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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천스님이 여주교도소 조리실에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다
▲ 운천스님 운천스님이 여주교도소 조리실에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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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다니면서 '사랑 실은 스님짜장'으로 많은 봉사를 하고 다니는 운천 스님. 4년 동안 벌써 20만 그릇에 가까운 짜장면과 짜장밥을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눔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그런 운천 스님이 이번에는 여주교도소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남들이 들으면 '스님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여주교도소엔 왜 가셨데?'하고 놀랄 수도 있다.

지난 27일 여주교도소(소장 윤재흥)에서는 점심으로 전 수용자 1200명에게 짜장면을 급식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날 짜장면 급식행사에는 남원시 소재 대한불교 조계종 선원사 주지인 운천 스님과 재소자들이 직접 짜장면을 조리하고 급식하는 봉사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운천스님이 타고 다니는 차량은 짜장면을 만들 재료와 국수 뽑는 기계 등으로 빈 공간이 없다
▲ 재료 운천스님이 타고 다니는 차량은 짜장면을 만들 재료와 국수 뽑는 기계 등으로 빈 공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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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교도소를 찾을 것

그동안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면서 스님 짜장으로 봉사를 해 온 운천 스님. 이번 여주교도소가 벌써 세 번째 발걸음이다. 처음에는 대전교도소 3000명에게 스님짜장 봉사를 했고, 지난  12일에는 수원구치소 1800명에게 급식을 했다. 그리고 27일 여주교도소가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이다.

"그동안 많은 분들을 위해 짜장면 봉사를 했지만, 정작 짜장면을 전혀 먹을 수 없는 분들이 바로 수감자들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주선을 하다가 마침 그쪽에 연결이 되어서 대전교도소부터 찾아가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곳에 계신 분들이 너무 맛있게 드셔서 계속해서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재소자와 함께 면을 뽑고 있는 운천스님. 1800명 모두에게 스님짜장을 베풀었다고
▲ 국수 재소자와 함께 면을 뽑고 있는 운천스님. 1800명 모두에게 스님짜장을 베풀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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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는 특수시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다. 때문에, 수용자들과 함께 봉사를 할 수밖에 없어 그런 점이 조금 불편하긴 하단다. 하지만 워낙 스님짜장을 드시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다 같은 사람인데 베풀어야죠"

"스님이라고 해서 꼭 절에 앉아 염불하고 포교 활동만 하라는 법이 있나요? 오히려 이렇게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한 끼 식사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부처님의 참 뜻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전주와 공주 등은 이미 부탁을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열심히 봉사를 해야죠."

스님짜장을 먹고 난 사람들이 "너무 귀한 음식을 먹었다. 스님께 정말 감사를 드린다"고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마음이 뿌듯했다고 전하는 운천 스님. 1000명 이상이 먹을 재료를 준비하려면, 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것만 갖고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도와줄 분들을 찾아보겠다고.

두 대의 면을 뽑는 기계로 재소자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 면뽑는 기계 두 대의 면을 뽑는 기계로 재소자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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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같은 사람들입니다. 특별한 장소에 있는 분들이라 자주는 대접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분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죠. 정말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면서 잘했구나 하고 생각을 했어요."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에 농수산물 시장을 나가보아야 한다고 자리를 뜨시는 스님을 보면서, 그 뒷모습이 참 커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습이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운천스님, #스님짜장, #여주교도소, #봉사, #선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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