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만나는 교직원 10명 가운데 4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처음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해소'를 내걸고 집권한 박근혜 정부가 이른바 '알바 교사'로 불리는 수천 명의 시간선택제 교사까지 뽑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오히려 '신분불안을 보며 크는 아이들'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근무 어른은 96만2093명, 이 가운데 신분불안 직원은...10일 교육통계연보와 전국회계직연합회(전회련) 등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2013년 현재 전국 국공사립 학교(유치원 포함)에는 96만2093명의 교직원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원과 직원 등을 모두 합한 수치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직원은 35만9367명으로 37.4%에 이르렀다. 기간제 교원은 3만9401명, 학교회계직(교무보조, 과학보조 등)은 14만989명, 각종 강사직(스포츠강사, 방과후강사 등)은 16만2196명, 지자체 간접고용은 1만6781명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비정규직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회계직만 떼어보면 2008년엔 8만8689명이었는데 2013년엔 14만989명으로 5만2300명이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증가율은 59.0%였다.
2012년 4월 현재 전국 유초중고는 모두 2만137개교이며, 학생 수는 738만4788명이다.
배동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정책기획국장은 "학교회계직의 월평균 인건비는 모든 수당을 합쳐도 133만7000원"이라면서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교직원들이 학교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형편에서 공교육은 바로 설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우리 자녀가 15년 동안 유초중고를 다니면서 만나는 어른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신분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은 암울한 교육환경"이라면서 "학부모들은 이런 학교 비정규직 양산에 대해 극도로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5년간 학교회계직 증가율 59%, 그런데 또 '알바 교사'?
하지만 지난 3월 7일 교육부는 정규직 교사들도 시간을 쪼개 일하도록 길을 터주는 시간선택제 교사 관련 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정부는 '고용률 70%를 만들겠다'면서 시간선택제 교사를 앞으로 4년 동안 3600명 새로 뽑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오는 11일 동맹휴업에 들어가는 교육대학생들은 물론 진보, 보수 교원단체들도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17개 시도교육감들도 교육부에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중단할 것'을 건의하기까지 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학생들은 교직원들을 포함한 어른들을 보며 꿈을 만들고, 이런 꿈을 가슴에 품고 자라난다"면서 "학생들이 신분불안에 시달리는 교직원들과 생활하는 현실은 빨리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알바 교사'를 신설하는 시간선택제 교사야말로 이런 교육황폐화를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