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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촛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22일 저녁 밀양 상동면 고정마을에서 주민과 부산·울산·경남지역 연대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모여 '밀양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촛불집회는 139번째로 열렸다. 2012년 1월 16일 밀양 산외면 보라마을 고 유한숙(당시 74세)씨가 분신자살한 뒤부터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매주 토요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어 왔다.

그동안 촛불집회는 밀양시내 한복판인 영남루 앞 계단에서 주로 열었다. 대책위는 밀양 4개면(상동·산외·단장·부북)을 찾아가 한 차례씩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고 고정마을부터 시작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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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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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마을은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음독자살한 고 유한숙(당시 74세)씨가 돼지를 키우던 곳이다. 유씨는 지난해 12월 2일 집에서 음독했다가 나흘 만에 숨을 거두었다. 유가족들은 '원인 규명'과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시신을 냉동 보관해 놓고 밀양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지난해 10월 2일부터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된 속에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공사를 강행중이다. 주민들은 용회마을·여수마을·고정마을·평밭마을 등 곳곳에서 움막을 설치해 놓고 농성으로 대치중이다.

"한전 미워서가 아니라 사람 살게 해달라는 것"

이날 촛불집회에서 사회를 본 김철원 밀양농민회 정책실장은 "이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평화롭다"며 "송전철탑은 사람이 사는 마을을 지나간다. 우리는 한전이 미워서가 아니라 사람 살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마을 이장 부인인 이부남(61)씨는 "할 말이 많다. 그런데 숨이 막혀서 다 못하겠다. 가슴이 먹먹하다. 우리는 지금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다섯달 동안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처음에 '데모'라는 글자만 알았지 몰랐는데, 경찰을 보면 발악하고 욕이 나오고 고함을 지르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한전은 철탑 짓겠다고 하면서 헬기로 장비를 실어다 나르고 있다. 우리는 헬기만 보면 숨이 막힌다. 한없이 울고, 할 말이 많은데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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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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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고준길(72·용회마을)씨는 "처음에 투쟁했던 마을이 많았는데 한전의 회유와 협박으로 일부 마을이 보상에 합의를 하고 있다"며 "얼마 전 마을 주민들이 모여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몇 분은 지친다고 하셨지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자식한테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칼을 뽑았으면 호박이라도 찔러 보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철탑 현장(101번)에 움막을 설치해 놓고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농성하고 있다. 최근 경찰이 몇 차례 찾아와서 둘러보고 갔다. 그것을 보면 그 현장도 곧 공사를 하기 위해 현장시찰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농성장에 두 사람보다 세 사람이, 세 사람보다 네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더 위안이 된다. 그것처럼 주변에서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4월 12일 밀양에서 '큰 규모의 문화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는 "상동면 주민들은 열심히 싸우고 뗏목까지 만들어 경찰을 골탕 먹이고 있다"며 "한전과 경찰이 주민들을 더 압박하고 있지만 여러 마을이 현장을 끝까지 지키고 있다, 우리의 자존심이고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며 "농성장을 찾아 연대하면 지켜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연대단체들이 마을에 있는 빈집을 꾸며서 주민과 소통하고 주말농장으로 활용하려고 하니 빈집이 있는 마을은 신청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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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가수 우창수씨 부부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의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민중가수 우창수씨 부부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의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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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한숙씨 장례와 관련해 김 대표는 "장례가 늦어지고 있어 부끄럽고, 유족들도 힘들어 하고 있다"며 "대책위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12일 밀양에서 '큰 규모의 문화제'가 열린다. 김준한 대표는 "대중성 있는 인사들의 참여를 위해 섭외하고 있다, 대한민국 음악상을 받은 윤영배씨가 참석하기로 했고 다른 대중인사들에 대해서도 섭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중가수 우창수씨 부부, 정대준·남어진(진과준)씨가 노래를 불렀다. 또 부산울산경남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대중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 가사를 바꾼 '외부세력 어때서'를 함께 불렀다.

"야야야 외부세력 어때서, 연대에 지역이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밀양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외부세력 어때서, 연대하기 딱 좋은 곳인데, 어느날 밀양의 할매들 괴롭히는, 송전탑을 막아내면서, 한전아 꺼져라, 외부세력 어때서, 연대하기 딱 좋은 곳인데."(개사곡 "외부세력 어때서" 1절).

 정대준-남어진씨가 '진과준'이라는 이름으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의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대준-남어진씨가 '진과준'이라는 이름으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의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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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참여한 연대단체 회원들이 개사곡 "외부세력 어때서"를 부르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참여한 연대단체 회원들이 개사곡 "외부세력 어때서"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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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참여한 연대단체 회원들이 개사곡 "외부세력 어때서"를 부르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주최로 22일 저녁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에서 139번째로 열린 '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참여한 연대단체 회원들이 개사곡 "외부세력 어때서"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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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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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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