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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 역시 1:1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독자세력을 추진했던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 통합되면서 급격한 판세 변화가 일어났다. 풀뿌리민주주의의 상징인 지방자치에서마저도 양당체제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사이에서 진보정당은 길을 잃었다. 지난 2010년 야권연대를 통해 일정한 지분을 확보하면서 기초단체장과 다수의 기초 의원을 배출했던 전력은 너무 먼 과거가 됐다.

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 4개 진보적 정당들은 이번 선거가 각기 다른 의미로 중요하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 사건과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청구를 선거 국면을 통해 돌파하고자 한다.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내세운 정의당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부터가 급선무다. 노동당은 완전히 무너져 버린 한국사회 좌파의 영역을 다시 세워야 하고, 녹색당은 원자력발전과 송전탑 건설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성과가 필요하다.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정당해산 등으로 최대위기... 정면 돌파 예고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 독재 심판'을 내세운 통합진보당 마포구청장(김보연), 시의원(이수정, 박무웅), 구의원(김세규, 김상규) 후보들이 박정희 기념관을 어린이·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진보당 후보들 "박정희기념관을 청소년들에게 돌려줘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 독재 심판'을 내세운 통합진보당 마포구청장(김보연), 시의원(이수정, 박무웅), 구의원(김세규, 김상규) 후보들이 박정희 기념관을 어린이·청소년 문화공간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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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은 그야말로 창당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일부 당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헌법재판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정당해산심판 청구가 진행 중이다. 헌재가 지방선거 전에 정당해산 판결을 내리거나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 선거 자체를 치를 수도 없다. 그런 가운데 통합진보당은 전국에 1000명의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현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당의 역량을 지방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당직자를 비롯해 의원 보좌관, 청년·대학생 당원 등 당의 거의 모든 구성원이 선거에 나갈 수도 있다는 태세다. 특히 서울시를 비롯해 여야 박빙 광역지자체에도 후보를 출마시켜 내란음모 사건과 정당해산심판과 관련한 여론전을 펼치려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노원구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정태흥 서울시당위원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웠다.

홍성규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1000명의 후보가 박근혜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는 서민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진짜 진보정당이 어디인지, 박근혜 독재에 맞설 선명한 야당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지지를 모아줄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이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존재감 알리기에 총력... 현역 기초단체장 수성이 관건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불이행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정의당, 지방선거 제도개선 등 정치개혁 촉구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불이행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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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일단은 "진보의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며 독자행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의 핵심지역인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 하는 등 여전히 상황이 쉽지 않다. 서울의 박원순 시장과, 경기도의 김상곤 전 교육감 등 진보적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정의당이 협력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수도권에서 후보가 없다는 것은 전반적인 선거 국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의당은 우선 상대적으로 기반이 있는 인천과 울산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는 김성진 인천시당위원장이, 울산에는 조승수 전 의원이 각각 출마했다. 또 인천의 배진교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 등 현역 구청장 2명의 재선과 황순식 과천시장 후보(현 과천시의회 의장)의 당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여전히 2%가량에 머물고 있는 정당지지율이다. 또한 심상정, 노회찬, 천호선 등 명망 있는 지도부들이 있지만 이들이 지방선거에 후보로 출마하지 않으면서 활동에는 한계가 생겼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거대 양당 독점 체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라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진보가 한국사회에 굳건히 서야 하는 국민적 요구가 있고, 그 역할을 정의당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내부 상처 수습하고 광역의회 중심으로 선거 준비

의료 민영화 반대 포퍼먼스.
 의료 민영화 반대 포퍼먼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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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은 지난해 진보신당에서 당명을 변경했다. 반자본주의와 노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좌파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연이은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와 같은 당의 얼굴로 활약했던 인사들이 빠져나갔다. 특히 최근 박은지 부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생겨 내부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노동당은 박 부대표의 장례를 계기로 당의 분위기를 수습하고 지방선거를 준비 중이다.

현재 노동당에는 11명의 기초의원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노동당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광역단위에서는 울산에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광주에서도 후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은 지난 2008년 서울 마포를 시작으로 구로와 중랑구 등에 '노동자, 서민 중심의 진보 자치 공간'을 표방하는 '민중의집'을 운영하며 풀뿌리에서 텃밭을 만들고 있다.

윤현식 노동당 대변인은 "광역의회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면서 전체 2% 정도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기초단위에서는 당선 가능한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녹색당] 과천시장 당선 기대... 정의당과 단일화가 관건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를 비롯한 녹색당원들이 지난 2012년 3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선거운동본부 "나는 녹색당이다" 출범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를 비롯한 녹색당원들이 지난 2012년 3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선거운동본부 "나는 녹색당이다" 출범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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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창당한 녹색당은 그해 총선에 참여해 탈핵, 농업, 생명 의제를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 3인과 부산기장과 경북 영덕 등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 역시 '탈핵'과 생명권 의제를 중심으로 치를 전망이다. 현재 녹색당은 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회 3명, 기초의회 7명 등의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도 비례 후보를 낼 예정이다.

이 가운데 특히 과천시장에 출마한 서형원 과천시의원의 당선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오랫동안 지역 풀뿌리 정치를 통해 상당한 조직력을 갖췄고, 지역에서 인지도도 높은 상황이다. 현재 논의 중인 정의당 황순식 후보와의 단일화가 최대 과제다. 녹색당 측은 선거인단 투표 방식, 여론조사 방식 등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현 녹색당 사무처장은 "과천에서 녹색당 역사상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을 만들어 보자는 당원들의 의지가 강하다"라며 "녹색당이 추구하는 풀뿌리의 가치와 탈핵에너지 정책, 생명권 존중 등의 의제를 확산시킬 수 있는 선거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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