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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엔 되도록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엔 되도록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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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에 사는 27살 김아무개씨. 지난 주말 비소식이 없고 날도 포근하다는 예보에 도시락을 싸서 공원으로 나갔다. 화창한 봄날을 기대했건만 하늘이 뿌얘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했다. 봄이 찾아와 서서히 기온이 오르면서 바깥은 포근해졌지만 요즘 대기 환경이 썩 좋지 않다. 특히 작년 가을부터 '중국발 스모그', '미세먼지' 등이 자주 언급되면서 대기 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루 종일 숨 쉬며 살아가야 하기에 대기 중 황사와 미세먼지는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시야를 탁하게 하고 인체에 유해한 건 둘 다 마찬가지다. 황사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 등으로 막는 방법 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게 황사이고 미세먼지인지 구분이 잘 안 돼 헷갈린다.

일반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10㎛ 이하인 먼지를 통칭해 '미세먼지'라 부른다. 입자의 크기로 보면 황사도 미세먼지 범위에 속하지만 황사는 건조한 사막이나 고원 등의 흙먼지가 떠오른 부유 물질로 칼슘, 마그네슘 등 주로 자연의 토양 성분으로 구성됐다. 또 국내에서 발원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는 공장의 매연,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 인간 활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황산염, 질산염 등이 주요 성분이다. 황사처럼 발원지가 몇 군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국내외 도처에서 발생해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황사보다 위해성이 더 크다.

한편, 기상청의 황사특보제는 2002년 처음 도입됐다. 현재 기상청은 황사 관측망에서 미세먼지(PM10 기준)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 도달할 시 주의보나 경보를 내린다. 황사주의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00㎍/㎥ 이상, 황사경보는 미세먼지 농도가 800㎍/㎥ 이상인 상태가 각각 2시간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그램)

이에 비해 서울시 미세먼지경보제는 도시대기관측망을 토대로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 당 평균 17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미세먼지주의보'를 내린다.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 당 평균 24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는 '미세먼지경보'를 발효한다.

황사는 비교적 큰 입자(PM10)로 구성된 반면, 미세먼지는 대개 이보다 더 작은 입자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사례 중 매우 짙은 황사는 지난 2010년 3월 20일 흑산도(2712㎍/㎥)에서 관측됐다. 

국립기상연구소 황사연구과는 "옅은 황사의 경우 112㎍/㎥ (2012.4.28/속초)가 관측된 반면, 미세먼지는 최고 273㎍/㎥를 기록했다. 이처럼 황사와 미세먼지의 관측등급 간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점을 고려해 계속해서 환경부와 협업해 나갈 예정이며, 국민 건강에 위해성이 더 큰 초미세먼지(PM2.5)에 대한 경보제도 2015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상청은 황사 농도를 ▲ 옅은 황사(0~399㎍/㎥) ▲ 짙은 황사(400~799㎍/㎥) ▲ 매우짙은 황사(800㎍/㎥ 이상)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짙은 황사'는 그 농도가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황사주의보나 황사경보가 내려진다. 하지만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옅은 황사'의 경우 미세먼지 기준(좋음·보통·약간나쁨·나쁨·매우나쁨)에 모두 해당돼 일반인들이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발원지가 다르긴 하지만 황사도 미세먼지에 속하기 때문에 황사와 미세먼지 기준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한편 작년까지 황사특보 발령은 기상청에서, 미세먼지 예보는 환경부에서 담당해왔다. 발표창구 이원화로 인한 예보혼선 및 민세먼지와 황사의 동시 발생 시 양 기관의 예보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난달 14일 기상청 국립기상센터(NMC) 내에 양 기관이 통합예보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고비사막·내몽골 고원이 황사 발원 80% 차지

황사도 미세먼지 범위에 속하지만 황사는 건조한 사막이나 고원 등의 흙먼지가 떠오른 부유 물질로 칼슘, 마그네슘 등 주로 자연의 토양 성분으로 구성된다.
 황사도 미세먼지 범위에 속하지만 황사는 건조한 사막이나 고원 등의 흙먼지가 떠오른 부유 물질로 칼슘, 마그네슘 등 주로 자연의 토양 성분으로 구성된다.
ⓒ 온케이웨더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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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黃砂)는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인 몽골과 중국의 사막지역, 황하 중류의 황토고원, 내몽골고원에서 한랭전선의 후면에서 부는 강한 바람이나 지형에 의해 만들어진 난류로 인해 다량의 먼지가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지표에 천천히 낙하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고향은 동아시아 대륙의 중심이다. 대부분 몽골과 중국 접경의 사막으로 볼 수 있다. 이곳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비는 적게 내리는데 증발은 잘 돼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연강수량이 200㎜도 채 안 돼 물이 매우 부족하다. 바람도 강해 식물이나 사람이 살기에 척박한 땅이다.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이 국내 주요 황사발원지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황사 발원지인 내몽골과 중국 북부 지역에 봄 가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기상연구소 황사연구과 관계자는 "최근 고비사막과 내몽골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정도로 매우 건조한 상태다. 5월까지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낮아 봄 가뭄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도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 황사 발원지의 흙먼지 발생 상태 등을 살펴보면 황사 발생 가능성은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따라서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 사이 한반도에 강한 황사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황사의 발원지가 점점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심각하다. 최근 기상청이  1980년부터 2012년까지 황사 발생 현황을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황사 발원지가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반도 황사 발생의 3가지 조건

한편 우리나라에 황사현상이 발생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첫째, 발원지에서 먼지 배출량이 많아야 한다. 발원지에 강수량이 적고 증발이 잘 되며 풍속이 강한 기상조건(겨울이나 봄)이 돼야 한다. 또 봄철 해빙기에 토양이 잘 부서져 부유하기 적당한 20㎛이하 크기의 먼지가 다량으로 배출되기 위해서는 지표면에 식물도 거의 없어야 한다.

둘째, 발원지로부터 황사가 이동해 올 수 있도록 강한 편서풍이 불어야 한다. 발원지의 동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에까지 황사가 실려 오기 위해서는 약 5.5km 고도의 편서풍 기류가 우리나라를 통과해야 한다.

셋째, 상공에 부유 중인 황사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낙하하려면 적절한 기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실려온 먼지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낙하하기 좋은 조건은 고기압이 배치된 가운데 하강 기류가 발생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황사,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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