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독일을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박 대통령을 뜨겁게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독일 교민과 유학생들이다.
교민과 유학생들은 26일 오후 독일 베를린 중앙역과 총리관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열기로 했다. 참석자의 발언과 풍물놀이 같은 퍼포먼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이후 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1964년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 이후 50년 만에 독일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박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독일 교민들이 "감시해야 할 언론은 이미 그들의 시녀"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퇴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잡는다"집회 준비팀은 독일 교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베를린 리포트> 게시판 등에 올린 글에서 26일 집회를 예고했다. 집회를 알리는 포스터에는 한복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MEDIA), 법(LAW), 국정원(NIS) 낙인이 찍힌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성명서에서 "부정과 거짓이 스스로를 반성할 수 없음이 이미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잡는 유일한 길임을 오늘 우리는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국민들을 속여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다는 것을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뻔뻔하게 자랑할 수 있는 모욕적 현실을 우리는 오늘 살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정원의 부정과 오로지 당선을 위해 뱉어낸 거짓된 말들이 이들 정권의 시작이며 근본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부당한 권력이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거짓·강압·조작은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그들은 수사기관에 대한 외압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들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끊임없이 계속되는 '종북몰이'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 조작 사건'을 통해 그것이 자신의 한계를 모른다는 것을 드러냈다, 여기에 복지공약 파기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민영화는 '안녕하지 못한 삶'을 일반시민들의 근본적 생활 구조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대한 야만적 강경대응과 밀양에서의 호소에 대한 철저한 외면 그리고 노골적인 친 기업 정책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될 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들의 진심인 것"이라면서 "거짓과 야만적 강제력에 기초하는 권력은 언제나 시민과 대치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은 시민이 정당한 권력이 아닌 부당한 폭력을 심판한 모든 역사적 사건에 정당함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4·19 혁명, 6월 항쟁,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판결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 번 정의와 부정의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박근혜의 퇴진이 지금 현 정권과 우리 시민이 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결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한인회, 색깔론 제기했다가 뭇매한편, 베를린한인회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에 종북 인사들이 참여한다"고 밝혀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인회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26일 독일 대통령궁 앞에서 박 대통령 국빈방문 환영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인회는 이어 "이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를 대대적으로 한다, 이 시위에 종북인사들이 대거 동참한다고 한다"면서 "우리의 수가 적을 경우, 빛이 바래질 우려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주위 분들에게 독려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독일 교민들은 한인회 글에 반발했다. 한 교민이 "무슨 적군도 아니고, '우리의 수'라고 하는냐"면서 "정말 창피한 수준의 어휘선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인회의 페이스북 글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