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사는 못 고쳐도 장은 고친다〉
▲ 책겉그림 〈의사는 못 고쳐도 장은 고친다〉
ⓒ 위즈덤하우스

관련사진보기

똥을 보면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고 하죠. 건강할수록 똥 굵기가 굵고, 냄새도 없고, 빛도 황금색을 띤다고 하죠. 빛깔이 갈색이면 간이 안 좋고, 쑥빛이면 장염일 수 있고, 피가 묻어 있으면 대장을 의심해야 한다고 하죠.

우리 집 막내는 똥을 가늘게 자주 싸는 편이죠. 먹기는 엄청 많이 먹는데 아픈 치레도 그만큼 많이 하죠. 채소와 야채보다 고기를 많이 먹으려고 하는 까닭이지 싶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는 아주 적게 먹는 편입니다. 대신에 과일은 즐겨먹는 편이죠. 팔과 다리가 셋째보다 가는 편인데 아픈 치레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똥도 적당한 크기로 빛깔도 좋고요.

그래도 첫째 딸아이가 가장 건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똑똑하기도 하고, 달리기도 제일 잘 하죠. 녀석은 김치와 채소와 과일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똥도 내 똥보다 훨씬 굵고 빛깔도 좋죠. 그래서 그런지 피부도 너무너무 곱습니다.

"나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던 아기들의 장내 세균을 조사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그런 아기들의 40%가 변에서 대장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태어난 직후 아기의 장내세균이 한 번이라도 대장균 투성이가 되지 않으면 아기의 장은 그 후 정상적 발육을 기대할 수 없다."

이는 후치타 고이치로의 <의사는 못 고쳐도 장은 고친다>(위즈덤하우스 펴냄)에 나오는 내용이죠. 그는 장 속에 있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절묘한 균형을 갖추고 있을 때에야 몸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장내세균이 없는 어린이들은 그만큼 아토피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게 바로 그런 까닭이겠죠.

일본의 유명한 의사요, 건강과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쓴 바 있는 그는, 똥을 모으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고 합니다. 개발도상국들까지 해서 무려 70개국을 돌고 돌았다고 하죠. 그래서 모은 똥도 족히 10만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나라마다 사람의 똥 크기가 다르다

그때 그가 깨달은 게 뭐였을까요? 각 나라마다 똥의 크기가 다 달랐다고 하죠. 그 가운데서도 멕시코 사람들의 똥이 가장 컸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식이섬유를 가장 많이 섭취한 까닭이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그는 똥이 크면 자살률도 그에 따라 반비례한다고 말하죠. 그만큼 멕시코인들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그와는 달리 똥의 굵기와 길이가 작은 한국과 일본은 그만큼 자살률이 높다고 하죠. 두 나라 사람들 모두가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는 까닭이겠죠.

그래서 그랬을까요? 그는 그 누구보다도 지렁이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인 장본인이라고 하죠. 지렁이야말로 이 땅에 가장 '좋은 똥'을 배출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지렁이는 장내세균을 장 속에 갖고 있어서 전 세계의 황폐한 토지들을 생물이 살 수 있는 비옥한 토지들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하죠.

한 번은 그가 재미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지렁이의 흙과 관련된 실험이었다고 하죠. 그는 지렁이가 배출한 '토양균'을 캡슐에 넣고 매일 먹었는데, 죽은 듯한 정력이 그때부터 살아나고 치솟았다고 합니다. 이미 일흔 살이 넘어선 그의 몸에 말이죠. 그것은 그의 친구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빈 말은 아닌 게 분명해 보입니다.

"뇌는 음식물이 안전한지 어떤지 판단할 수 없지만 장은 판단할 수 있다. 식중독균이 섞인 음식이라도 뇌는 먹으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렇지만 장은 균이 들어 있으면 강력하게 거부반응을 보인다. 장에 들어간 음식물이 안전한지 아닌지는 장의 신경세포가 판단한다. 안전한 것이 아니면 즉시 토하거나 설사를 일으켜서 되도록 빨리 몸이 중독되지 않도록 반응을 일으킨다."(78쪽)

이 부분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뇌에 의해 장이 통제받는 것 같지만 사실 장에 따라 뇌가 컨트롤 될 수 있다는 것 말이죠. 음식물의 안전성 판단을 뇌에서 하는 게 아니라 장에서 하고, 장내 세균의 움직임에 따라 뇌도 그만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특히 뇌와 관련된 뇌분비 물질도 그렇다고 하죠. 그 중 세로토닌은 환희와 쾌락을 전달하고, 도파민은 기분을 고양시키고 의욕을 고취시킨다고 합니다. 그것은 모두 뇌로부터 분비되는 것들인데, 모두 장내세균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죠. 세로토닌의 경우 뇌에 존재하는 건 고작 2%에 지나지 않지만, 장 속에는 무려 90%이상이 존재한다고 하니 말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짐한 게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집 세 아이들에게 과일과 채소와 야채 위주의 식단을 더 늘려야겠다는 게 그것이죠. 또한 초등학교 시절을 졸업하기까지는 일찍 재워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장이 튼튼하여 건강하고, 그만큼 머리도 똑똑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건 나와 같은 어른들도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의사는 못 고쳐도 장은 고친다 - 병원 가지 않고 내 몸을 되살리는 장 건강법

후지타 고이치로 지음, 최려진 옮김, 위즈덤하우스(2014)


태그:#지렁이, #토양균, #〈의사는 못 고쳐도 장은 고친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