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8일 오후 5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6.4 서울시장 선거 출마 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상의한 적 있다고 밝혔다. 이른 바 '박심(朴心. 청와대의 의중)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김 전 총리는 18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대통령 선거 과정 이후에 박근혜 대통령하고 일체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일이 없다"라며 박심 논란을 부인했다. 그러나 "김기춘 실장님과는 법조계 선배기 때문에 이런 저런 문제로 관해서 상의를 한 적은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그는 지난 14일 귀국 현장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주변 인사 중 청와대 인사는 없느냐"는 질문에 "정치권에 계신 분도 있고 저와 같이 행정을 했던 분, 학자, 친지 등 다양한 분들이 권유했다, 여기서 누구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박심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님의 생각이 어떤 건지는 알 수 없다"라며 "어디까지나 제가 서울시장 본선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판단하시기 때문에 (저를) 홍보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이어, "어느 계층, 계파의 지원을 받아서 서울시장 출마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백히 말씀드린다"라며 "어느 계파에 의존하고 어느 계파를 존중하는 행태는 결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이 공천접수 마감일을 연장하면서 자신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리 접수가 가능했던 상황'임을 강조하며 억측으로 일축했다.
그는 '당심은 김황식, 민심은 정몽준'이라는 분석에도 "당심이 저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라며 박심 논란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출마의 '출'자도 없는데... 비서실장 취임 축하인사"그러나 민주당은 "6.4 지자체 선거를 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김 전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허영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전 총리께서 서울시장 경선에 청와대를 끌어들인 것은 '박심'을 팔아 서울시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는 협박이고, 공정 경선을 해치는 구태정치"라며 "대통령의 배경만을 갖고서는 서울시민을 배경으로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몽준 의원 측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전 총리는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청와대 개입설'을 스스로 인정했다"라며 "서울탈환을 위해 아름다운 경선을 열망하는 서울시민과 새누리당 당원 모두를 우롱하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또 "김기춘 실장은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다시 한 번 당 경선과 지방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인 간의 축하인사에 불과했다며 박심 논란을 일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전 총리와 김 실장이 통화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퇴임 후 독일에 체류하던 김 전 총리가 지난해 10월 귀국해 (김 실장에게) 비서실장 취임에 대해 취임인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인터뷰) 스크립트를 확인했는데 출마의 '출'자도 안 나왔다"며 "이것은 사실과 다른 기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