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정부 예산안 규모가 355조 8000억 원입니다. 노인관련 예산은 6조 3000억 원 정도 되는데 청년 관련 예산은 1조 3000억 원 정도입니다. 1%도 안 되죠."(조화영 새정치민주연합 광명시의원)당적은 달랐지만 주거문제 앞에서는 모두가 같은 약자였다. 야당 성향 젊은이도 여당을 지지하는 청년도 한 목소리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는 3일 청년정책 관련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청년 주거문제였다. 이날 나온 20~30대 청년 패널들은 우선 대학교와 연계해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아울러 청년 주거지원금을 늘리고 정부 안에 청년 주거전담기구를 설립하자고 주장했다.
"19세에서 29세까지 청년이면 누구나 주거지원금을 줘야"이날 토론회장은 다른 국회 토론회장에 비해 다소 독특한 풍경이었다. 패널을 포함한 대부분의 청중이 20~30대 청년들로 채워졌다. 외모만으로 보면 토론 좌장을 맡았던 장원호 서울시립대 교수 말고는 모두 청년에 해당하는 연령이었다. 이들은 청년 주거문제 자체가 청년에게만 맡겨져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로 나선 청년들은 현재 자신들의 주거현황이 매우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장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청년대변인은 "인구주택총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청년 주거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적으로 11.8%인 112만 명이 최저 주거기준 미달 주택에 살고 있다"면서 "서울시 1인 청년으로 대상을 좁히면 주거빈곤률이 36.3%까지 치솟는다"고 강조했다.
청년 관련 고용이나 부채 통계를 봤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이 나아지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장 대변인은 "최거 주거기준을 충족하는 13.2㎡(4평) 공간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본 주거유지비는 월 50만 원이 넘는다"면서 "사회초년생의 경우 단순 주거비용만 연봉의 21%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분기 기준 20대 채무자의 대출금은 9조 원이고 채무불이행자도 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엽 여의도연구원 인턴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으로 대학 기숙사 확충을 꼽았다. 청년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니 정부가 대학으로 하여금 기숙사를 건립하게끔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심 연구원은 지자체와 대학생들의 협업 모델도 소개했다. 현재 서울 중랑구의 면목고등학교는 서울시립대학교와 학습연계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 대학생 20여 명이 살면서 임차료로 10만 원 가량을 내고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심 연구원은 "노원구도 독거노인 중 신청자를 받아서 대학생들과 노인들의 '룸 쉐어링(방 나누기)' 협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18대 대통령인수위원회 청년특위 위원을 지낸 정현호씨는 원칙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19세에서 29세까지 청년이면 누구나 주거지원금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 안 가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업하는 청년들도 주거문제로 고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조화영 광명시 시의원은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으로 "청년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정부 예산 중 청년 예산은 1조 3000억 원 정도인데 청년 인턴제, 창업일자리 지원 사업이 대부분"이라는 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청년 주거 문제는 정부 고려사항에 없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정치인들은 생리상 본인에게 힘을 줄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어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중앙정부에서 청년 주거책과 관련된 보조금을 신설해서 내려줘야 지자체에서 집행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청년 관련 예산을 우선적으로 정하도록 적극적으로 정치참여를 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