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정까지 파괴하는 강제전출 중단하라!"

지난 4일 대전역 서광장에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여 철도공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의 회원들로 민주노총 대전본부, 철도노조,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종교단체 회원들이다.

철도노조는 4월 3일 "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마산신호제어사업소에서 근무하던 조상만 조합원이 강제전출 문제로 고민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또한, "철도공사는 4일, 10시 인사위원회를 통해 강제전출을 결정하려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영화 강행을 위한 노조탄압이 극에 달해 있다. 파업 투쟁을 통해서라도 기필코 강제전출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대전역 서광장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철도공사의 강제전출이 노조와해를 통해 민영화를 강행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정부와 철도공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에 앞서 고 조상만 노동자의 명복을 빌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 철도노조 박종석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 철도노조 박종석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김병준

관련사진보기


규탄 발언에 나선 이대식 상임대표(민영화저지대전공동행동, 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사람이 죽었다. 강제전출에 불안해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도 철도공사는 강제전출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를 강행한다고 한다. 이것이 사람이 할 짓인가! 철도공사와 박근혜 정부는 도대체 양심이 있는 것인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며,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노동자에 대한 일말의 배려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 강제전출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강제전출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박종석 본부장(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은 "2002년 노조활동을 이유로 강제전출된 조합원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는 그 아픔과 슬픔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강제전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났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을 것이다. 철도공사가 강제전출을 결정한다면,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기필코 막아낼 것이다. 그것이 조합원을 지키는 길이고, 민영화를 막는 길이다"고 주장하며, 향후 파업투쟁을 통해서라도 이번 강제전출을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의 묵념 기자회견에 맞서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참석자들의 묵념 기자회견에 맞서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김병준

관련사진보기


이어서 발언에 나선 김경희 공동대표(대전여성단체연합)는 "철도민영화는 결국 재벌들과 가진자들의 이익을 위해 힘없는 서민들을 희생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철도민영화를 위해 가정을 파괴하는 비연고지 강제전출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서민의 삶은 고려하지 않는 실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며 이번 강제전출과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제전보는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삶의 터전이었던 지역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강제로 이동되어야 하고, 가족과도 단절된 채 홀로 외지에서 근무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하물며 근무지를 이전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전출을 가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고인에게 심각한 불안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같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와 철도공사는 가정까지 파괴할 수 있는 강제전보 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공공성강화·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에 대한 철도공사의 징계조치를 용납할 수 없다. 지난 철도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민영화를 막아내고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한 너무나 정당한 투쟁이었다. 철도노조와 함께, 국민과 함께 모든 민영화를 막아내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며 향후 철도노조와 함께 투쟁할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항의방문 기자회견 이후 참석자들이 인사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는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를 항의방문하고 있다.
▲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항의방문 기자회견 이후 참석자들이 인사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는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를 항의방문하고 있다.
ⓒ 김병준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참석자들은 오전 10시부터 강제전출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는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를 항의 방문하였다. 이를 막으려는 철도공사측과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의사를 전달하고, 인사위원회를 통하여 강제전출을 결정하지 말 것을 전달하는 것으로 항의방문을 마무리하였다.


태그:#철도, #민영화저지, #대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노동, 통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