 전기차의 구조물을 보고 있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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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닛산 '리프' 시승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관람객들이 닛산 '리프' 시승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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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BMW 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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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SM3 Z.E.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르노삼성의 SM3 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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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레이'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기아차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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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프라자의 '피스'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파워프라자의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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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기차 미아
▲ 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프랑스 전기차 미아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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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의 한 음식점 여사장을 만나 그들만의 아픔을 들어봤다.

"어릴 적에는 주말이 되면 바닷가에서 빨래하고 아이들하고 물놀이 하고 즐겁게 놀던 추억이 지금 눈앞에도 생생합니다. 바닷가 근처에서 집을 짓고 살겠다고 눈여겨봤던 농토가 대기업에 팔려 외국인의 땅으로 마을 관광지로 공사가 진행돼 결국 다른 땅에 집을 짓고 살게 됐습니다. 많은 개발에 환경도 변하지만 꿈도 바뀌고 있습니다."

그는 한라산 중턱까지 난개발이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물도 모자라게 됐다면서 아쉬워한다.

국제도시 제주도에 많은 개발이 진행 중이다. 멀리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제주 난개발 국제도시 제주도에 많은 개발이 진행 중이다. 멀리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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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물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화산 지역인 현무암들이라 물이 고이거나 침수되지 않았는데 개발로 인해 이제는 여름철 폭우가 오면 침수현상도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바닷가 중심으로 흐르던 물줄기가 막혀 비가 오지 않으면 밑쪽 지역에서 물이 메말라 있기도 합니다."

친환경 국제도시 제주, 그러나 소외되는 제주 출신 지역주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는 실질적으로 43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한다며 지역주민들한테 벼농사·논농사 토지를 매입하고 지적조사 때 일부 지역민들에게 저렴하게 구입해놨는데,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면서 결국 외국인 땅이 되고 비싸게 팔렸다고 한다.

"대기업의 경우 처음 몇 명 주민들에게 현혹 시켜 일자리창출과 지역주민환원 등으로 보상책을 줘 공사를 진행시키는데 실질적으로는 공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차를 큰 덤프차를 구매하지 못할 경우 공사에서 빼버리고 맙니다. 지역주민 이익 환원 차원에서 작은 음식점도 도와줘야 할 것도 대기업이라면서 가격조정을 하자고 무조건 깎으려고 하니 참 속상합니다."

그는 한 작은 마을에서는 토착민 중 순수 지역주민이 30%밖에 안 되고 외부 자본과 외부인들이 70%까지나 되는 곳도 있단다.

그는 "이곳은 부녀회장도 외부사람, 이장도 외부사람이다 보니 실질적인 마을 행정에서 지역출신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 안 될 경우가 많습니다"라면서 "그러다 보니 돈 없는 사람들은 결국 고향인 제주 지역을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향이 없어지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돌아가지 못하는 현실이 이곳 제주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년 귤 농사로 한 해를 사는 지역주민들과 외부 관광객 유치로 한 때 돈을 버는 외부에서 온 사람과 어떻게 같습니까?  돈 있는 사람은 골프치고 없는 사람은 청소부로 나가야 합니다."

외부인은 관광객 대상으로 펜션과 건물 등을 지으려고 귤나무, 과수원을 배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감귤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 제주 난개발 감귤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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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행정보다는 밑바닥을 훓을 수 있는 행정, 책상머리 행정보다는 실질적인 행정으로 지역주민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돈 있는 외부사람들이 들어와서 고향인 제주 시민을 쫓아내는 것은 잘못입니다. 인구유입·경제효과도 좋지만 저소득 지역주민들에게는 고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이 늘 하고 있습니다."

그는 실질적으로 외부에서 온 사람들과 지역주민들과는 거의 소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법대로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가진 분도 많다며 고향이라는 끈끈한 정이 없어져 간다고 하소연했다.

감귤 농사에 쓰이는 트럭
▲ 제주 난개발 감귤 농사에 쓰이는 트럭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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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라며 카지노와 엑스포 등 성과성 행정보다는 정말 지역주민들이 갖고 있는 애로사항을 살펴서 함께 더불어 잘사는 국제자유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만의 볼거리를 함께 찾고 감귤을 잘라 만들어내는 관광지가 되지 않도록 정부나 제주시 행정 등이 밑바닥을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씁쓸한 마음에 외부인으로 불과 500미터 거리도 안되는 곳에 펜션 사업을 하는 모사장을 만나봤다.

"14년 전부터 이 곳에 들어와서 펜션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지역주민과 만나면 이야기가 잘 되다가도 한두 사람 지역주민이 모이면 전혀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피해의식도 많고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살아보면 알게 됩니다."

그는 아빠가 외지 사람이고 엄마가 이 곳 지역주민 출신이라고 해도 학교에 가면 반쪽이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라고 귀뜸했다.

"농사만으로 먹고 사는 것을 다 해결하지 못하니 여러 가지를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텐데 1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고향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의 지역주민. 제주도를 제2의 고향으로 살아가려는 외부출신의 제주도민. 서로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모두가 지금의 국제자유도시 제주도를 이끌어가야할 주인이기에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 고유의 제주도의 향기와 멋을 외부 주민과 제주도가 고향인 지역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지금의 외형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청정 자연을 잘 보살피고 외부인과 지역민이 함께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제주도만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 제주 난개발 청정 자연을 잘 보살피고 외부인과 지역민이 함께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제주도만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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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청춘매거진 드림에코에 같이 게재



태그:#제1회국제전기차엑스포,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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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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