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둘째 주 들면서 우리나라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구의 한낮 기온이 25℃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올해는 서울의 벚꽃이 기상관측 이래 처음으로 3월에 개화해 여의도 봄꽃축제는 원래 기간보다 일정이 열흘 정도 앞당겨지기도 했다.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평년보다 무척 따뜻한 초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개화 시기가 이처럼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됐다.
따스한 봄볕을 빨리 느낄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한여름 뙤약볕보다 우리 몸에 좋지 않다는 봄 자외선이 차고 넘쳐 탈이다.
흔히 여름철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면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등 조치를 하지만 봄철에는 무방비 상태로 야외활동을 하기 쉽다. 적당한 햇빛은 인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D의 합성과 살균작용을 하지만 지나친 자외선은 피부 노화, 시력 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받는 자외선의 양은 4월 말~6월 말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 시기가 대기 중의 자외선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7~8월은 온도는 가장 높지만 대기 중 습기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자외선의 양은 오히려 4~6월보다 적다.
하루 중에서는 오전 10시∼오후 2시경까지가 가장 강하다. 특히 해변의 모래사장, 바다, 스키장 등은 직사광선 외에도 물이나 눈에 반사되는 광선으로 인해 실제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은 훨씬 증가하게 된다.
요즘 같은 봄볕 자외선을 받으면 걸리는 질환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 '광노화' 올 수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부. 피부가 자외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라는 속담이 말해주듯 다른 때보다 봄볕에 피부가 잘 상한다. 겨울 동안 자외선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피부의 색소가 겨울철에 비해 2배 강한 봄 자외선에 갑자기 노출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이때 피부가 잘 상하게 된다.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색소가 증가한다. 따라서 각질이 일어나고 칙칙해진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기는데 이러한 피부변화를 '광노화'라고 한다.
광노화 피부의 특징은 자연적인 피부노화에 비해 정도가 심하고 일찍부터 노화현상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보통 자외선과 활성산소에 의해 발생한다. 일시적으로 피부에 홍반, 색소침착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수분이 증발돼 건조해지거나 거칠어지며 탄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주름이 깊어지고 모세혈관이 확장되기도 한다.
광노화는 자외선이 염색체와 세포막 또는 세포 내외의 물질에 흡수되면서 손상을 주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노화의 정도는 햇빛에 노출된 정도, 피부의 색깔, 일광손상에 대한 취약성과 복구능력의 차이 등으로 인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흡연으로도 차이가 나타나며 남녀 간에도 차이가 있다.
주근깨나 잡티, 기미의 경우에는 빨리 없어지지 않고 없애는 방법도 쉽지 않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SPF지수란? |
'Sun Protection Factor'의 약자로 흔히 '선블록' 혹은 '선크림'이라고 부르는 자외선 차단제에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표기돼 있다. 자외선 차단지수라고 하는 SPF는 자외선의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 자외선양이 1일 때 SPF 15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15분의 1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따라서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기능이 강한 것이다. |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정확한 방법으로 충분한 양을 바르지 않으면 그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없다. 즉 햇빛에 노출되기 최소 20~30분 전에 미리 발라 둬야 외출 시 의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야외활동 시간을 고려해 충분히 높은 SPF지수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하며 자외선 노출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중간에 자주 덧발라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비타민A,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C, E가 포함돼 있는 화장품이나 항산화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와 기미와 같은 색소 병변을 막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앞이 휘어져 보이거나 어둡게 보이면 '황반병성' 의심자외선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눈 질환 중 황반변성을 조심해야 한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의 하나다. 황반변성은 대부분의 시세포가 위치하고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부위인 황반에 이상이 생겨 물체가 왜곡돼 보이는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 가장 신경써야 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년층에게서 발생했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야외활동 중 앞이 휘어져 보이거나 보고자 하는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황반변성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한쪽 눈에만 발생해 증상을 자각하기 힘들지만 점차 급속도로 시력이 저하된다. 망막 손상 정도에 따라 주사, 레이저, 광역학 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벽한 시력회복이 어렵다.
덧붙이는 글 | 신정아(jungah63@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