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이란 게 대체 뭐죠?""말 그대로 의료 관광이지요?""아픈 사람들이 무슨 관광을 해요?""병도 치료하고 편안하게 쉬기도 하는 그런 관광을 말하는 거예요."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잽싸게 인터넷을 뒤졌다. '다른 지방이나 외국에 가서 현지 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제야 의료관광이라는 게 무엇인지 이해는 됐지만,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 물었다.
"의료관광단지 조성하려면 병원도 많이 세워야 하고, 숙박시설이나 휴양시설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엄청난 일을 과연 시장이나 국회의원도 아닌 도의원이 할 수 있나요?""물론, 저 혼자 할 수는 없어요. 설득해야죠, 도지사, 국회의원, 성남시장까지. 예전에 김문수 도지사도 관심을 가졌다고 들었어요. 실현만 된다면, 일자리도 만들고 지역경제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성남시에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통 큰 공약을 내건 이는 류재순 새정치 민주연합 도의원 후보다. 지난 4월 23일 오후 2시께, 류재순 후보를 그의 선거 사무실에서 만났다. 류재순 후보는 '의료관광단지'가 조성되면 대학생들에게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의료관광단지'조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굉장히 높잖아요,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오리라 생각되는데, 그러면 통역이나 안내를 할 인력이 필요하고, 대학과 연계만 된다면 그 일을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이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전 국민을 슬픔에 몰아넣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유 후보는 명함을 나눠 주는 등의 선거 운동을 일체 중단한 상태였다. 해서, '선거기간이라 마음이 급할 텐데 세월호 사건이 터져서' 라며 세월호에 대한 것을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저 역시 멘붕상태예요. 특히, 정부의 재난 구호 시스템에 대해서는 통탄을 금할 수가 없어요. 천암함 사건 터졌을 때도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 많이 받았는데, 그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그게 정말 속상해요. 이것저것 선진국 닮아가려고 노력 많이 하는데, 재난 구호 같은 건 왜 선진국 닮으려는 노력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류재순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창당발기인이 되면서 정치를 시작한 정치 초년생이다. 성남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약 20 년 동안 성남에서 여성운동을 했다.
"민방위 교육에, 4대 악 예방 교육 의무화"다음은 류재순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출마계기가 무엇인가?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이다'라는 말 혹시 알고 있나?(들어는 봤다고 대답했다) 1970년 캐롤 하니슈의 논문 제목에서 처음 등장하는 말인데, 페미니즘의 대표 슬로건이다. 사실, 이 문장이 뇌리에 남아 19년간 여성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다.
이렇듯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이 사실 정치적인 것인데, 정치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시민운동 하면서 그런 일을 많이 겪었다. 하다못해 자료를 하나 구하고 싶어도 일반인들은 어렵다. 실례를 들자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안전교육 중요하니, 그거 하자고 정치인들 쫓아다닌 적이 있다. 하지만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래서 내가 직접 해 보자고 마음먹었고, 이렇게 출마를 하게 됐다."
- 듣고 보니 그동안 해온 일을 정치권에서 하겠다는 말 같은데,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경기도를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이거 하고 싶은데 정치인들이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더니, '그럼 네가 한번 정치인 돼서 해보라'고 주변 사람들이 많이 권유했다. 사실, 그런 권유가 출마를 결심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
우선, 여성과 아동안전에 관한 조례를 좀 더 꼼꼼하게 개정할 생각이다. 그 다음이 교육인데, 여성과 아동에 관한 안전 교육은 사실 남성들이 받아야 한다. 해서, 민방위 교육 프로그램에 여성과 아동 폭력 근절을 위한 4대 악(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근절)교육을 의무화 할 생각이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회 안전망 교육을 활성화 시키고, 성폭력 상담소 등과 연계해서 여성 아동 안전에 대해 강의를 할 수 있는 강사를 대대적으로 양성, 이들을 각 기관이나 사업장에 보내, 교육을 하게 할 계획이다."
- 폭력문제 이외에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경력단절문제라고 본다. 재취업을 하는 여성들이 예전에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경력을 살려서 일 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 하고, 재취업을 도와 줄 기관도 필요하다. 그래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준비 센터를 만들어 교육과 취업 알선 등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또한, 여성을 채용해 주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방안도 모색해 볼 계획이다."
- 그 밖의 핵심공약은 무엇인가? 세 가지만 말해 달라. "첫째, 초·중·고에 재난 대비 교육 지원조례를 만들어 재난 교육을 의무화 시키겠다.
둘째, 지역멘토링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교육비를 절감시키고, 대학생과 고학력 주부들에게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만들어 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 멘토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조례'를 만들 계획이다.
셋째, 단독이나 연립주택 밀집지역에 아파트 관리 사무소 같은 '관리소'를 만들 계획이다. 관리소는 통별로 운영할 계획이고, 택배 수취나 쓰레기 무단 투기 감시, 방범, 독거노인 생활 지원 등의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 주민 500명이 앞에 있다 생각하고, 연설 해 줄 수 있나?"나는 여성과 아동 전문가다. 특히, 오랜 기간 여성 폭력 상담을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여성, 아동 정책을 잘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방송 들으며 대학 공부를 했다(류재순 후보는 방송통신 대학을 졸업했다). 그래서 힘들게 공부하는 분들 심정을 잘 안다.
만약 도의원이 된다면 이런 분들을 위해 일하겠다. 가정 폭력이나 아동폭력으로 고초를 겪는 분들,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할 여건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일하겠다.
이 동네에서 45년을 살았다. 이 동에 누구보다 잘 안다. 여러 분들이 무엇이 불편한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안다. 우리 동네 사람이, 우리 동제 일 해야 되지 않겠나. 열심히 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