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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공존하지 않는 인간의 미래는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고수습조차 끝내지 못했으며 지속해서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다시 그곳에 삶의 터전을 이루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속해서 원전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시설이며,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호적인 차원의 '핵발전 반대운동'은 사회적인 파급력을 확산해 나갈 수 없을뿐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공허한 구호에 머물수도 있다.

과연 대안은 없는가?

'핵발전 반대운동'을 하나의 구호차원이 아니라 교회공동체 운동으로서의 대안으로 이끌어가는 반가운 시도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도의 하나로 한국기독교장로회(아래 기장)은 원전 없는 세상,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교회공동체'를 추구하며 지난 2014년 2월 21일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이사장 이진 목사)을 창립하였다.

기장 소속 교회와 교인들의 힘을 모아 비어있는 교회 옥상을 활용하여 햇빛발전을 시작한다고 하여, 3월 초 기장총회 배태진 총무를 만나, 햇빛발전을 통해 생명운동이 교회 안에서 어떻게 확산할 수 있을지 그 비전과 계획을 전해 들었다.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 묻고 답하다

배태진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배태진 목사
배태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배태진 목사 ⓒ 김민수
-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을 창립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은 나무에 물이 오르고,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춘분'(3월 21일)을 맞아 '빛고을' 광주에서 '창립감사예배'를 드림으로써 생명평화운동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지구촌 환경위기가 재앙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여름철에도 얼어붙어 있던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소식입니다.

창조세계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생태선교야말로 이 시대 사회선교의 핵심적 사항임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햇빛발전운동에 참여하는 가장 큰 동기는 창조세계의 아름다움과 지속성을 이어가려는 신앙 고백적 자세일 것입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핵발전을 넘어서 친환경 대안에너지로 대체하는 일은 시급하고도 긴요한 일일 것입니다. 교회는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비전이 무엇일까요, 엉뚱한 답일지도 모르겠지만, '해'의 중요성을 현대인들이 깨닫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해'(日)를 우리에게 선물로 준 창조주의 사랑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풀면 기장교회 모두가 햇빛발전운동에 참여하는 비전, 기장 교우 가정마다 햇빛발전소를 세우는 것이고요, 이런 저희의 움직임이 한국교회에 전파되고 확대되어가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이 무엇인가요?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은 기장총회 생태운동본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협동조합으로서 햇빛을 이용하여 '무공해' 전기를 생산하는 햇빛발전협동조합입니다.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은 기장 교회와 교인들이 운영하는 협동조합으로서 햇빛발전에 유리한 교회 옥상을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으로 농촌교회에 자가발전용 햇빛발전소 설치를 지원함으로써 농촌교회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일을 합니다.

환경문제가 점점 더 커지는 지금, '햇빛'은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선물입니다. 햇빛은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으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햇빛발전은 공해가 없으며, 대형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과는 달리 장거리 송전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갈등이 없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햇발전소 사고 이후에 안전한 에너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6년마다 핵발전소 1기를 지어야 할 정도로 전기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의 냉난방 전기소비의 증가에 따른 '전력 피크'에 맞춘 전기 공급체계의 설계는 이 기간 이외에는 과포화된 전기 생산 및 발전 설비의 과중한 설치로 이어집니다.

햇빛발전은 전력 피크 시간대에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전력 피크를 완화하고 전력위기에 대응케 함으로써 더는 추가적인 발전소 설치를 필요하지 않게 합니다. 위험한 핵발전소 건립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독일과 유럽은 더는 핵발전소를 짓지 않으며 가동 중인 핵발전소도 최단 시간에 중단한다는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햇빛발전은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창조질서의 보전에 이바지합니다. 또한, 수익금 배당을 통해 농촌교회를 지원함으로써 교회 간의 형제애적 연대를 실현하며, '친환경'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역공동체를 건설하는데 교회가 앞장서게 합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지난 2월 21일, 기장총회교육원에서 기장햇빛발전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었고, 앞으로 5년간 시간당 총 500㎾ 이상의 전기 생산이 가능한 햇빛발전소들을 세우려고 합니다. 조합은 해마다 시간당 총 1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햇빛발전소들을 새로 세워 5년 뒤에는 시간당 총 500㎾ 이상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100㎾는 1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조합은 29명의 발기인과 880만 원의 출자금으로 설립됐으며 앞으로 5년간 조합원 수를 5000명, 출자금을 15억 원 규모로 늘릴 방침입니다. 조합은 햇빛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연간 1개 이상의 농촌교회에 자가 햇빛발전시설(시간당 3㎾)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의 자가발전시설 설치를 유도하기 위한 '햇빛발전 컨설팅' 사업도 펼칠 계획입니다.

조합의 1호 햇빛발전소는 오는 4월 완공을 목표로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신학대학원 옥상에 건설 중입니다. 300㎡(90평) 규모의 옥상에 시간당 50㎾ 발전용량의 발전설비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3시간 가동하면 연간 5만 6575㎾ H를 생산, 2200만 원 정도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2호 햇빛발전소는 오는 10월 서울 강북구 4·19로 기장 총회 건물 옥상에 시간당 20㎾ 발전 규모로 세워질 예정입니다.

기장은 3월 11일, 기장햇빛발전소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춘분인 21일(금) 오후 2시, 빛고을 광주 '광산교회'에서 창립감사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를 통해서 생명평화운동의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며 더는 '전기 소비자'가 아니라 '전기 생산자'로서 안전하고 공해가 없는 전기를 생산함으로써 창조세계를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자고 다짐했다.

이런 시도가 교단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탈핵 운동은 단순한 사회운동이 아니라 영성신앙운동의 차원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의 창조세계에 대한 고백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창세기의 고백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세상을 지켜가는 일은 영성신앙운동인 것이다.

이런 운동이 범교단적으로 종교적으로 이뤄진다면, 획기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원전 없는 세상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탈핵#배태진#햇빛발전소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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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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