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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면직물 사라사 무늬입니다. 여러 가지 물감으로 다양한 무늬와 색을 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도에서 17 세기 만들어져 유럽이나 일본에 전해진 것입니다.
 인도 면직물 사라사 무늬입니다. 여러 가지 물감으로 다양한 무늬와 색을 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인도에서 17 세기 만들어져 유럽이나 일본에 전해진 것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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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시가현 시가라기에 있는 미호뮤지엄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3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봄철 특별전으로 일본 에도시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에도시대는 대략 1600년 무렵에서 메이지시대가 시작되기 직전 1868년까지를 말합니다.

일본 에도시대는 쇄국정책을 펴면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VOC)를 통해서 무역을 했습니다. 동인도회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텔담, 텔후트 등 여섯 곳의 상인이 연합하여 만든 민영 사업체였습니다. 이들은 1602년 3월 처음 설립되어 세계 17 지역에 지부를 설치하여 무역을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일본 나가사키 데지마입니다.

동인도회사는 처음 인도에서 향신료 가운데 후추를 가져다가 유럽에 팔았습니다. 이들은 후추 무역을 통해서 막대한 이득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중국의 도자기, 인도의 면직물 사라사를 유럽에 가져다 팔았습니다. 이들은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이들 물건을 팔았습니다.

동인도회사에서 인도의 사라사, 중국의 도자기를 가져다 유럽에 팔기 시작하자 이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뒤에 유럽 사람들은 인도의 면직물 사라사나 중국 도자기를 자신들이 만들려고 시도했습니다. 처음 어려움을 겪었으나 유럽 사람들의 과학적인 사고방식과 반복적인 실험과 그 결과를 꼼꼼하게 기록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유럽 사람들도 이러한 것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도 면직물 사라사 천으로 지은 에도시대 일본 남자 옷입니다.
 인도 면직물 사라사 천으로 지은 에도시대 일본 남자 옷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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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럽 사람들도 면직물이나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후 영국 증기 기관의 발명은 동력의 힘을 얻어 면직물을 짜는 방적기, 도자기를 찍어내는 기계 제작 등이 시작됩니다. 기계제작은 대량생산으로 이어지고, 대량 소비 시장의 개척과 식민지 쟁탈전이 세계를 휩쓸게 됩니다.

유럽 사람들이 면직물 사라사나 도자기, 유리그릇들을 만들기 시작하여 이들 제품은 일본에 전해져서 일본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줍니다. 일본 사람들 역시 유럽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독자적인 제품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많은 변화와 세월을 거쳐서 이제 세계 패션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옷 패션은 디자인이 결정합니다. 디자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색상입니다. 지금과 같이 옷감에 물을 들이는 염색은 어디에서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알타미라 동굴변화 등 구석기 사람들도 벽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색의 사용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사람들은 처음 나뭇잎이나 나무 가지를 꺾어서 자신의 몸을 가리고 추위와 비바람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면서 옷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짐승의 가죽을 사용하여 추위를 견디었습니다. 그리고 짐승의 털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위는 에도시대 유럽에서 만든 자기이고 아래는 일본에서 유럽 영향을 받아서 만든 자기입니다.
 사진 위는 에도시대 유럽에서 만든 자기이고 아래는 일본에서 유럽 영향을 받아서 만든 자기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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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1800 년 무렵 인도에서는 목화를 이용하여 베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술은  BC. 600년 무렵 중국에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고려 공민왕 12년, 1363년 문익점에 의해서 목화씨가 한반도에 전해져 경남 산청에서 처음으로 목화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옷을 만드는 옷감은 짐승의 털이나 누에 실을 이용한 동물성 섬유와 목화나 삼 등 식물성 섬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물성 실은 단백질 성분으로 만들어져서 물을 들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식물성 실은 셀루로스 성분으로 만들어져서 물이 잘 들지 않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목화에서 얻은 명주실을 이용하여 면직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면직물에 자연에서 얻은 여러 가지 매염제를 이용하여 물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색깔로 물을 들인 면직물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사회적인 위치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 시작된 면직물 사라사는 목화에서 얻은 실을 이용하여 베를 짜고, 꼭두서니나 소방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이용하여 물을 들였습니다. 그들은 식물성 섬유를 물소 젓에 담가 식물성 섬유를 동물성 섬유로 변질시켜 물을 들이는 화학적 염색 지식을 오래전부터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터득했던 것입니다.

  사진 맨 위는 유럽에서 만든 유리 제품이고 아래는 일본에서 만든 유리잔입니다.
 사진 맨 위는 유럽에서 만든 유리 제품이고 아래는 일본에서 만든 유리잔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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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시작된 면직물 사라사는 옷감에 물을 들여서 여러 가지 무늬를 만들거나 새기는 기술이 낳은 것입니다. 사라사를 만들어온 인도의 기술이 응용되어 인류는 더 많고 다양한 색깔을 물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유행의 시작은 인도입니다.

면직물은 천연 소재이기 때문에 수분을 흡수하여 착용감이 좋고 겨울에 따뜻하기 때문에 중국이나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더 널리 퍼졌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대부분 몸에 면직물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인도 사라사 면직물의 실용적, 예술적 가치를 처음 인정하던 시기가 에도 시대입니다. 이 때 인기를 누렸던 면직물 사라사 무늬를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한 청화백자와 채색 자기, 그리고 유리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호뮤지엄은 아이 엠 페이 씨가 설계한 작품으로 시가현 시가라기 고원 산속에 산을 깎아서 미술관 건물을 짓고 다시 흙으로 덮어서 지었습니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미술관은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테마로 이야기 모티프를 건물 설계를 통해서 표현했습니다. 일본의 자본, 설계가의 아이디어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미호뮤지엄을 찾아와 미술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미호뮤지엄 입구에서 표를 사서 언덕을 오르고, 터널을 지나면 골짜기 다리 건너 미술관 건물 지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호뮤지엄 입구에서 표를 사서 언덕을 오르고, 터널을 지나면 골짜기 다리 건너 미술관 건물 지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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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법> JR오사카역이나 교토역에서 비와코센 전철을 타고 이시야마역에서 내리면 역앞에 미호뮤지엄행 버스(대략 일과 시간 동안 한 시간에 한 대 정도)가 있습니다.

참고누리집> 미호뮤지엄, http://www.miho.or.jp, 2014.3.28
도록, 에도의 이국 만화경, 미호뮤지엄, 2014.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에도시대, #동인도회사, #인도 면직물 사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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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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